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人] 웹툰 '매분구', 이름 없는 삶을 발견해내는 이야기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 문화뉴스 김미례
  • 승인 2016.12.09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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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분구' ⓒ봄툰

[문화뉴스] '매분구'는 숙종실록에 언급된 화장품 행상인의 명칭이다.

화장품에 납이 섞여서 부작용을 일으켰다는 고대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고대 세계에조차도 화장품은 존재했다. 하지만 조선 시대의 화장품 행상인의 모습이란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운 것처럼 느껴진다.

조선은 화려함으로부터 철저하게 거리를 두었던 국가였다. 화장품 상인이 없었을 리는 없지만, 조선을 배경으로 했을 때 바로 떠올려낼 수 있는 존재는 아닐 것이다. 그런 식으로, 조선 시대의 화장품 상인은 옛 시대를 상상하는 과정 안에서 처음부터 배제되어 있다.

들은 땅처럼 당연하게 존재하지만, 굳이 조명되지는 않는다. 두 발로 서 있으려거든 디디고 서 있을 땅이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존재 역시 상기하고 있을 필요조차 없이 당연할 뿐, 중요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봄툰'에서 연재 중인 웹툰 '매분구'는 그들, 다뤄지지 않았던 이들의 이야기를 끈질기게 소개하는 작품이다. 작품의 제목으로 걸린 '매분구'라는 직업뿐만 아니라 기생 등, 정갈한 역사서 위로는 미처 기록되지 못했던 이들을 하나둘씩 발견해낸다.

독자들은 '매분구'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동안 상상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을 끊임없이 마주한다. 그들 모두는 언젠가, 살아 있었던 사람들이다. 거대한 역사적 사건 속 인물처럼 후대의 흥미를 끌 만한 삶은 아니었어도, 그들은 분명히 지나간 시대 속에서 살아 있었다.

그러므로 웹툰 '매분구'의 이야기는 사소한 것으로만 분류되었던 익명의 삶들을 기억하기 위한 시간일지도 모른다. 상상하지 않았던 삶들은 '매분구' 안에서, 현재의 우리가 그러하듯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한 개인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는 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감안했을 때 짐작하지 못했던 형태들로 나타나기도 한다.

웹툰 '매분구'의 주인공 소화는 화장품 행상인으로, 혼기가 지났음에도 시집을 가지 않고 장사를 다닌다. 소화는 집안일을 하는 대신 바깥을 돌아다니며 문간 안쪽에만 머물러야 하는 다른 여성들이 겪는 애환을 함께 나눈다. 소화의 행보는 파격적이다.

이러한 파격, 다뤄지지 않았던 삶을 조명하는 방식 모두는 '매분구'를 눈여겨볼 수밖에 없게 하는 이유가 된다. 이러한 '매분구'의 이야기, 이름 없는 삶을 발견해내는 이야기는 어떻게 탄생될 수 있었을까.

웹툰 '매분구'의 요신(글), 도약(그림) 두 작가에게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글작가(이하 글) : 자칭·타칭 '사극 전문 글 작가' 요신(필명)이다. 별다를 것 없이 매일매일 글을 쓰고, 글 쓰는 걸 업으로 삼는 전형적인 글쟁이다.

그림작가(이하 그림) : 이제 막 시작한 초보 만화가이다. 필명은 도약. 뉴질랜드에 살고 있다.

'매분구' 팀이 결성된 과정이 궁금한데.

: 나는 원래 드라마 작가를 공부하던 사람이다. 영상 구성작가로 일을 해오다가 극화에 대한 열망을 감출수가 없어서 작가교육원에서 드라마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탄생한 작품이 바로 이 '매분구'였다.

'매분구'는 원래 드라마 공모전으로 준비하던 대본이었다. 나름 대하사극이었고. 한 공모전에 응모했던 '매분구'를, 지금의 키다리이엔티에서 먼저 알아봐주시고 웹툰으로 제작하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아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이후 도약이라는 좋은 그림작가님까지 연결해 주셔서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던 것인데, 아마 이걸 시작으로 스토리 작가로서 굳어지게 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이미 그때 내가 주로 구상하고 좋아하는 작품들이 드라마로는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오던 도중이었다. 나는 일명 사극빠(?)였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사극은 편성받기가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들었을 뿐더러, 장르를 바꾸라는 조언도 들었다. 사극 특성상 PPL도 힘들고 제작비도 감당하기 힘들어 점점 사극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이다. 그만큼 신인 드라마 작가가 견디기엔 척박한 분야라는 말도 들었다.

