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人] 뮤지컬과 클래식의 해피엔딩…바리톤 안갑성, 뮤지컬 배우 김민주 부부 인터뷰
  • 문화뉴스 서정준
  • 승인 2016.12.1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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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뮤지컬 배우와 성악가가 결혼하면 어떤 모습일까?

'모차르트 오페라 락'에서 '알로이지아 베버' 역으로 많은 관객의 기억에 남았던 뮤지컬 배우 김민주와 '이지라디오'라는 이름의 클래식 인디밴드를 만들어 활동 중인 바리톤 안갑성 부부를 만났다.

오는 20일 경기도 문화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리는 '2016 경기필 송년음악회'에 출연 예정인 두 사람을 만나 그간의 근황과 SNS에서 보던 달달한 결혼 생활에 관해 들을 수 있었다.

인터뷰보다는 수다에 가까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모습이 아닌 진짜 달달한 두 사람의 이야기들.

자기소개 부탁한다.

ㄴ 안갑성: 저는 바리톤 안갑성이다. 뮤지컬은 잠깐 두 작품 했고 지금은 본업인 오페라 가수로 활동 중이며 클래식 인디밴드인 '이지라디오' 제작 및 보컬을 한다.

ㄴ 김민주: 저는 뮤지컬 배우 김민주다. 사실 '뮤지컬 배우'란 소개를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어떤 장르라기보단 '좋은 배우'가 되는 게 목표다.

ㄴ 안갑성: 저도 공연예술가가 되는 게 꿈이다. 특정 예술이 아니라 방송과 무대를 오가는(웃음).

ㄴ 김민주: 자기 소개할 때마다 민망한 게 저는 배우란 호칭이 위대하다고 생각해서 아직도 그런 소개를 하면 부끄럽다.

ㄴ 안갑성: 지금까지 뮤지컬 배우 김민주 님의 자기소개였다(웃음).

   
 

이번 '2016 경기필 송년음악회' 출연 계기를 설명해달라.

ㄴ 안갑성: 제가 작년에 경기필과 함께 올해에도 공연하는 '박쥐'란 프로그램을 했다. '박쥐'는 전 유럽의 오페라하우스에서 12월, 1월에 송년작품으로 공연하는 작품이다. 오페라 '마술피리' 혹은 오페레타 '박쥐'. 그런 유럽 같은 분위기를 내기 위해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성시연 지휘자님과 함께 박쥐를 했었다. 그 인연이 이번에도 이어져서 올해는 저희 부부를 함께 초청해주셨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원래 클래식을 주로 하는 곳인데 이번에는 정나라 지휘자님이 저희와 함께 뮤지컬과 크로스오버를 시도하게 됐다. 또 해설에는 장일범 님이란 유명한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와 함께한다.

1부에서 뮤지컬 갈라쇼 형식으로 다섯 곡을 부르게 됐다. 노래 선정 기준이 무언지.

ㄴ 김민주: 일단 어느 정도 친숙한 곡을 해야 관객과 소통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익숙한 곡을 우선 골랐다. 다음으로는 많은 뮤지컬 넘버 중 오케스트라와 함께할 수 있는 곡을 생각했다. 그리고 정나라 지휘자님과 함께 논의하며 레퍼토리를 정했다.

ㄴ 안갑성: 아주 많은 논의를 했다. 송년 콘서트인데 올해가 참 다사다난했지 않나. 그래서 소통, 위로가 주된 주제였다. 그렇기에 익숙한 노래가 중요했다. 저희는 '지금 이 순간' 그만 듣고 싶을 수 있지만(웃음) 관객들에겐 아직 신선하다. 저도 대학에 강의를 나가지만, '여러분. 아무리 슈만, 슈베르트, 라흐마니노프 배우지만 밖에서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 '지금 이 순간' 불러야 합니다' 한다(웃음). 이번 레퍼토리의 가장 중요한 코드는 '소통'인 것 같다.

   
 

'이지라디오'를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원래는 성악 공부만 했는지.

