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독특한 맛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탄생했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지난 9일 개막해 2017년 1월 1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될 작품으로 샘컴퍼니에서 제작하며 제작 발표 당시부터 줄곧 화제를 몰고 왔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러브스토리로 치열한 대립을 해온 두 가문의 남녀, 로미오와 줄리엣이 만나 사랑하고 죽음에 이르며 두 가문을 화해하게 한다는 이야기로 수많은 영화, 연극, 뮤지컬 등으로 재탄생하며 순수한 사랑의 열정으로 수백 년간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번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크게 세 가지 포인트를 눈여겨 볼 수 있다.

우선 현대적인 무대가 눈에 띈다.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게끔 하는 배경은 단조롭지만, 극의 전개를 쉽고 빠르게 하는 데는 효과적이다. 그렇지만 홍보 이미지 등에서 보이던 느낌과 달라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의 연출은 무척 인상적이어서 이 장면을 위해 앞에서 다소 힘을 뺀 것이 아닌가 싶게 여겨질 정도다.

다음으로는 화려한 캐스트다. 문근영, 박정민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모은 조합에 이어 손병호, 서이숙, 배해선 등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들과 함께 김호영, 이현균, 양승리, 김찬호, 김성철까지 최근 주목을 받는 배우들까지 함께한 이번 '로미오와 줄리엣'은 앞서 말한 무대에서 빈 부분을 배우들의 연기로 채워간다. 특히 김성철의 깔끔한 발음과 발성, 양승리와 김찬호의 연기 변신은 무척 인상적이다.

마지막으로는 고전적인 대사다. 현대적인 무대와 달리 배우들의 대사는 오롯이 400년 전의 시적인 느낌을 듬뿍 담아냈다. 극 초반부의 유머러스한 전개로 인해 너무 쉽고 가벼운 작품이 될 수도 있던 '로미오와 줄리엣'이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함께 가져가게끔 하는 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오글거린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죽음까지 불사하는 사랑을 하는 주인공들에겐 어울려 보인다. 아쉬운 점은 대사가 무척 어려워서 배우들의 잔 실수가 눈에 띄었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굉장히 독특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적인 무대나 관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연출, 매체와 무대를 가리지 않고 연기 내공을 쌓아온 배우들이 고전적인 대사와 만나 일으키는 화학작용은 인상적이다. '쉽게 보는 셰익스피어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그러나 쉽게 볼 수 없는 165분의 러닝타임은 조금 부담스러운 감이 있고 정극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기대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새로운 색깔의 '로미오와 줄리엣'에게 가져볼 기대는 어느 정도 있다.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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