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배우는 자세로, 기초부터 튼튼하게 “느타리버섯은 제게 가족이죠.”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느타리버섯

[문화뉴스 MHN 김인규 기자]  버섯은 고유한 생김새와 독특한 향미로 인해 과거에는 ‘신의 음식’이라 불릴만큼 귀한 대접을 받았다. 이후 인공재배와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일반인들이 쉽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이 되었다. 한아름농원의 임형덕 대표는 자신만의 재배 노하우로 소비자들에게 맛 좋고 품질 좋은 느타리버섯을 제공하고 있다. 느타리버섯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버섯으로, 칼로리는 낮고 섬유소와 수분이 풍부해 비만 예방에 우수한 식품이다. 한국농수산대학 졸업 후 재학 시절 배운 이론들을 지금 농업 현장에서 열심히 활용 중인 임형덕 대표를 만나 보자.

이제는 어엿한 6년 차 버섯 농사꾼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느타리버섯

우람한 체격에 선한 눈빛을 지닌 임형덕 대표를 처음 만나 사무실로 들어가면서 이곳이 버섯 농장일까 하는 의문에 고개가 갸우뚱했다.느타리버섯 농장이라고 해 울창한 나무가 우거져 있을 줄 알았더니 나무는커녕 공장식 건물과 마주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임 대표는 “버섯 농장을 운영한다고 하면 다들 하우스나 나무에서 버섯을 딴다고 생각하는데, 이곳은 현대식 시설을 갖춰 놓은 공장이라 생각하면 된다”며 “느타리버섯의 경우는 시설이 비싸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고 했다. 한창 열심히 배워 나갈 6년 차 농사꾼인 임 대표는 그의 첫인상이 말해 주듯 고교 졸업 후 체대에 입학하며 지금과는 다른 길을 걸었었다. 하지만 체대 재학 중 군 복무를 마치자 느타리버섯을 재배하시던 어머니로부터 가업을 이을 것과 한국농수산대학에 진학할 것을 권유받았다. 임 대표는 그간 어머니를 도우며 농장 일에 익숙했던지라 큰 거부감 없이 한국농수산대학 진학을 받아들였다.

후계농으로 낮은 진입장벽을 뚫고 버섯 농장 규모 넓혀 한국농수산대학은 3년 동안 모든 학비와 기숙사비를 전액 국비로 지원하며 농업 인재를 전문적으로 키워 내는 특수 대학이다. 1학년 때는 학교에서 농업 기초지식을 습득하고 2학년 때는 국내외 선진농장에 장기적으로 현장실습을 나간다. 졸업을 앞둔 3학년 때는 전문 기술과 창업설계를 교육받게 된다. 임대표 역시 2학년 때 경기도 오산에 있는 한 버섯 농장에서 10개월가량 숙식을 해결하며 현장실습을 했다. 당시 실습 농장에서 다양하게 경험했던 것들이 몸에 자연스레 배어 현재 농장 운영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느타리버섯

임 대표는 졸업 후 후계농 대출 지원을 받아 버섯 재배시설에 투자를 할 수 있었다. 사실 창업농이었다면 농사에 필요한 토지와 시설을 다 마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자금이 었을 것이다. 초기 투자자금이 해결되더라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기에 수지타산에 맞춰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하기 어려운 초보 농사꾼들에게는 농업의 첫 문턱을 넘는 것이 큰 부담이 된다. 임 대표의 경우는 후계농이라는 이점이 있었기에 진입장벽이 낮았고, 어머니와 함께 농장을 꾸려 나가며 사업을 배울 수 있었다. 