ㄴ 안갑성: 쭉 성악 공부만 했다. 학위도 모두 성악만 받았는데 한국에 귀국할 때 그런 생각이 들더라. 어떻게 보면 클래식이란 것 자체가 우리나라에선 관객과 함께하긴 어렵고 작곡가와 나만 소통하는 음악이 아닌가 싶었다. 관객 위에 군림하는 장르 같은 느낌이 들어서 관객과 소통을 해보자 싶었다. 그래서 제가 잘 아는 클래식이란 소스를 가지고 인디 밴드를 해보기로 했다. 인디밴드인 이유는 홍대 나가서 보면 '소란', '분리수거' 등 다양한 밴드가 정말 재밌게 관객들과 함께한다. 저런 게 정말 '찾아가는 음악회'가 아닐까 싶었다. 그렇다고 같은 음악을 가지고 경쟁하면 제가 설 자리가 없는 게 당연했고 그래서 똑같은 음악을 듣지만 제가 가장 쉽게 표현할 수 있는 클래식을 가지고 인디 밴드를 하게 됐다.

'이지라디오'란 독특한 팀명은 어떻게 지었는지.

ㄴ 안갑성: '이지라디오'란 팀명을 지은 이유는 처음에 팀 이름 지을 때였는데 '원티드', '공개수배' 이런 웃긴 이름들이 후보로 나왔다(웃음). 그러다 우연히 버스를 탔는데 버스 기사님이 라디오 채널을 막 돌리고 있더라. 그걸 보고 '번쩍'했다. 여러 채널이 있어서 토크도, 클래식도, 팝, 크로스오버, 동요까지도 가능하게 여러 채널을 가진 팀을 만들자고 해서 '이지라디오'가 됐다.

그런 활동을 하게 만든 원동력은 무언가.

ㄴ 김민주: 우리나라에서 클래식을 어렵게 받아들이는 인식 때문이 아닐까. 그 인식을 깨고자 하는 마음.

ㄴ 안갑성: 또 '나다운 클래식'이 하고 싶었다. 정말 클래식은 정형화된 장르다. 어떤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내가 느끼는 대로 하는 클래식. 그래서 쉬운 클래식을 하고 싶어서 '이지라디오'를 만들었다. 그런데 올해 성적이 별로 안 좋았다(웃음). 그런데 인생의 한쪽 문이 닫히니까 다른 문이 열리더라. 그래서 '이지라디오'가 좀 부진하니까 제 개인 활동의 길이 열려서 '박쥐'도 하고, 좋은 기회가 열리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지라디오 외의 또 다른 문이 열린다면 어딜 생각하는지.

ㄴ 안갑성: 욕심이지만 라디오 진행을 해보고 싶다(웃음). 라디오는 소통의 장르지 않나. 저희 부부가 예술을 하는 이유는 소통이다. 조니 뎁이 그런 말을 했더라. 내가 열심히 연기하는 이유는 노동자들이 힘들게 일해서 번 6달러, 7달러를 정말 값지게 쓰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인터뷰를 봤는데 거기에 큰 영감을 받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관객들이 우리 공연을 보는 동안에 핸드폰 볼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재밌는 공연을 선보이고 싶다. 다음으론 무대 예술을 하면 무대만 하고, 방송만 하면 방송만 했는데 이 벽이 무너진 게 몇 년 됐다. 이 상황을 잘 이해하고 조화롭게 활동하고 싶다. '열린 음악회'도 지금처럼 계속 활동하며 다양한 장르를 하고 싶다.

방송하면 예능인데 예능 욕심은 없는가(웃음). 비방송인이 방송으로 인기를 얻으려면 '무한도전'에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ㄴ 안갑성: 예능도 좋다(웃음). 나가고 싶다.

ㄴ 김민주: 예전에 '어쌔신'이란 작품에서 황정민 선배님과 함께 출연한 적 있다. 근데 무한도전 '못친소' 촬영 팀이 찾아와서 황정민 선배님 뒤에 잠시 한 줄로 서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전 국민이 많이 보는 프로그램인지 몰랐다. 잠깐 나온 건 데도 '너 무한도전 나왔다'며 연락을 엄청 받았다.

ㄴ 안갑성: 진짜 방송을 무시할 수 없는 게 제 첫 방송이 '불후의 명곡'이었다. 거기 나오니 초등학교 3학년 때 친구부터 교회 중고등부 등 제가 8년 동안 독일에서 살았는데 그동안 잊혔던 인맥들이 한순간에 다시 모이더라. 그래서 소통을 위해서 방송 출연도 중요하단 생각을 했다.

뮤지컬 배우라는 호칭이 민망하다고 했다. 뮤지컬 배우로는 만족할 수 없다거나(웃음).

