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지금 우리가 조금 더 보고 싶은 연극 '안녕, 후쿠시마'가 25일 막을 내린다.

지난 8일 개막해 짧은 기간 관객을 만난 이 작품은 아내를 사고로 잃고 카페를 혼자 운영하는 '바리스타' 와 그에게 퉁명스럽게 굴면서도 그를 좋아하는 '여자', 그리고 욘사마의 흔적을 찾아 카페에 찾아온 '나츠미', 먼저 취업한 여자친구가 있는 취업 준비생 '민수' 등이 카페에서 보낸 평범하지만, 특별한 하루를 그린 작품이다.

바리스타 역에 김동현, 김결, 여자 역에 이유하, 혜미, 나츠미 역에 강유미, 백선우, 민수 역에 김기훈, 박현수, 메탈리스트 형석 역에 윤충, 메탈리스트 무진 역에 김진수가 출연한다.

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작, 연출을 함께한 최원종 연출을 비롯해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노력이 엿보이는 프로덕션에 있다. 실제 예쁜 카페를 옮겨놓은 듯한 무대에 '여자'가 앉아있는 모습은 관객이 극을 시작하기도 전에 극에 몰입하게 한다. 또 극장 입구에 붙여놓은 사진, 관람을 마친 후 돌아가는 길에 발견하는 눈사람 등 관객을 미소 짓게 할 소소한 재미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다음으로는 큰 서사가 없지만, 지나치게 서정적인 작품이 아닌 밸런스에 있다. 카페 라푸푸에서 보내는 하루를 그린 이 작품은 카페에서 있을 법한 평범하고 작은 사건을 다루지만, 그 과정에서 어떤 커다란 기승전결을 넘어서는 마음의 위안을 받을 수 있다. 상징적이거나 비유적으로 어떤 이미지를 강하게 투영하지 않고, 관객의 마음을 건드리려는 시도도 제한적이다. 하지만 그만큼 응축된 감정이 터져 나오는 순간 관객의 감동이 배가된다.

이는 배우예술이란 점을 잘 알고 만든 제작진의 영리함과 매력을 원 없이 뽐내는 배우들의 적절한 조화로 이뤄진 결과다. 깊은 감정의 기복을 연기하거나, 노래를 부른다거나, 위트 있으면서도 진정성을 보여주는 등 이 작품의 캐릭터는 연기자라면 누구나 탐낼만할 정도로 각자가 가진 매력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을 슬프지 않게 표현한 연극 '안녕, 후쿠시마'는 조금 더 오랜 시간 관객을 만나도 좋을 작품이다. 열 두 개의 계단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므로. 25일까지 대학로 예술공간 오르다.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