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예술인 지원공연 극단 대학로극장의 오태영 작 이우천 연출의 할배 동화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오태영은 1948년 서울 출생으로 경동고등학교, 동국대 생물학과, 서울 예대 연극과 출신으로 197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으로 등단했다. 작품으로는 <빵> <통일익스프레스> <돼지비계> <불타는 소파> <콩가루> <수레바퀴> <호텔 피닉스에서 잠들고 싶다> <이웃집 발명가> <이름 없는 여자> <끝나지 않는 연극> <천안 함 랩소디> <엄마 젖 하얀 밥> <반구대> <할배 동화> 그 외 다수 작품을 발표 공연했다. 현대문학상 한국문학상 한국희곡문학상 서울연극제 희곡상 등을 수상하고 현재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위원장이다.

이우천은 극단 대학로극장의 대표이자 연출가다 <엘리엘리 라마 사박다니>로 2010년 제22회 거창국제연극제 연출상과 희곡상을, <색다른 이야기 읽기 취미를 가진 사람들에게>로 2014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연출상을 수상했다. <창작하다 죽어버려라>, <우박>, <오뎅팔이 청년>, <수녀와 경호원>, <청산리에서 광화문까지>, <두 남자의 그림자>, <엘리엘리 라마 사박다니> 등 다수의 작품을 쓰고 연출했다. 연출작으로는 <원이 엄마> <귀향> <색다른 이야기 읽기 취미를 가진 사람들에게> <하멜린> <꽃과 건달과 피자와 사자> <우리 면회 좀 할까요> <장판> <궤짝> 그 외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무대는 건반악기와 현악기 그리고 아코디언 연주자가 자리를 잡은 음악다방이다. 장면변화에 따라 그림병풍을 세워놓기도 하고, 조명 변화로 길거리의 장면이 연출된다. 연극은 도입에 미모와 아름다운 체격의 마담이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벌이는 율동에 관객은 금세 연극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한 노인이 선물상자를 안고 등장한다. 자주 이 다방을 찾는 노인인 듯 마담은 차 대신 냉수나 가져다 드리라며 노인을 냉대한다.

   
 

젊은 손님이 다방으로 들어오다가 노인다방인 모양이라며 되돌아 나간다. 노인은 다방 아가씨가 가져다 준 냉수 잔을 받아 들고 ''미숙아! 너 미숙이 아니냐?'며 묻는다. 그리고 노인은 집에 가자고 다방 아가씨의 손을 잡아끈다. ​ 그러나 다방의 영업방해라며 마담언니는 왕소금을 뿌리며 치매노인을 내쫓는다. 귀에 익은 음악이 연주되면서, 다방 아가씨는 자신도 탈북 해왔다며 동병상련, 노인을 위로하는 마음을 드러낸다.

재차 다방에 등장한 노인은 치매 증세를 보인다. 별나라에서 왕자님이 준 선물이라며 자신은 안드로메다 부근의 별나라에서 왔다고 한다. 그리고 항상 두 손으로 안고 다니는 상자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지 노인자신도 모른다고 하며 일시적으로 기분이 흔쾌해 진다는 약을 먹기도 한다. 약을 먹은 노인은 소년이 된 듯 변화된 행동거지를 보이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가수보다 뛰어난 노래솜씨로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노인보다는 젊지만 남녀노인들이 등장한다. 그들도 노인의 선물상자에 관심을 드러낸다. 노인이 소변을 보러 간 사이에 남녀노인들은 그 상자를 열어본다. 상자 안에는 쇠도끼와 아기 신발이 들어있다. 모두 어리둥절해 하는 사이에 노인이 나타나 상자를 다시 들고 다방 아가씨에게 딸이라며 끌고 가려고 한다. 마담은 노인의 손을 뿌리치며 내쫓는 과정에서 노인은 쓰러져 누운 채 꼼짝하지 않는다. 여자노인이 인공호흡을 시켜보지만 꼼짝 않자 입에 입을 대고 호흡을 시키니 비로소 노인이 깨어난다. 그때 노인의 아들이라는 48세의 남성이 등장을 한다. 노인 아들의 이야기로 노인은 치매 증세가 있고, 월남할 때 잃어버린 세 살 박이 딸 미숙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노인은 함경북도 청진이 고향인 실향민 1세대로 고령에 치매 증세까지 있어 다방 아가씨를 딸로 알고 자주 다방을 찾은 까닭이 관객에게 전해지면서 관객의 가슴이 뭉클해지기 시작한다. 다방 아가씨는 조선족 동포이고 부모를 그리워하기에 노인의 딸 노릇을 하기로 결심을 한다. 그리고 고향마을을 그린 병풍을 세워놓고 노인과 함께 꿈에 그리던 고향을 찾아가는 것으로 설정을 하고 대단원에서 남녀노인들의 열창으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연극 '할배 동화'는 실향민 1세대의 비극적인 현실을 그려낸 작품이다. 북에 고향을 두고 월남해 온갖 고생을 다 겪으면서도 북에 두고 온 가족과 딸을 잊지 못하는 노인의 아픔이 고령의 치매로까지 이어진 비극이지만 이번 연극에서는 희극적으로 꾸며지고 악극으로 구성되었다. 평균 연령 65세의 남녀배우들이 등장을 해 탁월한 기량과 성격창출 그리고 열창과 명연주는 물론 친 대중적인 공연으로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정 현, 김화영, 박정순, 하덕성, 강선숙, 배상돈, 천정하, 한보람, 김아람, 전민영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은 물론 열창과 연주로 관객은 마치 <할배 동화> 속 등장인물인 것 같은 마음으로 관극을 하게 된다.

무대디자인 송은석, 조명 채동훈, 암악 박상수, 기획 주애리, 분장 박팔영, 메이크업 순현정, 소품 전민영, 무대감독 홍민기, 지행 전재환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대학로극장의 오태영 작, 이우천 연출의 <할배 동화>를 친 대중적이자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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