ㄴ 김민주: 전혀 아니다. 제가 뮤지컬을 시작한 이유는 뮤지컬을 정말 좋아해서 시작했고 뮤지컬 배우라는 수식어가 과분할 정도로 좋다. 그런데 연기를 해보면서 연기의 재미, 희열감, 기쁨 등등 더 배우고 싶고 더 잘하고 싶단 욕구도 많이 생겼다. 그래서 좋은 연극이나, 매체 쪽에도 저와 잘 맞는 것이 있다면 영역을 넓혀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왜냐하면,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보다는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영역을 넓히고, 깊이 있게 연기를 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김민주 배우는 드라마 쪽에도 어울릴 거로 생각한다. '타이틀오브쇼' 출연 때도 여성들 반응이 더 좋았다.

ㄴ 김민주: 예쁜 척을 안 해서 더 좋아해 주셨을 수도 있다. 여배우들은 극 중에서 예쁜 역을 맡으면 더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주인공이 한눈에 반해야 한다든가. '모차르트 오페라 락' 때도 그런 역이었다. 모차르트가 절 보고 반해야 하는데 '관객들이 이해를 못 하면 어떡하지?' 싶었다(웃음). 오히려 예쁘지 않아도 되는 역을 할 때 사람들도 더 마음을 열고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다.

여배우들에겐 그런 부분이 힘들 때가 많다. 다른 작품이지만, 창작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제작발표회 때도 그런 질문이 있었다. '줄리엣'하면 역시 올리비아 핫세인데 비주얼 적으로 어떤 준비를 한다든가(웃음).

ㄴ 김민주: 저도 '모차르트 오페라 락' 에서 오프숄더 드레스를 입다 보니 그런 질문을 받아서 살 안 찌려고 노력한다든가 그런 대답을 해야 했었다.

보도자료에 보면 '뮤지컬 배우 부부'라고 나왔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ㄴ 안갑성: 제가 공연계의 '박쥐'다(웃음). 절 부르는 호칭이 무척 많다. 바리톤, 오페라 가수, 있지도 않은 호칭인 뮤지컬 가수나, 공연 예술가 등등. 공연 기획하는 분들의 취향에 맞춰 쓰시는 것 같다(웃음). 이번엔 뮤지컬 갈라인데 바리톤이라고 하면 홍보가 어려우니까 뮤지컬 배우로 하신 것 같다.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호칭은 무엇인지.

ㄴ 안갑성: 저는 바리톤 안갑성을 좋아한다. 혹은 공연 예술가. 공연 예술가라고 하면 방송이 좀 들어오려나 싶어서(웃음).

ㄴ 김민주: 제 핸드폰에도 바리톤 안갑성이라고 저장됐다. 저 핸드폰에도 제가 김민주 배우라고 저장됐고(웃음).

ㄴ 안갑성: 연락처를 누가 달라는데 '내 반쪽' 이런 연락처를 줄 순 없지 않나(웃음).

ㄴ 김민주: 사실 예전에는 '내 반쪽'이었는데 그런 일이 생기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됐다.

   
 

결혼 이후 활동이 다소 뜸했다. 오랜만에 '타이틀오브쇼'에 출연했는데 계기가 뭔지.

ㄴ 김민주: 사실 결혼을 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예전보다 연락을 주시는 분들이 줄어든 게 사실이다. 정말 결혼이 여배우에게 영향이 있나 싶은 생각도 있었다. 저는 계속 연기를 하고 싶고, 연기를 할 수 있는데 '저 친구는 가정에 충실하겠지' 싶은 인식이 생겼던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너무 감사하게 '타이틀오브쇼'를 제작한 피디님과 연출님, '메리'로 출연하신 서유진 음악감독님과 작품 음악감독님 분들이 다 '모차르트 오페라 락' 때 스태프였다. 작품 만드는 과정에서 제가 어울린다 생각하셨는지 오디션을 제안하셨다. 거의 1시간 정도 오디션을 봤다. 물론 30분 정도는 수다에 가까웠지만(웃음), 오디션을 거치고 출연을 확정했다. 저는 너무 좋았던 게 '하이디'가 여성적인 캐릭터가 아니란 점이었다. 저와 인연이 닿지 않고 스쳐 지나간, 할 뻔 했던 역할들이 주로 섹시하거나, 남자를 홀리는 역이었다(웃음). 그렇지만 이 역은 열정 가득한 해피 에너지를 가진 인물이라서 너무 하고 싶었다. 저는 보통 어떤 배역을 꼭 하고 싶다거나 말해본 적이 없었는데 '타이틀오브쇼'를 출연하기 위해 정말 하고 싶단 이야기를 태어나서 처음 했다.

