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맛 나는 고구마로 꿀맛 나는 인생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아성고구마농장 '이응찬' 대표

[문화뉴스 MHN 오윤지 기자] 아성고구마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응찬' 대표를 소개한다.

꿀맛 나는 고구마로 꿀맛 나는 인생

전라북도 익산시에 위치한 아성고구마 농장의 붉은 황토 사이로 자줏빛 고구마가 탐스러운 자태를 드러낸다. 혹여나 상처가 날까 싶어 흙을 살살 털어 조심스레 상자에 하나씩 옮겨 담는다. 깨끗하게 씻어서 솥에 한가득 찐 다음 한입 베어 먹으니 달콤함이 입안 가득히 퍼져 말그대로 꿀고구마다.

20만 평에 이르는 농지에서 4년째 고구마를 재배하고 있는 청년 농부 이응찬 대표는 어릴적부터 줄곧 "고구마를 함부로 던지지 말라"고 들어왔던지라 평생 그 습관이 몸에 배어 고구마를 자식처럼 아끼는 천생농부다.

 

부모님의 뒤를 당당히 잇고자 농부의 삶을 선택

어릴 적부터 이응찬 대표에게 고구마밭은 놀이터이자 일터였다. 이 대표의 부모님은 종순을 키우는 작은 하우스로 고구마 농사를 시작했지만 점차 농장을 늘려 나가 현재는 20만 평까지 확장했다. 이 대표는 머리가 커지면서 용돈 받을 생각으로 농사일을 돕고는 했지만 스스로 농사를 짓고 싶은 생각은 없었고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며 사회생활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 대표에게 농사짓는 것을 진지하게 권유하기 시작했다. 농장에서 거둬들이는 수익이 안정적이었고 농장 규모도 계속 확장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계속된 설득에 이끌려 이 대표는 농사꾼이 되어 보자는 결심을 굳히고 한국농수산대학 식량작물학과에 원서를 제출했다.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아성고구마농장

아무것도 모르던 초보에서 진정한 농사꾼으로 거듭나

2012년 입학과 함께 처음으로 살던 곳을 떠나 상경을 했다. 한국농수산대학에 입학한지 얼마 안됐을 때는 모든 것이 그저 낯설기만 했다. 첫 강의 시간에 자기소개를하는 시간에서 아무 생각 없이 아버지께서 고구마 농장 15만 평을 운영하고 있으시다고 말했더니 다들 놀라워하는 기색이었다고 한다. 당시 이 대표는 다들 놀란 이유를 모를 정도로 농사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는 농사 초짜였다.

2학년이 되면서 전라남도 영광에 있는 고감 영농으로 10개월간 현장실습을 나가게 됐다. 50만 평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농장이었기에 배우고 익히는 일의 강도가 높았다. 허드렛일부터 시작해 기계까지 다룰 수 있을 정도로 차근차근 일을 배워 나갔기 때문에 나중에는 어떤 일이든지 척척 해낼 수 있었다. 힘들기도, 간절하기도, 기쁘기도 한 모든 순간을 겪다 보니 육체와 정신이 더욱 단단해졌다. 기본부터 착실하게 배워야 한다는 옛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그 후로 농사가 됐든, 기계 만지는 일이 됐든 웬만하면 모든 일을 이 대표 혼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농업용 드론을 활용해 노동력을 효과적으로 절감

이 대표는 졸업 후 바로 아버지의 농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가족들끼리 일하다보니 의견 충돌이 발생하기 마련이지만 이 대표는 자신의 연륜과 경험이 부족함을 인정하고 아직까지는 아버지의 농경법과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 일은 새벽 5시부터 시작되는데 보통 오전 9시까지를 골든타임이라 부른다. 이 대표는 이때 농업용 드론을 이용해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 드론에서 뿌리는 약은 원액 수준으로 진하기 때문에 공기 중에 이슬이 내리는 새벽 시간대에 살포해 농도를 희석하는 것이 좋다. 또한 약을 이파리에 뿌리면 이파리가 타버릴 수 있기에 되도록이면 드론을 낮게 띄워 줄기에 약을 살포해야 한다. 약제뿐만 아니라 아미노산 등 다양한 영양제도 뿌려줘야 하기 때문에 20만 평을 수작업으로 할때는 시간도 많이 들고 노동력도 많이 투입해야만 했다. 하지만 농업용 드론을 활용한 이후로는 이 대표와 직원 단둘이서도 20만 평에 약제와 영양제를 살포할 수 있게 되면서 시간은 물론 노동력까지 대폭 절감하게 됐다.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아성고구마농장