그런데 이 '매분구'를 작업하면서, 웹툰이란 장르는 제작비도, PPL도, 투자자도 필요 없이 오직 내 글과 그림 작가님의 좋은 그림만 있으면 된다는 것과 내가 구상한 모든 장면들이 오직 그림이라는 매체 하나로 눈치 볼 것 없이 다 구현될 수 있다는 장점을 발견했다. 그 이후 스토리 작가를 직업으로 삼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그 덕분에 지금은 제작비 눈치 안보고 내가 그려내고 싶은 것들을 다 풀어내도 된다는 것에 무한한 만족을 느끼고 글을 쓰고 있다.

그림 : 원래 만화나 일러스트는 취미로만 그렸었고 데뷔 전까지 현대미술 석사과정을 밟고 있었다. 그러다 그림을 올리는 SNS를 통해 웹툰 제의를 여러 번 받게 되었고 아무래도 주간연재가 힘들 거라는 생각 때문에 거절을 해오다가 우연찮게 '매분구'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이 작품은 그리지 않으면 참 아쉽겠다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다.

   
▲ '매분구' ⓒ봄툰

데뷔 후 주변의 반응은.

: 어릴 때부터 '만화덕후'였기 때문에, 다들 "너라면 왠지 그럴 것 같았어." 혹은 "역시나 넌 이쪽(?)이었어."하고 다들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사극이란 장르 특성 때문에도 다들 오히려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 연재가 시작될 때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터라 모두들 얼떨떨해하긴 했지만. 그리고 가족들은 내가 이렇게까지 클(?) 줄은 몰랐다고까지 했다.

그림 : 신기해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 '매분구' ⓒ봄툰

'매분구'는 말하자면, 현대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겠다. 조선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는 만큼, 그 시기의 직업으로서는 낯선 면이 있다. 이를 소재로 선택하게 된 계기는.

: 나는 실록을 자주 읽는다. 일종의 취미인데 그날도 실록을 보다가, 그 중 한 구절에 꽂혔던 것으로 기억한다. "숙종 시절, 분구를 방물 다니는 처녀 과부 '매분구'가 있었다." 이 정도의 글귀였는데 어쩐지 나는 처녀 과부란 말 속에 숨어있는 그녀만의 사연과 분구를 방물판매 했다는 그 구절에서 눈을 뗄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결국은, '화장품 판매를 하려면 분명 발라보고 발라주고 하면서 그 제품의 색이나 성능을 보여줬어야 했을 텐데, 그럼 그 분야에 유독 뛰어나지 않았을까? 그러면 그건 지금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까지 미치고야 말았다. 이렇게 선택하게 된 소재였다, '매분구'는.

게다가, 사극을 작업할 때 나 나름대로의 철칙이 하나 있다. 그건 일명 허를 찌르는 전제 조건에서부터 구상을 하는 것인데, "조선시대라면 당연히 이럴 것이다, 당연히 이랬을 것이다" 하는 점들보다는 "만약 조선시대에 이게 있었다면, 이런 상황이 조선시대에 펼쳐진다면…"이라는 전제를 깔고 이야기를 구상한다. 분명 시대가 다르니 사라지거나 생겨난 직업, 혹은 생활양식들은 많겠지만, 그게 어디든 언제든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에 와서는 부르는 명칭만 달랐을 뿐 그때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마음에서부터 시작했다. 때문에, 그런 생각으로 탄생시킨 소재라고 볼 수 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당대의 화장품에 대한 자료를 찾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 조선시대의 특수한 직업이기 때문에 자료조사가 쉽지는 않았다. 화장품이나 화장 기법에 대한 관련 서적부터 관련 TV 영상(특히 '조선시대의 화장'이라는 다큐가 있었다), 그리고 규방 여인들의 몸단장이나 몸가짐을 가르치는 '규합총서' 등등의 문헌들도 찾아봤다. 심지어 중국의 미인들의 고서까지 안 찾아본 책이 없을 정도다. 사실 중국의 고서는 검색하기 어려웠고, '고대미인'을 키워드로 검색해서, 그녀들의 화장법까지 죄다 참고했었다.