뮤지컬에선 여배우 역이 한정적인 편인 경우가 많다. 최근 들어 영화 '미씽' 등에서도 그런 여배우의 제한적인 역할이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 '타이틀오브쇼'는 그런 부분이 없어서 좋았다. 제 개인적으로는 또 아메리칸 스타일 작품이라 더 좋았다(웃음).

ㄴ 김민주: 정말 미국 냄새 진한 작품이었다. '백 명이 좋아하는 아홉 번째 작품 되기보다 아홉 명이 좋아하는 첫 번째 작품이 되고 싶어~' (안갑성: 되길 원해~) 저보다 노래를 더 잘 안다(웃음).

ㄴ 안갑성: 본인이 부르는 것 보다 듣는 입장에서 무의식적으로 외우는 게 더 많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아내는 대본을 볼 때 상황을 이해하며 외워서 1페이지를 5분이면 다 외우더라. 상황 자체를 외우는 거다. 저는 대본보단 악보가 익숙해서 대본을 외우려고 깜지를 막 쓴다(웃음). 그럼 아내가 무척 황당해하더라.

저도 늘 궁금했다. 2시간에 달하는 분량을 어떻게 그렇게 잘 외우는지.

ㄴ 김민주: 상황을 이해하면 그냥 외워진다.

ㄴ 안갑성: 이런 면을 보면 참 재밌다. '클래식에서 온 남자, 뮤지컬에서 온 여자'(웃음). 예를 들면 저는 '내 옷을 입고, 내 마누라와 함께, 내 행동을 한다'고. 이렇게 '나'에 중점을 두고 외우는데 아내는 그냥 상황을 외우는 걸 보며 많이 도움을 받았다. 제발 본인 대사만 하지 말고 남 대사를 듣고 리액션을 하란 조언을 해주더라. 그래서 결혼 후 공연이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나만 안 까먹으면 되고, 나만 잘 치고 나오면 되겠다 싶었는데 그게 아니더라. 뮤지컬은 '가수'가 아니라 '배우'고, 오페라는 '배우'가 아니라 '가수'지 않나. 이 과정을 통해서 뮤지컬에서 극의 비중이 중요하단 것을 알게 됐다. 처음에 대본에 막 형광펜을 칠하며 보고 있는데 아내가 조언해줬다. 그렇게 하면 자기 대사만 보게 돼서 같이 공연하는 상대방이 어려워한다고. 전체를 읽어 내려가며 이해해야 시야가 좁아지지 않고 대본을 이해한다고. 아내에게 정말 많이 배운다. 또 아내는 정말 좋은 능력을 갖추고 있다. 기분 나쁘게 비평을 하지 않는다. 보통은 칭찬을 먼저 한 뒤에 나쁜 이야기를 해준다. 그런데 아내는 기분 나쁘지 않게 이야기를 쭉 해준 뒤 1안, 2안, 3안을 제시해 준다. 참 결혼 잘했다 생각이 드는 게 그런 이야기를 해주면서도 제가 자각을 하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박쥐' 대구 리허설 때도 초빙을 할까 싶다(웃음). '이지라디오'를 오래 하다 무척 오랜만에 클래식 무대에 오르는 거라서 저에게도 중요한 상황이다. 저를 좀 '클래식계의 이단아'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수 있어서(웃음). 하지만, 예술가라면 본인의 생각, 철학을 정확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우리도 살아있는 지성인데 형식에만 얽매이면 생각도 형식에 맞춰질 수 있기에 열린 생각을 많이 하려 한다.

둘의 부부 이야기를 해보자. 부부가 된 후 같이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ㄴ 안갑성: 아까도 말했지만, 다른 듯 같은 직업. 같은 듯 다른 직업이라서 서로 배우는 게 참 많다.

ㄴ 김민주: 상호보완적인 관계다. 노래 연습할 때는 또 정말 비싼 레슨 선생님과 함께 살고 있지 않나.