흩어져 있는 농장을 한곳으로 집중해 효율적인 운영 기대

현재 아성고구마농장의 경작지는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다. 그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농장을 관리하다 보니 불편하고 어려움이 많다. 이 대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큰 규모의 땅을 매입해 한곳에서 집약적으로 고구마를 생산하고자 했다. 또한 고구마 재배부터 수확과 출하를 위한 모든 시설을 한곳에 설치해 농장을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고구마는 건전한 종자를 심어 2~3대까지 수확한 뒤에는 또 다른 새로운 종자를 심어서 길러야 하기 때 문에 이 대표는 꾸준히 새로운 종자를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의 가장 큰 바람은 가족들과 오랫동안 함께 농장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농수산대학 4학년 전공심화 과정을 수료하고 있다. 새로운 종자 개발이든, 새로운 농법이든, 심화학습을 통해 더 좋은 지식을 쌓아 현재 농사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아성고구마농장

스스로 선택한 농업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제대로 알아야

현재 고구마 시장은 안정적인 편이다. 고구마는 대표적인 다이어트 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을뿐더러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좋아하는 간식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아버지의 농장을 운영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고구마라는 작물을 선택하게 됐지만 후배들에게는 작물을 선택한 순간부터 본인이 고른 작물에 대 해 정말로 잘 알고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하기를 권유한다. 이 대표는 "농업에 일단 발을 디딘 순간부터 본인이 선택한 일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제대로 알고 있어야 일을 제대로 할 뿐만 아니라 제대로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가족농을 하며 가족 불화를 겪는 경우에 대해 “경험과 연륜을 따라갈 수 없다면 우선은 참고 견디며 따라가는 게 맞고 인정받는 순간이 왔을 때 자신의 방식대로 농사를 짓는 것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제 5년 차에 접어든 이 대표는 한 해 한 해 더욱 열심히 농사지으며 그저 현재를 충실히 살고자 노력 중이다.

"너보다 더 소중한 게 고구마여"라고 이 대표의 부모는 어린 이 대표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렇게 자주 얘기하고는 했다. 그만큼 고구마 하나를 키우는 데 공을 많이 들였단 얘기다. 농사에 대해선 전혀 모르던 철부지 소년이 이제는 단단히 여문 청년 농업인이 되어 그 역시 고구마를 자기 자식처럼 생각하게 됐다. 그의 인생은 앞으로도 고구마와 함께할 것이다. 그는 지금 농부라서 행복하다.

-----

성공 노하우

고구마는 맑은 날에 사람이 직접 고구마가 상하지 않도록 조심스레 캐내야 상품 가치가 있습니다. 그렇게 캐낸 고구마는 흙을 잘 털고 잔뿌리를 잘라낸 다음 상자에 차곡차곡 쌓습니다. 상자에 고구마가 가득 차면 트랙터에 장착한 리프트로 상자를 옮기는데요. 이 때문에 좀 더 수월하고 빠르게 수확 작업을 마무리 할 수 있습니다.

미래 계획

농장 규모가 현재 20만 평에 이르는데 경작지가 여기 저기 흩어져 있어서 불필요한 시간적·육체적 소모가 많이 발생합니다. 이런 수고를 줄이기 위해 언젠가는 대지를 마련해 한곳에서만 고구마를 생산하고자 합니다. 재배시설부터 수확 장비 및 출하 시설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설과 장비를 한곳에 모아 효율적으로 농장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일반 현황

농장정보 : 전라북도 익산시 아성고구마농장
대표 : 이응찬, 남, 20대, 5년 차
경영유형 : 가족경영

시설 규모 : 약 66만 1,200㎡(20만 평)
연매출 : 30억 원
생산 목표 : 현재 연간 8~9kg(평당), 최종 목표 연간 15kg(평당)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