[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12월의 첫 주 일요일, 홍대 인근의 펍에서 기자들과 음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9와 숫자들의 두 번째 앨범 발매를 알리는 음악 감상회가 있었다. 준비한 음식과 그들의 음악이 흘러나왔고, 멤버들은 사람들 사이를 자유로이 옮겨 다니며 인터뷰어들이 던지는 질문에 진지하게, 때로는 농담을 섞어가며 답했다. 아이스 브레이킹 후, 리더인 9님이 전날 잠을 줄여가며 만들었다던 피티 '9와 숫자들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발표가 이어졌다. 간단한 밴드와 멤버들의 소개, 그리고 이번 앨범 '보물섬'의 수록곡을 한 곡씩 들어가며 곡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9는 사람의 인생으로 봤을 때 어렸을 때부터 최근까지를 역순으로 트랙에 담았다며 마지막 12번 북극성을 시작으로 1번 보물선까지의 사연(?)을 소개했고, 아래는 9가 피티를 하면서 준비한 밴드 스스로 만든 질문에 대한 답과 곡에 대한 설명, 그리고 필자가 인터뷰한 내용이다.

   
 

'구와 숫자들'(이하 구숫)은 복고밴드냐?

ㄴ 대중음악 = 복고라고 생각한다. 음악을 할 때 어느 지점에서든 그런 점은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구숫은 돈을 못 번다?

ㄴ 철저한 계획경영을 통한 흑자 밴드(여기서 일동 폭소)이다. 음악을 하면 가난하다는 편견이 있지만 우리는 먹고살고 있고 밴드의 수익을 밴드의 경조사와 미래를 위해 10%씩 저축한다. 그 돈으로 이번 앨범 작업할 때 장비를 마련하기도 했고. (웃음)

구숫은 라이브를 못한다?

ㄴ 아마추어로 시작한 것은 맞지만 계속 노력 중이다. 지켜봐 달라.

앨범 타이틀로 '보물섬'을 정한 이유

ㄴ 밴드 이름에 걸맞게 2집의 이름은 '근의 공식'으로 하려고 했다. (여기서 9는 피티 화면에 직접 근의 공식을 띄워 보였다.) 하지만 주변의 여론이 좋지 않아 다른 이름으로 계속 돌고 돌았는데 최종적으로 우리 곡의 제목이자 우리 앨범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은 '보물섬'으로 정하게 되었다.

▶ 트랙 소개

* 북극성 – 유치원 때 짝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느 날 문득 생각이 났는데 그 어린 나이에도 그런 감정이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느낌을 노래로 만들었다.

* 겨울 독수리 – 원래는 '서울서울서울'이라는 컴필레이션 앨범에 수록되었던 노래인데 이번 정규 앨범에 실으면서 기타 솔로 부분의 사운드를 좀 더 우리 방식으로 다듬었다. 지금이 더 맘에 든다.

*한강의 기적 – 본격적으로 어른으로 접어드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의 느낌을 표현한 곡이다.

*톱니바퀴 – 밴드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지금 앨범에 수록된 곡들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른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1집 때와는 달리 우리의 범위를 한정 짓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빼지 않고 넣었다. 우리가 앞으로 음악을 계속 한다면 이런 분위기의 음악도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초코바 – 1집 준비를 하면서 직장생활을 할 때, 음악을 한다는 것이 너무 힘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생각이 난 멜로디로 만든 곡이다.

*커튼콜 – 신디사이저 솔로 부분이 원래는 기타 솔로였다. 하지만 경천이형(키보디스트 고경천)이 솔로 작업한 것을 듣고 이 느낌이 더 좋다고 생각해서 교체했다. 하지만 나는 0의 기타솔로도 좋았다. (급마무리)

*깍쟁이 – 멤버 소개할 때 말했다시피 나(9)는 스미스의 팬이다. 이 곡은 스미스에 대한 나름의 헌정곡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다.

*높은 마음 – 사랑 노래라고 생각하시지만 본래 뜻은 시니컬한 노래다. (웃음)

*숨바꼭질 – 가사를 노총각의 소심한(?)반항이라고 생각하고 보신다면 처음과는 다른 재미를 찾으실 수 있을 것 같다.

*보물섬 – 개인적으로 작사하면서 마음에 들었던,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노래다.

앨범 발매와 관련된 에피소드들,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에 대한 설명을 끝으로 다음 앨범의 주제는 '수렴과 발산'이 되지 않을까 라는 힌트를 살짝 날리며 '9의 노련한(?) 피티'는 마무리 되었다. 다시 멤버들과의 자유로운 대화 시간이 이어지며, 추가적인 질문 몇 개를 던져보았다.

   
▲ ⓒ 9와 숫자들 페이스북

앨범 작업은 언제부터 진행되었나?

ㄴ 7월 말 정도인 것 같다. 올해 초에 2집 발매 기념공연을 마포아트센터에 날짜를 확정하고 진행 해둔 상태였다. 그런 만큼 미루고 싶어도 미룰 수 없는 상황에서 날짜에 맞추느라 정말 힘들게 작업을 끝냈다. 앞으로는 이렇게 시간에 쫓기며 하고 싶지 않다. (웃음)

구숫은 숫자를 좋아하나? 언제나 숫자와 관련된 주제를 잡는 것 같다.

ㄴ 밴드 이름과 관련된 컨셉이다. 소재가 많아서 좋다.

수렴과 발산 다음엔 극한인가?

ㄴ 참고하겠다. 재미있는 발상이다.

목표와 계획에서 문화적 백그라운드를 언급했는데 이것은 멤버마다의 선호하는 밴드, 음악과 관련이 있는 것인지?

ㄴ 아니다. 인문학적 배경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는 것 같다. 음악 장르라는 것은 음악을 어떻게 포장하느냐 나름인 것 같다.

보물섬의 가사를 보면서 더 클래식의 마법의 성이 생각났다. 본인의 생각은 어떤가?

ㄴ 그런가? 전혀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생각해보니 통하는 면이 있는 것도 같다. 하지만 마법의 성이 디즈니 같은 꿈과 환상이라면 보물섬은 그 성인버전인 로빈슨 크루소쯤 되는 것 같다. (웃음)

멤버들과 허물없이 대화를 주고받으며 이들이 왜 사람들에게 매력 있는 음악으로, 밴드로 다가오는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음감회를 갑작스레 준비하게 되었지만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빼놓지 않고 하는 멤버들과, 옆에서 든든하게 지원해주는 소속사 관계자들과 함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들의 이벤트는 마무리되었다. 참고로 12월 27일에서 28일 양일간 홍대의 카페 벨로주에서 구와 숫자들의 연말 앵콜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이렇듯 진지하면서도 서글서글한 네 명의 청년들의 라이브. 탐나지 않는가?.

@문화뉴스 아띠에터 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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