ㄴ 안갑성: 저도 아내의 기분 나쁘지 않게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전 아직 습득이 안됐다(웃음). 그래서 다이렉트로 말하다 보면 아내가 '학생들에게도 이렇게 하냐'고 반문할 때가 있다(웃음). 그리고 저희가 같이 공연을 몇 번 했는데 이게 다 먼저 요청을 해주셔서 하게 된 거다. 그분들에게 '노래하는 부부'가 주는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김소현, 손준호 부부의 영향인가 싶다(웃음).

   
 

그렇다면 굳이 '꼭 둘이 해야 해' 같은 것은 아니다.

ㄴ 안갑성: 그렇다. 요청이 들어와서 같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좋은 점도 많다. 굳이 올릴 필요가 없으니 SNS에 올리지 않는 행사가 있는데 예를 들면 재외한국어 선생님을 모시고 하는 국가 행사라거나, 다정한 한국의 부부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신지(웃음). 또 옛날에는 몰랐는데 '태교 음악회', '엄마의 특별한 외출 음악회' 같은 것들을 알게 돼서 저희도 결혼 후 시야가 많이 넓어진 것 같다.

쉬는 날엔 무엇을 하는지.

ㄴ 안갑성: 보통 SNS에도 많이 올리지만, 드라이브를 가장 좋아한다. 언제는 그냥 쭉쭉 차 타고 가다 보니 통영까지 간 적이 있었다. 둘 다 놀라서 급하게 마트 가서 3,800원짜리 속옷 사고, 로드샵 가서 샘플 화장품 얻어서 쓰고 그랬다(웃음). 저희 둘 다 생각이 같은 게 똑같은 패턴이 아닌 다른 패턴으로 살 때 새로운 영감을 얻는다고 믿는다. 생각이 정리되는 풍경은 매번 보는 곳이 아닐 때다. 또 아내는 일출보다 일몰을 좋아한다.

ㄴ 김민주: 통영에 갈 때 해안가 도로를 달리면서 주황빛으로 바다가 물들면서 핸드폰에 있던 노래를 무심코 틀었는데 'Flightless Bird, American Mouth'란 노래가 나오더라. 그 순간 창문을 열고 오감으로 느꼈다. 일부러 카메라로 남기지도 않고 창밖의 바다 냄새, 손끝에서 느껴지는 바다 공기, 주황색으로 물든 바다, 귀에 들리는 노래까지 모든 것을 느끼려 노력했다. 그때의 모습을 추억하면 시각 외의 모든 감각으로 다시 살아나는 신혼의 뜻깊은 추억이 됐다.

ㄴ 안갑성: 또 결혼하고 참 편해진 게 도발적으로 된 게 많다. 새벽에 갑자기 잠 안 온다고 '여보 부산 가자' 하면 졸린 눈으로 샴푸, 린스 챙겨서 함께 가고(웃음). 전 이런 거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었는데 잘 맞는 아내를 만났다. 새벽에 부산 가자는데 타박하지 않고 졸면서 짐 챙겨주고.

ㄴ 김민주: 저도 부모님하고만 평생 살다 서른넷에 결혼했는데 새벽에 부산 가자니까 아직 결혼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인데 '엄마한테 허락 안 받고 이 시간에 남자랑 부산을? 가자!' 싶었다(웃음).

분위기를 전환해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면.

ㄴ 안갑성: 빵순이와 밥돌이다(웃음). 저는 국밥을 제일 좋아한다. 독일 유학파지만 독일에서도 신라면 먹었다. 콩나물 해장국, 뼈해장국 등(웃음).

ㄴ 김민주: 저는 빵도 좋아하지만, 해산물 정말 좋아한다.

ㄴ 안갑성: 인어공주랑 만난 것 같다. 온갖 해산물을 좋아한다. 저희집은 아침에 삼겹살에 된장찌개 먹는 분위기라면 아내 집은 아침도 전혀 안 먹고, 먹을 때 완전 잘 먹고 또 열 여섯시간은 굶고(웃음). 그래서 고지방 다이어트가 유행일 때 아내를 보며 믿었었다. 다이어트 이야기하면 사실, 문제는 당도인 것 같다. 저는 결혼 전에 콜라를 달고 살았다. 술도 잘 안 먹고 담배도 잘 안 피우니깐. 근데 콜라를 끊고 나니까 한 8kg이 빠지더라. 아내는 사이다, 콜라 전혀 안 마시고 고기 먹을 때도 밥을 안 먹는다.

