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쟁 6편의 영화들 중 한 가정의 출산과 아픔을 그린 영화 '기적을 기다리며'. 우연한 행복과 위기를 다룬 '자물쇠'

[문화뉴스 MHN 이솔 기자] 세상에는 여러 다양한 일들이 있다.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는 우연한 일들도, 자신과 멀게만 느껴지지만 다가 올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일들도 말이다.

 출처 :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 상영작 '기적을 기다리며'

영화 '기적을 기다리며'는 삶의 행복을 이야기하는 영화이다. 영화는 실제 벌어진 일을 그대로 영상에 기록한 다큐멘터리 장르로, 감독인 알요나 수르지코바의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한 작품이다. 

아이들이 뛰노는 첫 장면에서 볼 수 있듯, 살아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즐겁고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다. 매일매일 즐거운 모험을 하는 수르지코바의 가족들에게 새로운 기쁨이 찾아오는데, 바로 넷째의 출산이다. 아이들은 춤을 추고, 노래를 하고, 다가올 아이의 이름을 짓는 등, 이 '기적'을 기다리며 즐거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병원으로 향해 자신들의 동생인 태어난 아이를 본 가족들은 너나 할것없이 이 기적을 감상하는 데 열중해 있었다.

하지만 다음 씬에서 아이가 인큐베이터 안에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그 짧은 시간 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지만, 잠깐 언급된 의료사고가 원인으로 아이는 머리에 큰 충격을 받고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간호사 중 한명은 그 상황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정말 미안해요"라는 말로 그들을 위로하며 병실을 서둘러 빠져나간다.

아이와 이별을 준비하는 부모들은 터져나오는 감정을 억누를 수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네가 우리에게 와줘서 행복했어" 라는 대사는 정말 인상깊었는데, 마치 다가올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 처럼 담담하게 이야기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아픔을 애써 밀어내려는 모습이 느껴졌다. 마지막 씬에서는 다시 행복한 가정을 보여준다. 아이들이 부모님들과 놀고, 함께 식사를 하고 마치 그런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 평범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언가 계획적인 상황에서 찍는 영화와는 또다른 새로움이 전해졌다. 감독은 "에스토니아에서 이러한 상황은 자주 나오는 상황이다"는 설명과 함께 "이런 상황이 일어나도 누구에게 알리지 않고 금기처럼 아무도 이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에스토니아의 의료 상황과 비영리단체 등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감독은 "어머니로써 마주할 수 있는 가장 비극적인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삶 자체가 정말 행복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필름으로 담게 되었다"는 말을 전했다.

출처 :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 상영작 '자물쇠'

영화 '자물쇠'는 한 노숙자가 우연히 주운 집 열쇠를 통해 시내 곳곳의 집을 수색하고 집에 들어가 생활하는 것을 그린 영화이다. 스페인 영화이지만 대사가 거의 없어 보는 데 지장은 없다.

영화에서는 노숙자의 이야기, 그리고 집을 찾고 들어가는 이야기를 통해 일종의 긴박감을 자아내고 있는데, 집에 아무도 없는 시간을 계산해 집에 들어가는 첫 시도를 하는 상황에서는 고요한 가운데 돌아가는 자물쇠 소리가 엄청난 긴장감을 자아내었다.

다음 장면에서는 그 긴박감 이후에 맞이하는 평화로운 생활을 보여준다. 쇼핑도 하고, TV를 보면서 웃고, 마음껏 샤워도 하는 등 마치 집주인이 된 듯한 편하게 지내고 있는 주인공을 보여준다.

이후 집안에서 발견된 이상한 글귀들과 사진들, 그리고 피가 묻은 것 같은 티셔츠... 하지만 위기를 직감했음에도 주인공은 집을 떠날 수 없었는데, 되찾은 안락한 생활에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짜 위기가 찾아온다. 곧 집주인의 남자친구로 판단되는 사람이 집에 들어오고, 이윽고 그를 발견한 주인공은 도망치게 된다. 다시 노숙자 생활로 돌아가게된 주인공을 비춰주며 영화는 끝난다.

배우는 표정과 행동으로 대부분을 연기하는데, 다만 대사로 풀어가거나 독백으로 풀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잘 설명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원래 살던 집주인이 무슨 사정으로 집을 비우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추측해 볼 수 있는 것은 중간에 보이는 피묻은 셔츠와 찢어진 편지들을 통해 살인으로 추정할 수 있는 사건이 그 집에서 발생했고, 주인공은 그 상황을 점차 알아감에도 도망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일종의 자신과 멀게만 느껴지지만 다가 올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일 말이다.

또한 일반적인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먹고, 씻고, 자고 하는 일상이 남에게는 정말 큰 행복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새삼스레 느끼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하고 있는 다른 일들 중에도 누군가가 큰 행복으로 느낄 만 한 것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두 작품 모두 '당연하게 생각하는' 우리의 일상들이 사실은 정말 행복하고, 우연같은 이야기임을 비춰주고 있다. 비록 한 쪽은 희극 속의 비극을, 다른 쪽은 비극 속의 희극을 다룬 이야기지만 말이다. 우리 또한 당연하게 생각하는 기적같은 일들을 경험하고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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