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가졌던 남녀는 결국 꿈을 이룬다…그런데 정작 그들은 꿈에서만 함께 할 수 있다

   
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강해인 starskylight@mhns.co.kr 영화를 보고, 읽고, 해독하며 글을 씁니다. 좋은 영화는 많은 독자를 가진 영화라 믿고, 오늘도 영화를 읽습니다.
[문화뉴스] 오르되브르는 정식 식사에 앞서 식욕을 돋우기 위한 음식입니다. [영읽남의 오르되브르]는 관람 전, 미리 영화에 대해 읽어보는 코너입니다.
 
많은 관객이 '라라랜드'를 관람한 뒤,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City of Stars'를 비롯해 영화에서 들었던 곡들을 흥얼거리는 분들이 자주 목격된다.
 
다미엔 차젤레 감독의 전작 '위플래쉬'가 마지막 연주로 영화를 한 방에 마무리 한 것(앤드류(마일즈 텔러)의 연주는 스크린과 현실을 둘로 쪼개는 듯한 임팩트가 있었다.)과 달리, '라라랜드'는 음악이 관객의 일상까지 뒤 따라와 놓아주지 않는다. 계속 꿈을 꾸는 기분이랄까. '위플래쉬'가 재즈 음악의 치열함을 표현했다면, '라라랜드'는 아름답고, 또 고독한 연애를 한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미아(엠마 스톤)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신예 감독에서 대가로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라라랜드'를 내놓으며, 다가올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목을 받을 준비를 끝냈다. 영화의 매혹적인 면만큼 놀라운 건, 이 감독이 85년생의 젊은 감독이란 점이고, 몇 년 사이 '위플래쉬'와 '라라랜드'라는 놀라운 두 편의 영화를 연출했다는 점이다. 그는 이 두 편의 영화로 어떤 '경지'에 올랐음을 증명했다. 아직 판단하기 이르겠지만, 그는 적어도 음악 영화를 조율하고, 연출하는 감각엔 독보적인 재능을 지니고 있다.
 
'위플래쉬'와 '라라랜드'로 다미엔 차젤레에 대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이렇다. 그는 영화를 음악처럼 연주하고, 극의 흐름에 리듬감을 불어 넣을 줄 안다. 재즈 연주자 '찰리 파커'에 관한 관심과 애정이 많다. (당연히) 재즈를 사랑한다. 배우 J.K. 시몬스를 좋아하며 활용할 줄 안다. '성공'에 관한 자신만의 관점이 있다. (이 점은 추후 [영화 읽어주는 남자]의 비평에서 확인하시길)
 
그에겐 재즈만이 관심사일까. 그렇다면 재즈로 보여줄 이야기가 얼마나 더 남아 있을까. 아니면, 모든 이야기를 재즈화 하는 특별하고 독창적인 스토리텔러일까. 다미엔 차젤레의 신작은 어떤 영화일까. 혹은 어떤 음악일까. 음악 영화의 대가 존 카니('원스', '비긴 어게인', '싱스트리트')에게 치열하고 열정적인 동료이자 라이벌이 등장했다.
 
   
 
 
꿈에 관한 꿈같은 이야기
'라라랜드'는 오프닝의 롱테이크 뮤지컬 장면부터 관객에게 선언한다. '이건 현실을 무대로 펼쳐지는 멋진 공연이야. 리듬에 몸을 맡기고, 영화라는 꿈의 세계에 들어와. 그리고 즐겨'. 뮤지컬이라는 장르로 관객을 멋진 공연으로 안내하는 '라라랜드'는 아름다운 음악으로 귀를 열게 하고, 몽환적 이미지로 눈을 멀게 하며,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의 케미로 빚은 연애담으로 관객의 심장을 후벼 판다.
 
이렇게 '라라랜드'는 치명적인 매혹과 쌉쌀한 고독이 더해져 뭐라 말로 정의하기 힘든 감정을 느끼게 한다.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지 모를 감정이지만, 어떻게든 '라라랜드'는 '황홀하다'라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이 영화는 한 편의 공연이며, 하나의 마술이고, 그 옛날부터 카메라가 필름에 기록하고자 했던 상상과 꿈의 이미지를 열렬히 구현하고자 한 '영화'다. 꿈의 공장 할리우드를 무대로 정말 영화 같은 영화가 도착했다. 그저 관람을 권할 뿐이다.
 
    
▲ [양기자의 씨네픽업] '라라랜드'는 2017년 아카데미 시상식 트로피를 몇 개 받을까? ⓒ 시네마피아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