다음으론 최근에 본 영화나 공연이 궁금하다.

ㄴ 안갑성: 저희는 '원스', '비긴어게인', '싱스트리트' 이런 거 좋아한다. 저는 사실 '마블 시리즈' 좋아하는데 아내가 안 좋아해서 못 보고 있다(웃음).

ㄴ 김민주: 저는 인간에 접근한 이야기가 좋다.

ㄴ 안갑성: 다행히 저런 음악 영화 같은데 코드가 맞다 보니 아트하우스 같은 곳에 가서 영화 보는 거 좋아한다.

ㄴ 김민주: 최근에는 집에서 애니메이션 '업'을 봤다. 영화관 가서 본 건 '허드슨 강의 기적'이었다. 보면서 우리 아이들 생각나서 엄청 울었다. 우리 상황이랑 어쩔 수 없이 오버랩이 되더라. 그쪽은 선조치 후보고였는데 우리는 반대니까.

ㄴ 안갑성: '업'을 재밌게 보길래 자연스럽게 '인크레더블'로 유인하려 했는데 이건 또 안 보고 자더라. 그래서 다시 느꼈다. 같은 듯 다른 사람, 다른 듯 같은 사람(웃음).

그럼 송년 음악회 이후 2017년 계획은 뭐가 있는지.

ㄴ 김민주: 우선 앞서 말한 남편의 오페레타 '박쥐'가 31일과 2017년 1월 1일에 대구에서 열린다. 저는 2017년 1월 22일에 창작 뮤지컬 쇼케이스에 출연하게 됐다. '소울, 메리 미'란 작품이고 웨딩업체 직원인 여자인데 10년 사귄 남자친구에게 프로포즈를 하려다 재난을 겪고 혼수상태의 영혼이 된 역할이다. 로맨틱 코미디란 장르가 우리나라에서 물렸고 이제 많이 안 나온다. 그러나 제겐 야하지도, 폭력적이지도, 잔인하지도 않은 잔잔한 사랑 이야기라서 너무 좋다. 결혼했는데도 로맨틱 코미디에 불러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웃음).

   
 

두 사람의 1년 뒤, 10년 뒤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ㄴ 안갑성: 솔직히 1년 뒤의 제 모습이 별로 그려지지 않는다. 하루하루 열심히 하는 게 목표다. 언제 뭐가 되고, 언제 뭘 해야지 했던 게 모두 무너졌다. 그래서 뭐라 단정 지을 수 있는 부분이 없고,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부부가 되고 좋은 기회가 함께 온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 같다. 한 가지 철학은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목소리는 마음의 투영이라고 생각한다. 드라이브하면서 했던 좋은 경험, 살아가며 착한 마음도 먹고 하면 그런 게 쌓이다 보면 하나의 응축된 예술로 표현될 날이 오지 않을까. 더 노력하고 그런 공연을 만들 수 있는 제가, 우리 부부가 되면 좋겠다.

ㄴ 김민주: 좋은 배우가 되는 게 제 인생 최종 목표 중 하나다. 좋은 배우란 건 인기 많은 배우나 실력이 날고 기는 배우가 아니라 관객들이 믿고 보는 배우라 생각하고 좋은 사람이 바탕이 돼야 좋은 배우로 거듭날 수 있다 생각하기에 좋은 사람 냄새를 풍기는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잘하는 배우보단 사람 같은 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10년 후엔 그런 모습이 되고 좋은 가정을 꾸릴 수 있으면 좋겠다.

ㄴ 안갑성: 여담인데 전혀 안 그래 보이지만 살림도 잘한다(웃음). 중간에 잠시 쉬는 시간 되면 와이셔츠 다 다려놓고, 냉장고에 먹을 음식 통에 분리해서 다 담아놓고(웃음). 저도 분리수거 정도는 돕는다.

ㄴ 김민주: 말은 이렇게 해도 살림하는 데 많이 도와준다.

같은 듯 다른 장르인 뮤지컬 배우와 오페라 가수였던 두 사람의 만남이 시너지를 일으켜 '해피엔딩'을 향하고 있었다.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 두 사람의 모습에 이번 '2016 경기필 송년음악회'는 물론 앞으로가 더 기대됐다.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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