 

국내산 톱밥을 이용해 배지 직접 생산

다른 버섯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농장에서 배지를 직접 만들어 재배하느냐, 구매해서 재배하느냐에 따라 버섯의 품질과 농가 소득이 결정된다. 표고버섯이나 양송이버섯은 수입산 배지를 들여와 버섯을 재배해도 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팽이버섯이나 느타리버섯 등의 경우 배지를 수입해 버섯을 재배하면 농장의 수익 창출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한아름농원은 국내산 톱밥을 이용해 배지를 직접 만들어 쓰고 있다. 임 대표는 “톱밥과 다른 재료를 혼합하고 종균을 넣어 발효시킨 것으로 직접 배지를 만들어 쓰고 있다” 라며 배지 직접 생산을 강조했다. 그리고 느타리버섯을 병재배 시스템으로 재배하고 있는데 재배 시 온도, 습도, 빛, 환기 모두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다른 균이 침투하지 못하게 살균을 제대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임 대표는 그간의 경험치를 바탕으로 시의적절하게 스팀살균을 진행해 온도가일정 이상으로 올라가면 수분이 빠지도록 조절함으로써 해로운 균의 침입을 완전히 봉쇄하고 있다.

 

대형 마트로 연중 납품 행진 중인 한아름농원

첫 사업부터 느타리버섯 품종만을 고집한 것은, 이미 한아름농원이 시장에서 느타리버섯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임 대표가 한국농수산대학에 입학하고 집중적으로 익혔던 품종 또한 느타리버섯이었다. 현재 한아름농원은 느타리버섯을 이마트나 GS마켓 등의 대형 마트로 연중 납품하고있다. 품질 기준이 까다로운 대형 마트에 납품한다는 것은 그만큼 한아름농장에서 재배하는 버섯의 품질이 높다는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밖에도 임 대표는 “다른 홍보 채널은 없지만 차후 온라인 마켓을 활성화해 판로를 넓혀 나갈 생각이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무조건적으로 시설에 투자하기보다는 먼저 공부해서 제대로 알고 접근해야 임 대표도 버섯을 키우며 힘들 때가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애로사항들이 있다. 기본적으로 버섯은 배양 후 수확까지 30~40일이 걸리는데 중간 과정을 예측할 수 없으니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또 버섯은 여름에는 판매량이 줄어들어 수익을 내기가 조금 힘들고, 추석 무렵부터 이듬해 봄까지가 버섯이 잘 팔리는 때인데 변동이 있는 편이라 판매량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단점이다. 무엇보다도 시설에 투자한 만큼 고품질 버섯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설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무작정 투자만 한다면 오히려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 따라서 버섯 품종과 농장 환경에 맞는 시설은 무엇인지, 그 시설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공부하는 것도 버섯 재배관리와 마찬가지로 게을리할 수 없는 부분이다.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느타리버섯

차후 우량 품질의 버섯 종균을 직접 만들 계획 

현재 한아름농원의 느타리버섯 연간 생산량은 1,248톤이며 연매출은 18억 원 정도다. 농사가 잘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지만, 어느 정도 안정화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농업에 입문하고 6년 만에 이루어 낸 값진 성과라 할 수 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임 대표는 “수량을 더 늘리기보다는 품질을 높이는 것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있다”며 고품질의 버섯을 꾸준히 생산하고자 한다는 목표를 내비쳤다. 이제껏 외부에서 구입해 오던 버섯 종균을 직접 연구해 우량 종균을 생산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결국 종균과 배지를 외부의 도움 없이 직접 생산해 냄으로써 품질 향상은 물론 농가 소득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배우고자 하는 적극적인 자세와 지역 농업인과의 조화가 성공 열쇠

임 대표는 한국농수산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거나 재학 중인 후배들에게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 당시에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지나고 보면 농업 현장에서 피와 살이 되는 것들이었다”며 “농업으로 성공하고 싶다면 농업기술센터나 관련 작물 선도 농가에 적극적으로 배움을 청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본다”고 조언했다. 또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농촌에 젊은 피가 충분히 수혈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 대표의 말대로 농촌에 청년들이 가득한 날들이 머지않아 올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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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정보 : 경기도 여주시 한아름농원
경영유형 : 가족경영

시설 규모 : 버섯 5만 병
연매출 : 18억원
생산 목표 : 현재 연간 1,248톤에서 1,300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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