워낙 전문적이고 방대한 분야인데 하나로 딱 정리해 놓은 것이 없어 자료만 오랜 시간 동안 모으고 발췌한 후 필요한 부분들을 재구성한다. 거기에 현대의 화장술의 응용한 부분들도 있다. 명암을 주는 화장이라거나 입술을 바르는 법 같은 건 현재의 컨투어링 기법이나 쉐이딩 기법등의 화장테크닉을 조선시대 식으로 재해석 한 부분이다. '겟잇뷰티'라든지, 그런 뷰티스틸을 알려주는 모든 뷰티 방송들도 모두 섭렵했다.

컨투어링 자체가 그림을 그릴 때 명암이나 원근감을 줄 때 사용한 기법들을 참고한 기술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아마 자연스럽게 서화랑 연결을 시킬 수 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림 : 보통은 인터넷에 의존을 많이 했다. 복식이나 머리모양 같은 경우 문화유산채널 같은 홈페이지에 자세히 나와 있어서 참고를 많이 했고 국립민속박물관이나 문화재청같은 곳도 추천한다. 조선시대 화장품 관련 자료같은 경우는 인터넷에서도 자세히 나와 있는 곳이 별로 없는데 회사 측에서 관련 도록을 보내줘서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 '매분구' ⓒ봄툰

시대적 배경이 가지는 특성상, 시대물을 그리게 됐을 때 감회가 어땠는지.

그림작가 : 아무래도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 보니 배경이 조선시대라는 점이 힘들었다. 직접 배경자료 등을 찍을 수 있었으면 아무래도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평소 사극을 좋아해서 많이 봐둔 게 도움이 됐다.

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하에서 표현에 특별히 공들인 부분이 있다면.

그림작가 : 17세기의 조선 의상에 중점을 뒀다. 저고리가 긴 스타일로 펑퍼짐한 핏에서 몸에 달라붙는 핏으로 가는 것의 중간 정도? 기녀들 같은 경우 일부러 18세기 후반 정도에서나 보이는 짧은 저고리를 입히기도 했다. 소화는 주인공이다 보니 밋밋한 머리스타일보다는 조금 더 만화적으로 표현했고 댕기를 리본으로 그리기도 하고 치마를 살짝 줄여주기도 했다.

그리시면서 즐겁거나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그림작가 :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조선시대 배경을 표현하는 부분이 어렵다. 항상 자료가 아쉽다. 그래도 기문을 통해 도포를 마음껏 그릴 수 있는 점은 좋다.

   
▲ '매분구' ⓒ봄툰
   
▲ '매분구' ⓒ봄툰

주인공 소화는 '매분구'로서 활약하는 인물이다. 예를 들어, 사극에서도 점차로 궁중의 인물보다는 주변부의 인물로 초점이 옮겨지는 경향이 있기는 했지만, 소화의 직업은 보다 일반 백성에 가깝게 느껴진다. 소화가 보이는 활약 또한 백성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행해지는 것들이다. 이러한 소화의 활약상을 그려냄으로써 의도했던 인물상이나 이야기가 있다면.

글작가 : 나는 일명 '흙수저'들이 성공하고 성장하는 이야기가 좋다. 사실 우리 모두는 서민 아닌가. 그러한 부분들에 있어 독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고 싶다. 물론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기야 하지만, 그래도 신분의 제약이 심하고, 시대의 상황이 더 억압적이던 그때에도 이렇게 해서 성공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마음으로나마 힘을 실어줄 공감해 주길 바랐다. 그래서 주로 내 작품의 주인공은 평민이거나 소외된 계층이다.

거기다 작가인 내가 여성이라서 그런지, 그 경직된 조선시대에서 여성의 몸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런 경우가 그 시대의 현실에선 드물었으니까. 그래서 비슷한 포맷을 가지고 있는 드라마 '대장금'을 많이 참고했다.

   
▲ '매분구' ⓒ봄툰

주인공 소화는 역적으로 몰려 멸문한 가문 출신이다. 남자 주인공 기문 또한 천민 소생의 서자 출신. 이들의 출신 설정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

글작가 : 앞서 언급했듯이 서민들의 애환이나 갈등, 그리고 행복을 그리는 게 좋다. 사극이라고 하면 왕과 왕비, 후궁과 권신 중심의 권력쟁탈과 암투만을 보여주며 궁중생활을 기본으로 엮는 기존 궁중사극(宮中史劇)이 주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부분에서 벗어나 미천한 신분의 기생들과 그 기생들의 화장품을 취급하는 소화를 중심으로 하층민(下層民)들인 호위무사, 조방꾼, 행수 및 기녀(妓女)들의 갖가지 애환과 갈등의 백성이면사(百姓裏面史)를 함께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이 사는 삶이 진짜기 때문이다. 우리네 일상과 가장 비슷하지 않은가!

