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농사가 잘돼야 다른 농업도 흥한다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초전위탁영농 '김재병' 대표

[문화뉴스 MHN 오윤지 기자] 초전위탁영농을 운영하고 있는 '김재병' 대표를 소개한다.

벼농사가 잘돼야 다른 농업도 흥한다

작물은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했다. 아무리 기름진 땅이라도 농부의 손길이 매일매일 닿지 않는다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은 터지기 마련이다. 이 에 김재병 대표는 새벽마다 논에 나가 허리를 굽혀 물고랑을 살핀다. 비가 많이 오거나 장마가 지면 비를 맞고서라도 벼를 서로 묶어 주고 물이 잘 빠져나갈 수 있게 물길을 정비하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벼를 키워 쌀을 생산 하기까지 김재병 대표의 손길이 수백 번은 더 닿는다고 할 수 있다.

초등학생 때부터 꿈이 농부였던 소년

참외 농사를 크게 하던 아버지 때문에 어릴 적부터 김재병 대표의 놀이터는 참외밭이었다. 머리가 굵어지면서는 스스로 나서서 농사일을 거들기도 했다. 아직 어린 나이였지만 그에게 농사는 놀이만큼 즐거운 일이었다고 한다. 초등학생 때는 선생님과 친구들 앞 에서 장래희망이 '농부'라고 당당히 밝히기도 했다. 농부는 어렵고 힘든 직업으로만 여기던 시절이라 부끄러울 법도 했을 텐데 김 대표는 자신의 순수한 마음을 거리낌 없이 드러 냈다. 아마 자신감이 넘쳤고 꿈도 확실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 김 대표는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하지만 학업에 열중하면서도 주말이면 어김없이 부모님과 함께 농장에 가서 농사일을 했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는 미리 점찍어 두었던 한국농수산대학 입학을 알아보았다.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초전위탁영농

벼농사를 짓고자 한국농수산대학 식량작물학과 입학

학교는 바로 선택했지만 김 대표는 채소학과와 식량작물학과 사이에서 고민을 해야 했다. 김 대표의 고향이자 농사를 지을 곳인 성주는 참외가 특산품이라서 김 대표의 아버지 뿐만 아니라 다른 농가들도 대부분 참외를 재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런 고민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니 성주에서는 대량으로 쌀을 재배를 하는 농가가 많지 않았다. 이에 김 대표는 쌀을 재배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식량작물학과를 선택했다. 

대학에 입학하고 처음 1년간은 대학 생활에 적응하기 바빴다. 2학년이 되자 김 대표는 경상북도 상주에 있는 농장으로 장기 현장실습을 나가게 됐다. 김 대표는 쌀 뿐만 아니라 소 사육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상주는 유기농 소를 키우고 있는 지역이라 소에 대해서도 배울 기회가 생겼다. 김 대표는 실습을 나간 농장에서 소 뿐만 아니라 벼를 포함해 땅에서 자라나는 웬만한 작물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의 1년은 김 대표에게 많은 가르침과 돈으로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안겨 줬다.

부지런함은 농사 신조이자 노하우

김 대표는 졸업 후 바로 벼농사를 시작했다. 주작목은 쌀이었지만 부작목으로 아버지가 하던 참외 농사도 함께 지었다. 20년간 농사를 지으셨던 아버지 덕분에 초기 기반은 잡혀 있었지만 쌀 재배는 새로 시작했기 때문에 부담이 어느 정도 있었다. 김 대표가 농사 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자 아버지는 손을 뗐기에 쌀이든 참외든 모든 농사를 책임지고 짊어져야 했다. 처음엔 여기저기 무작정 부딪쳐 봤다. 농사와 관련된 전문서적을 독파해 보고, 비료 회사를 찾아가 보기도 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 얘기를 들어 보기도 했다. 그렇게 농사일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고 손에 잡히기 시작했다.

벼농사는 참외 농사에 비해 일하는 시간이 적은 편이다. 한창 바쁜 봄에 모내기를 끝내고, 부지런히 병해충에 대비하고, 물 관리를 제때 해야 가을철 수확을 맞이한다. 김 대표는 새벽부터 논에 나가 벼에 이상이 없는지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를 바로바로 한다. 오늘 할일을 내일로 절대 미루는 법이 없는 한결같은 부지런함이야말로 농사를 대하는 그의 신조이자 노하우라고 할 수 있다.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초전위탁영농

