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를 위한 사내, 귀수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구성 요소를 중심으로 본 리뷰

출처 : CJ엔터테인먼트, 신의한수:귀수편, 내기바둑을 두는 부산잡초와 귀수

[문화뉴스 MHN 이솔 기자]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신경써야 할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 이 이야기를 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장소, 사운드, 배역, 구도 등 하나의 장면을 찍을 때도 수십번씩 찍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의한수 : 귀수편에서는 어떤 점을 신경썼으며, 어떤 메세지를 전하려고 했을까?

 

주제, '세상은 한 판의 바둑과 같다'

감독인 리건 감독은 "귀수의 여정속에 마치 한 판의 바둑을 보는 듯 한 이야기를 녹여내려고 노력했다" 며 "사실 숨은 주제는 한판의 바둑이 인간의 삶과 같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는 말을 전했다.

영화 내에서도, 처음 단 돈 몇만원을 가지고 서울로 입성해, 기원 한 곳에 '자리를 잡는' 모습에서 바둑의 첫 포석을 볼 수 있었다. 귀수의 첫 포석지는 서울로, 그곳에서 여정을 함께하던 인물들이 '사석'이 되고, 귀수 본인도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등, 주제를 잘 드러내는 요소들이 곳곳에 위치해 있다.

또한 영화에 대한 홍보에서도 볼 수 있는 '바둑'과 '액션'이 영화 내내 대비되었다. 영화에서의 액션은 대부분 일방적인 유불리를 가지고 시작한다. 악당이 칼을 가지고 있거나, 수적으로 유리하거나, 신체적 능력이 다른 것들이 특징이다. 하지만 바둑판은 공정하다. 바둑을 두는 내내 액션씬에서는 볼 수 없던 공정하고 정당한 승부가 이루어진다. 또한 그 결과에 대해 승복하고, 마땅한 대가를 치르는 모습에서는 '정말 악역 맞아?'하는 의문점도 들었다. 이처럼, 바둑과 액션은 세상에서 볼 수 있는 불공정함과 공정함을 대비시키고 있다.

 

출처 : CJ엔터테인먼트, 신의한수:귀수편, 기차씬

등장인물, “세상은 둘 중 하나야. 놀이터가 되던가, 생지옥이 되던가”

주인공인 귀수의 고난을 나타내기 위해 영화에서는 다양한 등장인물을 활용했다. 특히 '악'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고 있는데,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악역이 될 필요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허일도부터 영원한 악역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산잡초까지 다양한 악역들이 출현한다.

등장인물들의 배역이 각각 무당, 건달, 바둑기사 등으로 다양하게 다뤄지는 점이 인상 깊었다. '바둑'이라는 공통적인 점은 있지만, 하나의 조직 혹은 정규화된 집단을 무찌르러 간다는 등 흔한 악역이 아닌 점이 인상깊었다.

또한 주인공 또한 누군가에게는 악역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등장인물 '외톨이'를 통해 주제를 잘 부각시켰는데, 세상을 살면서 악역은 어디에나 있을 수 있고, 내가 그 악역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 바로 그 점이었다.

다만 주인공을 무력으로 해치우려는 무명의 살인자(조운)의 등장은 다소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부산잡초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주인공의 성장을 부각하려는 의도였던 것 같으나, 이 씬을 차라리 부산잡초의 기차씬 전에 삽입해서 영화의 긴박감을 이어감과 동시에, 부산잡초의 잔혹한 성격이 변하지 않았음을 드러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무대와 소품, '신의 놀음판'

주인공의 여정 중에는 다양한 이야기에 어울리는 장소가 등장한다. 주인공이 내기바둑을 두러 다니는 곳은 세상의 여러 곳으로, 기원, 사무실, 나이트클럽 등 수많은 사람들이 마치 세상같은 바둑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주제를 잘 나타내는 여러 장소를 선정한 점이 참 인상깊었다.

다만, 대국 장소가 작위적인 부분도 있었는데, 부산잡초와의 대결에서는 굳이 기찻길을 사용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긴박감을 나타내기 위한 다양한 장치임을 알 수는 있었는데, 부산잡초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나타내거나 주제에 대한 연관성이 그다지 드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손 대고 있던 건설사업을 토대로 공사중인 건물과 앞서 말한 무명의 살인자(조운)을 활용해 그의 비겁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바둑씬 자체에서는 한 편의 대국을 자세히 보여주거나, 바둑의 내용은 보여주지 않아서 아쉬웠다. 액션은 눈으로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요소임에 반해 바둑은 그 내용과 과정, 그리고 한 수의 의미가 중요한데 바둑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둑이라는 요소가 단지 하나의 도구로밖에 쓰이지 않는 점이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출처 : CJ엔터테인먼트, 신의한수:귀수편, 장성무당(원현준)

사운드, '361개의 바둑핀 점처럼.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사운드는 배경음악과 등장인물의 대사 등을 제외하고는 크게 특별한 점이 없었다. 영화가 전개되는 내내 부족함 없고 넘치지 않는 사운드 활용을 통해 영화의 자연스러움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등장인물 각각의 이야기를 잘 풀어냈다.

특히 액션 씬에서 부각되는 날붙이의 소리는 극적인 긴장감을 유발했는데, 주인공이 날붙이에 다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액션 씬 내내 눈을 델 수 없었다.

 

연기, '왜 날 두고갔어'

영화 내에서 빠질 수 없는 관전 포인트이다. 특히 영화에서 다양한 악역들을 다루는 만큼, 짧지만 임팩트있는 모습이 부각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배역들을 맡은 배우들 모두 개성 넘치고 인상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장성무당의 원현준 배우는 신들린듯한 연기로 귀수의 어릴 적 트라우마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역할을 잘 수행했다. 외톨이는 아버지를 잃은 기억과 복수에 몸부림치는 모습을, 부산잡초는 영원한 악역은 없다는 모습을 각기 개성 넘치게 표현했다.

다만, 조력자인 똥선생이 영화 내내 웃음포인트를 담당하는데, 긴장감 넘치는 상황에서도 웃음을 유발하는 상황이 사람마다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다만 영화 내내 어둡고 진지하던 분위기를 깨는 '아이스브레이커'같은 느낌을 의도한 것은 좋은 시도라고 보여진다.

 

전체적으로 바둑과 액션이라는 다소 동떨어진 요소를 결합하려는 시도와, 그에 걸맞는 치밀한 구성이 인상깊었다. 다만 바둑이라는 정적인 요소의 한계로 인해 위기감을 부각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모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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