그래서 소화와 기문, 그리고 신 말고도 등장하는 모든 이들이 각기 다 사연이 있으며 아픔이 있는 이들이다. 그럼에도 그것들을 극복하고자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진짜 주인공인 진짜 그들의 인생을 보여주고 싶었다.

   
▲ '매분구' ⓒ봄툰

'매분구'는 후반으로 갈수록 거대한 역사 속 개인에 대한 이야기로 전환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매분구'로서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전반부와 앞으로의 전개 간의 차이점이라면.

: 사실 모두가 그렇지 않나? 내 인생은 나에게는 온 우주고 세계인데……. 크게 보면 난 가족이나 회사의 한 구성원이고 나라의 일원이고 나아가 수많은 인구 중 하나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뭔가 허무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그런 그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거대한 사회를 이루고 지탱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하나하나가 없으면 사회도 없고 반대로 사회가 없으면 그 개인도 없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소화 개인의 이야기로 시작됐고 매분구라는 소화 개인의 직업에서 비롯된 세계에서 출발한 이야기였지만, 나아가 그녀가 그 조선시대의 그 시절을 지탱하는 한 축이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개인적인 이야기에 치중했다면 점점 뒤로 갈수록 역사와 맞물리도록 설정해 놓은 것이다. 거기다가 실제 역사에서 숙종 시절에 매분구가 존재했다. 매분구라는 직업이 실록에 기록되어 있는 유일한 시기다. 심지어 그 숙종 시절에만 잠시 존재했다가 사라진, '보염서'라는 화장품전담부서가 있었다. 이를 감안하면 매분구라는 직업을 가진 주인공의 사연이 일개 개인사에서 그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무엇보다도, 숙종이라는 시절을 떠올린다면 누구나 반사적으로 생각하는 장희빈과 인현왕후간의 서사는 빠질 리 없다고 생각했다. 단지 숙종의 총애가 여인 인현왕후에게서 여인 장희빈에게로 옮겨갔다고 치기엔 너무 큰 역사적 틀이 움직였다. 이 사건의 실체를 동인(남인)과 서인 간의 싸움이었다고 보는 견해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거대한 역사의 줄기를 따라가는 일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애초에 장희빈과 장희재를 대립자로 설정해놨기 때문에, 후반으로 갈수록 큰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실제 역사에서도 장희빈의 말로가 가까워질수록 그 갈등과 극성은 점점 더 강해지지 않은가! 사실 실제의 이야기가 픽션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드라마틱한 것이 함정이다.

그림 : 극이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서 스케일이 커지고 사건사고가 일어남에 따라 분위기가 좀 어두워졌는데 그래도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주인공이 고생을 많이 했으니 나중엔 밝은 모습도 많이 그리고 싶다.

'매분구'는 리플 시스템을 취하고 있다. 독자들의 반응 중, 인상 깊었던 기억이라면.

: 매회마다 정성스럽게, 길게 답을 해주시는 한 독자분이 계신다. 그분 또한 메이크업을 전공했다고 하셨는데, 사극에 대해 재미없을 거라는 편견이 있었다고 하셨다. 그런데 '매분구'를 보면서 그렇지 않아서 좋다는 말씀을 들려주셨었다. 그게 내 소소한 목표였기 때문에, 그분이 기억에 남는다.

그림 : 초반에 아픈 기색의 매월이가 화장해서 바뀌는 모습을 기대하는 리플들이 기억에 남는다.

   
▲ '매분구' ⓒ봄툰

'매분구'에서 상세하게 다뤄지지 않았거나, 생략된 이야기가 있다면.

: 사실 기방호위 신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아쉽다. 애초에 그와 기문과 소화를 삼각관계의 놓으면서 그의 개인사라든가 비하인드 스토리를 좀 풀어주고자 했는데……. 빠른 전개를 위주로 쓰다 보니 그런 부분들이 자연스럽게 누락될 수밖에 없지 않았겠나. 게다가 로맨스의 주인공이 기문과 소화가 될수록 점점 신의 비중이 줄어드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참 슬프다.