현실은 생각과 달리 쉽지 않았지만 품질로 승부

물론 농사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새벽에 일어나 밤늦게까지 쉬는 날도 없이 일에만 열중해야 했다. 더욱이 김 대표는 졸업 후 다른 학과 동기와 바로 결혼을 해서 육아까지 병행하게 되는 바람에 더 바쁜 나날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농부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고 최대한 좋은 품질의 작물을 수확하고자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농장 규모는 점차 커졌고 생산량과 수익도 증가해서 현재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채용해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루 종일 농사일에 매달리고 연구하던 지난 4년간의 시간이 비록 혹독 했을지라도 그로 인해 얻은 열매는 아주 달콤하다. 가족을 위한 안정적인 수입과 농부로서의 개인적인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편리함을 좇기보다는 농부가 직접 흘린 땀방울로 품질 보장

현재 김 대표가 수확하는 쌀은 높은 등급의 품질로 인정받아 100% 공공 비축미로 모두 납품되고 있어 판로 걱정이 전혀 없다. 또 벼농사는 참외 농사보다 일하는 시간이 훨씬 적어 노동력 대비 수익 창출이 뛰어나다. 그는 벼농사로 12만 평을 경작 중인데 성주 지역에서는 대부분 하우스 재배로 참외 농사를 짓고 있어서 휴경지에 벼농사를 짓기에도 아주 적합하다. 이런 이점들을 가지고 성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 대표로서는 벼농사가 안정적일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올해 '고시히카리' 품종으로 쌀 유통 회사와 계약재배를 맺었고 농사가 잘돼서 올가을 풍년을 기대하고 있다. '고시히카리'는 농사짓기가 어려운 품종이지만 일반 쌀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어 농가 수익을 올리는 데 좋다. 김 대표의 농장은 다른 농가와 어떤 차별 성이 있는지 묻자 김 대표는 "재배면적이 넓다 보니 많은 농가가 드론을 이용해 농사를 짓곤 하지만 저는 제가 들어가 직접 약을 치는게 맘이 편하다"고 말했다. 기술을 못믿는다기보다 작물에 한 번이라도 더 손길을 주고자 하는 세심한 마음일 것이다. 기술이 편리 함을 가져다줄 수는 있겠지만 농부가 직접 흘린 땀방울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테니 말이다.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초전위탁영농

나만의 쌀 브랜드 꼭 만들고파

김 대표는 언젠가 자신만의 쌀 브랜드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경북대학교 내 농민사관학교의 '쌀활용 상품화 및 유통과정'을 1년 과정으로 수료 중이다. 이 수업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 많은 정보를 교류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벌써 본인의 브랜드로 가공을 시작한 사람들도 있어서 얻을 수 있는 정보와 지식이 참 많다고 한다.

김 대표는 농사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열심히 해서 안되는건 없다고 본다, 나 역시 지난 4년 빡빡하게 달려왔지만 농사는 그만큼 보답을 해준다, 언제 어디서나 스스로의 삶에 떳떳하고 칭찬받을 수 있을 정도로 생활하자"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이어 벼농사가 잘되면 다른 농사들도 함께 잘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벼는 우리의 의식주 생활의 기본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벼농사가 농업의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하기 위해서라도 김 대표는 책임감을 가지고 오늘도 벼농사에 열중하고 있다.

작은 씨앗이 푸릇한 새싹이 되고 튼튼한 나무가 되어 알찬 열매를 맺듯이 어릴 적부터 농부가 되고 싶었던 소년은 자신의 길을 한결같이 걸어 속이 꽉찬 농사꾼이 되어 꿈을 이루었다. 삶의 중심이 농사로 가득차있으니 그는 천생 농사꾼이다. 두 아이의 아빠이자 남편이고 벼와 참외 농사를 모두 책임지고 있는 열혈농부다. 이제 4년 차이지만 전혀 초보답지 않게 자신감 가득한 그의 행보가 어떻게 펼쳐질지 앞으로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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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노하우

오늘 할일을 절대 내일로 미루지 않습니다. 오늘 계획한 일이 있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절대 내일로 미루지 않고 꼭 오늘 안에 끝냅니다. 예를 들어 벌레가 생긴 것을 발견하면 미루지 않고 곧바로 약을 쳐주어야 차후에 더 큰 화를 불러오지 않고 도리어 농사일이 더 잘풀리곤 합니다.

미래 계획

품질이 뛰어난 제품만이 시장에서 인정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고품질 쌀을 생산하는데 주력하고자 합니다. 이후에는 저만의 쌀 브랜드를 출시해서 쌀을 가공하고 판매할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농민사관학교에서 '쌀 활용 상품화 및 유통과정'을 듣고 있습니다.

일반 현황

농장정보 : 경상북도 성주군 초전위탁영농
대표 : 김재병, 남, 20대, 4년 차
경영유형 : 직접경영

시설 규모 : 약 39만 6,700㎡(12만 평)
연매출 : 3억 5,000만 원
생산 목표 : 현재 연간 300톤백, 최종 목표 연간 350톤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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