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당대 최고의 러시아 화가, 카를 브률로프
'이탈리아의 아침', '이탈리아의 정오', '폼페이 최후의 날'
낭만주의와 고전주의의 결합

카를 브률로프, 자화상 (1848)

[문화뉴스 MHN 홍현주 기자] 러시아의 천재 작가 푸슈킨과 같은 해에 태어난 또 한명의 천재가 '카를 브률로프'(1799-1852)이다. 살아있을 때에도 당대 최고의 화가로 일컬어졌으며 죽은 이후에도 최고의 칭송받는 카를 브률로프에 대해 알아보자.

카를 브률로프의 생애

그는 러시아 미술 아카데미 강사였던 아버지 아래에서 어린시절부터 영재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조기의 영재교육과 미술의 재능이 결합되어서일까, 그는 이후 10세에 미술 아카데미 장학생으로 입학하고 최우수로 졸업하며 이탈리아로 국비유학을 가는 등 탄탄대로를 걷는다. 그는 동급생들에게 소정의 돈을 받고 그림을 수정해주는 등 이미 학생시절 프로의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다만, 미술 아카데미가 그를 놓아주지 않고 3년 정도 아카데미에 더 있으라고 하자 브률로프는 아카데미 유학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겠다라는 선언을 하고 이후 황립 예술 진흥회의 지원을 받아서 이탈리아로 유학을 간다.

이후 브률로프는 이탈리아에서 최고의 명성을 얻고 이후 러시아로 돌아와 미술 아카데미 교수로 임명된다. 황제로부터 표창과 다이아몬드 반지를 받는 등 성대한 환영을 받는다.

카를 브률로프의 작품

카를 브률로프, 이탈리아의 아침 (1823)

그가 이탈리아에서 제작한 첫 작품이다. 당시에는 튜브형 물감이 개발되기 전이라 자연광 아래에서 작품을 제작하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실내에서는 섬세한 음영효과를 표현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자연광 아래서 제작했다. 햇빛이 등을 비춰주는 각도, 돌에 반사된 빛들이 굉장히 사실적이다. 이 그림은 당시에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림의 기교와 더불어 모델 인체의 고전적 미의 전형으로서의 아름다움이 그림의 인기를 높였다. 이후 이 그림은 황후에게 진상되고, 황제는 이 그림과 짝을 이루는 그림을 그려줄 것을 의뢰한다.

카를 브률로프, 이탈리아의 정오 (1827)

황제에게 진상된 작품이다. 이탈리아의 아침과 마찬가지로 아주 세밀하고 섬세한 음영효과가 대단한 작품이다. 하지만 전작과 달리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였고 고전적인 미적 규범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평으로 인해서 브률로프는 황립 예술 진흥회와의 관계를 단절한다.

카를 브률로프, 폼페이 최후의 날 (1830-1833)

브률로프에게 큰 명성을 가져다 준 작품으로, 러시아 미술사에서 굉장히 유명한 작품이다. 러시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가로 6.5m, 세로 4.6m의 거대한 작품이다.

폼페이는 고대 로마의 번성했던 도시로 화산 폭발로 인해 서기 79년 8월 24일 이후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 폼페이 인근에 있는 베수비오 화산이 갑자기 폭발하면서 도시를 순식간에 삼켜 버렸기 때문이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어 있는 폼페이 유적은 실제 발굴되기 전까지는 전설로만 여겨졌다. 18세기 중반부터 도시의 유적이 발굴되기 시작하면서 고고학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였고, 이러한 사회적 배경에서 카를 브률로프는 폼페이에 관한 그림을 의뢰받은 것이다.

이후 카를 브률로프는 폼페이 발굴 현장을 직접 보고 나서 그림을 그렸다. 이 작품은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결합이라 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 로마의 역사적 사건을 주제로하여 이상적인 인체를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전주의의 요소가 있으며, 인간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거대한 재앙으로 인한 등장인물들의 절망, 슬픈 운명을 표현했기 때문에 낭만주의의 요소가 있다.

다만 역사화임에도 불구하고 영웅적 개인이 주인공이 아닌 ‘민중’이 주인공인 작품이다. 곧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타인을 구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도덕적 민중을 표현한 작품인 것이다. 또한 그는 작품 속에 자신을 등장시켰으며 그의 후원자이자 연인이었던 일리야 사모일로바 공작부인 또한 등장시키기도 한다.

이 그림은 로마-밀라노-파리 순회 전시할 만큼 인기가 높았고 브률로프는 이 작품을 통해 밀라노 미술 아카데미로부터 명예 회원의 자격을 수여받는다. 또한 파리 살롱전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등 당대 최고의 그림으로 자리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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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당대 최고의 러시아 화가, 카를 브률로프
'이탈리아의 아침', '이탈리아의 정오', '폼페이 최후의 날'
낭만주의와 고전주의의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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