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영화도 다시보자 '명화참고서'…'이유없는 반항'

   
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석재현 syrano63@mhns.co.kr 영화를 잘 알지 못하는 남자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영화를 보면서 배워갑니다.
[문화뉴스] 얼마 전에 개봉한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를 보았는데, 중간 중간에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장면들이 등장해 마치 영화 속의 영화를 본 듯한 감명을 받았다.
 
'라라랜드'의 감독인 데미안 차젤레가 뮤지컬 영화를 만들기 위해 고전 영화들인 '사랑은 비를 타고', '셰르부르의 우산', 그리고 '로슈포르의 연인'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나는 이 영화가 눈에 띄었다. 주인공인 미아와 세바스찬이 미아의 10대 막장 드라마 오디션을 위해 연구 목적(?)으로 같이 보러 갔던 '이유없는 반항'이었다. 이번에 소개할 명화이기도 하다.
 
1955년에 개봉한 '이유없는 반항'은 오늘날까지 미국에서 청춘의 상징으로 불리는 '영원한 반항아' 제임스 딘의 유작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이유없는 반항'은 1950년대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배경으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청소년들의 주체의식을 찾아가는 과정을 드린 영화인데,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청소년들의 행동들만 본다면 세바스찬이 미아에게 했던 말처럼 '10대들이 그리는 막장 드라마'라는 표현도 결코 틀린 말은 아니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코 '이유없는 반항'이 아니었다.
 
   
 
 
영화의 시작과 함께 3명의 미성년자 짐, 주디, 그리고 플라토가 각각 자신들 나름의 사유로 거리를 배회하다 경찰서에 붙들려와 조사를 받았다. 나중에 그들의 부모들이 찾아왔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자녀가 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려기 보단, 하나같이 자녀들이 잘못한 행동의 결과에만 신경 쓰고 있었다.
 
그 이후, 새 학교로 등교한 짐은 교내에서 악동으로 불리는 버즈 일당과 엮여 치키 런(Chickie Run) 승부를 하자는 버즈의 제안에 응했고, 짐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고민을 털어놓기 위해 아버지를 찾아간 짐, 하지만 아버지는 짐과 진정한 대화는커녕 오히려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 짐은 실망했다.
 
결국 치키 런 승부로 불의의 사고가 발생해 죄책감을 느껴 경찰서로 자수하려는 짐, 여기서도 그의 부모는 짐과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하지 않고 어른으로서 해결책만 내놓으려 했다. 짐은 또다시 실망하면서 집으로 뛰쳐나갔다. 짐 뿐만 아니라 주디, 플라토 모두 짐처럼 부모와의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자신들을 그저 애 취급하고 귀찮아하는 시선이 원망스러워 일탈을 시도한 것이다. 그들 모두 자신들이 가정으로부터 소외되었다고 생각했다.
 
   
 

재밌는 사실은, 이 영화를 관람한 후 부모와 자녀들의 반응이 상극을 보인다는 점이다. 먼저 10대들은 격한 공감과 호응을 보내는 반면, 부모들은 이 '이유없는 반항'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끝내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영화 겉면에서 드러나는 폭력과 일탈을 아름답게 포장한 것이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까봐 노심초사한다(실제로 영화가 개봉될 당시, 부모들이 '이유없는 반항'이 모든 부모들을 향한 무조건적인 기소라고 들고 일어나기도 했었다).  

 

왜 10대들이 열광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면, 당장 자신의 집에 있는 10대 자녀들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다. 만약 그들이 이유모를 반항의 연속이라면, 이미 소통의 창구가 단절되었고 그들이 고민이 무엇인지 모를 확률이 농후하다. 아마 대부분 부모들과 10대간의 소통의 다리는 끊어졌을 지도 모른다. 청소년들은 고민을 당장 해결해달라는 것이 아닌, 그들의 고민이 10년 후에 우스갯소리가 될 지라도 진지하게 들어주고 대화하는 것을 원한다. 두 손을 맞잡고 진지하게 경청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보아라. 그들의 '이유있는 반항'은 점차 사그라질 것이다. 
 
   
 
 
이유없는 반항(Rebel Without A Cause), 1955, 전체 관람가, 드라마, 
1시간 51분, 평점 : 3.6 / 5.0(왓챠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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