그림 : '매분구'는 콘티를 여러 번 만지는 편이어서 글 작가님의 의도와 다르게 수정되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웹툰 특성상 전개가 빠르다 보니 소소한 감정선 같은 게 생략되는 경우도 많다.

   
▲ '매분구' ⓒ봄툰

'매분구'의 이야기를 진행해나가면서 좋았던 부분은.

: 기방의 이야기나 기생들의 이야기(사연)가 자세히 나온 적이 없던 것 같아 단지 그 부분이, 이 이야기의 배경일지라도 만족한다. 특히나 그림작가님이 워낙 그녀들의 의복이나 화장, 장식들을 또 정성껏 그려주셔서 볼 때마다 아주 대만족이랄까. 그렇게 내가 쓴 그녀들의 묘사가 화려한 색감의 그림으로 탄생할 때 대단한 희열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림 : 조선시대에서 여자의 몸으로 혼기가 지났음에 개의치 않고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해내는 당찬 소화의 캐릭터가 마음에 든다. 개인적인 취향으론 좀 더 터프해도 될 것 같다.

   
▲ '매분구' ⓒ봄툰

반대로, 아쉬웠던 점이라면.

: 장희빈이라는 인물 또한 악인이라기보다 그저 한 남자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었던 여인으로 보일 수 있기를 바랐는데, 그 점이 좀 아쉽다. '매분구'가 생각 이상으로 사랑받고 특이하다고 평 받은 소재인 만큼, 완결부분이나 후반부가 루즈해지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

그림 : 작화에선 아무래도 디테일한 묘사 부분인 것 같다. 마감 일정이 빡빡하다 보니 나중에 이전에 그렸던 화를 다시 보면 고치고 싶은 부분이 많다. 그래서 몰래 수정해서 편집부에 다시 전달하기도 한다. 그리고 초반에 비해 소화가 화장하는 장면이 많이 줄었는데 그게 좀 아쉽다.

'매분구'는 드라마화 등, 2차 컨텐츠로도 제작이 가능할 것 같은데. 혹 2차 컨텐츠화가 되기를 바라는 매체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

: 워낙 많은 인물들의 사연들을 담고 있는데다 소화라는 인물이 매분구라는 직업을 가지고 활약하는 전반부와,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후반부까지 광범위하게 전개되는 것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긴 이야기를 많은 회차로 보여줄 수 있는 드라마라는 장르가 적합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림 : 가능하다면 역시 영상화가 아닐까

'매분구'가 지향하고 있는 방향은.

: 결과적으로는 이 이야기의 컨셉이라 로그라인(*시나리오를 소개하며 먼저 들려주는 한 문장)이 될 텐데, 소화라는 소외된 계층이 일과 사랑에서 성공하는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길 원한다.

그림 : 시대상을 극복한 한 소녀의 파란만장 성공 스토리? 조선시대의 화장 모습이지만 독자들도 거기서 지식을 얻고 재미있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후 특히 주목할 만한 전개가 있다면.

: 아무래도 소화의 궁극적인 성공 아니겠나. 결국 성공한 그녀가 궁으로 들어가, 보염서라는 기관의 수장으로 파급 승진하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 결국은 그걸 목표로 달려온 이야기다. (이미 사랑은 이뤘다.)

그림 : 소화가 가진 능력을 크게 발휘하게 될 날이 올 것이다.

   
▲ '매분구' ⓒ봄툰

남은 연재에서의 목표라면.

: 앞서 언급했듯이 완결을 아주 잘, 매끄럽고 감동적이게 만드는 것! 그것이 가장 큰 목표다.

그림 : 마감 사수다.

차기작에 대해서 물을 수 있을지.

: 이미 차기작으로 몇 작품을 연재 준비 중인데, 대부분이 사극이다. '매분구'처럼 신선한 설정, 혹은 보기 드문 직업이 주가 되는 이야기들이다. 아마 한동안은 그것들만으로도 벅차지 않을까 싶다.

그림 : 다음 작품은 스토리랑 작화 혼자 힘으로 해보고 싶다. 생각해둔 조각 스토리는 많은데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 판타지나 현대 장르도 재밌을 것 같다.

팬들에게 한 말씀.

: 많은 사랑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좋은 완결도, 그리고 다 재밌는 다른 이야기로도 찾아뵙겠습니다.

그림 : 즐겁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연재기간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화이팅!

문화뉴스 김미례 기자 prune05@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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