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미디어극장 아이공의 2016년 마지막 전시는 올해 아이공 신진작가 공모에 당선된 김하경 달린의 '메모랜덤 (MemoRandom)'이다. 김하경 달린은 영상매체, 특히 다큐멘터리적 구성으로 역사, 디아스포라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작가이다. 이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자라온 작가의 개인적 역사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며, 공존하는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작품은 1950-60년대 우리의 조부모 세대가 보았을 법한 미공보부(USIS) 제작 문화영화들과 현재를 교차한 영상, 작가가 사유한 외할머니의 친구 '순이'의 이야기,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푸티지 등으로 구성된다. 김하경 달린은 자신이 사유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끌어와 산재한 이미지들과 함께 우리의 기억으로 변용한다. 이와 함께 작가가 제시하는 한국에서 금기인 색인 동시에 전쟁의 색을 이미지화한다. 김하경 달린은 메모랜덤을 통해 역사와 진실을 영상과 이미지를 통해 재조명하는 수행자가 되며, 관객은 작가가 재조명하는 지점에 머무르는 당사자가 된다.

   
 

현재의 우리는 전쟁을 대상화하며 역사의 단지 한 부분으로 간주하지만, 전쟁은 지금의 거의 모든 것과 맞물려 있다. 전쟁사회학적 측면에서 볼 때 전쟁은 현재의 사회발전 과정과 동시대 이데올로기의 전개와 결코 무관하지 않지 않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쟁의 그 이면인 기록되지 않은 기록, 그리고 개인의 고통과 상실에 대해서도 우리는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

영상작품의 일부인 모듈에 나오는 '파괴의 풍경은 단조롭다'는 문장이 떠오른다. 본 전시를 통해 단조로운 풍경 속에 외면된 한국전쟁의 기억과 진실, 그리고 전쟁을 겪은 이들에게 실존하는 비극을 함께 '비망(備忘)'하고자 한다.

문화뉴스 김민경 기자 avin@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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