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리뷰] "흘러가는 대로 살아보자"…젊은 날의 감성 되짚어 준 '라라랜드'
  • 아띠에터 석재현
  • 승인 2016.12.15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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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석재현 syrano63@mhns.co.kr 영화를 잘 알지 못하는 남자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영화를 보면서 배워갑니다.
[문화뉴스] '위플래쉬'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젊은 감독, 다미엔 차젤레의 차기작인 '라라랜드'가 드디어 공개되었다.
 
사실 그가 가장 먼저 시나리오를 완성한 영화는 '라라랜드'였으나, 이제 갓 데뷔하는 신인감독의 처지로는 '라라랜드'를 만들 제작비를 받기조차 거의 불가능했기에 제작비를 얻는 차원에서 '위플래쉬'를 먼저 보였던 것.
 
쉽게 말해, '위플래쉬'가 흥행하지 못했더라면, 이 아름다운 영화가 이 세상에 영영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 뻔 했다. 세계 예술의 중심지 중 하나로 꼽히는 로스앤젤레스의 사계절을 배경으로 한 남녀 간의 사랑을 담은 이 영화는, 모든 이들에게 마법을 부렸다.
 
영화 첫 장면부터 등장한 한 편의 뮤지컬은 왜 이 '라라랜드'가 배경을 로스앤젤레스로 삼고 있는지를 쉽게 설명한다. 예술인들에게 있어서 '로스앤젤레스'란, 예술인들의 워너비로 불리는 할리우드가 존재하고, 그 할리우드 진출을 꿈꾸며 미국 전역, 범위를 좀 더 넓혀 전 세계 예술을 꿈꾸는 이들이 한 번쯤 꿈꾸는 그야말로 '드림랜드(Dream Land)'다. 
 
   
 
 
그 드림랜드 LA에서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미아(엠마 스톤)는 자신들의 꿈인 재즈 뮤지션과 배우에 도전하기 위해 이 땅에 왔다. 비록 지금 자신이 바라는 꿈과는 아직 동떨어져 있어 그들에게는 너무나 먼 이야기 같으나, 그들은 현실 속에서 꿈을 간직하며 치열하게 살아간다. 그런 미아와 세바스찬의 모습에서 스크린 반대편에서 똑같이 현실에 치여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보였다. 크리스마스 저녁에, 세바스찬의 연주곡으로 스쳐 지나갔던 두 사람은 다음 해 봄, 어느 한 파티에서 재회하여 각자 꿈을 위해 달려가고 있다는 공통점 때문에 서로에게 점차 빠져들었다.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계절이 지나면서 그들의 사랑과 그들이 지향하던 꿈을 향한 의지로부터 오는 행복과 갈등, 좌절 등이 마치 우리가 현실에서 겪는 굴곡과도 너무나도 빼닮았다. '라라랜드'는 다른 작품들처럼 세바스찬과 미아가 행복하게 잘 살았다 식의 해피엔딩으로 가기보단, 결말마저도 현실과 흡사하게 반영해 보는 관객들의 가슴을 요동치게 했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보자"라는 말과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두 남녀의 눈빛, 어디선가 낯익었다. 문득 과거 내가 연애했던 기억들이 스멀스멀 떠올랐다. 그래서 괜히 뭉클해졌다. 특히 후반부에 세바스찬의 피아노 독주의 시작과 함께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장면들을 보면서 우리는 옛 추억들을 회상하게 된다. 이것이 다미엔 차젤레가 말하고자 하는 또 하나의 메시지이다. "계절이 지나가는 것처럼,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도 흘러가는 것"이라는 점을.
 
   
 
 
'라라랜드'가 상영되는 내내 영화의 분위기와 관객들의 감성을 붙잡는 OST를 영화가 끝난 후에 들어도 영화에서 느껴졌던 그 먹먹함의 여운이 아직 느껴진다. 특히나 메인 테마곡인 'City Of Stars'가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다양한 버전으로 등장하니, 마치 음악에서 주연배우 들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듯 했다. 나 또한 음악을 통해 미아와 세바스찬의 감성을 읽을 수 있었다.
 
이제 겨우 두 편을 선보인 신예감독임에도 전 세계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마법을 부리고 있는 다미엔 차젤레, 그의 황홀한 마법 덕분에 잠시나마 과거의 애틋하고 좋았던 청춘의 감성을 되돌아볼 수 있어서, 무척이나 행복했다. 고맙다, '라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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