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젊은 농어업인들의 희망보고서 17편, 금호축산영농조합법인 '이행도' 대표
  • 오지현 기자
  • 승인 2019.11.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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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마리 한우 사육을 꿈꾸는 나눔 전도사, '이행도 대표' 인터뷰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금호축산영농조합법인 '이행도' 대표

[문화뉴스 MHN 오지현 기자] 이행도 대표는 한우 번식에 대해 남다른 실력과 비전을 가지고 있다. 맛 좋고 건강한 소를 키우는 방법으로는 특히 풀사료 생산에 공을 들인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와 총체보리(풋통보리)를 직접 재배해 자신의 농장은 물론 다른 축산 농가에도 풀사료를 공급해서 부수입을 쏠쏠히 올리고 있다.

망설임 없이 농부가 되기로 선택한 열아홉 살 소년

금호축산영농조합법인의 이행도 대표는 영암에서 태어나 영암에 삶의 뿌리를 내린 뼛속까지 영암 사람이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고 체력도 받쳐줬기에 입시 때에는 체육 교사를 희망했다. 주저 없이 체대에 지원해서 합격 통지서를 받은 이 대표는 입학을 앞두고 숙부와 대화를 나누게 됐다. 이 대표 의 숙부는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을 나와 농고에서 교사로 재직 중이었다.

이 대표는 숙부 에게서 뜻밖의 말을 들었다. 앞으로 농업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니 한국농수산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것. 놀라운 것은 이 대표의 선택이었다. 높은 입학 경쟁률을 당당히 뚫고 합격한 체대를 미련없이 접고 별 망설임 없이 농부의 험난한 길을 선택한 것이다.

“어머니가 반대를 많이 하셨어요. 평생 아버지가 고생했던 길을 왜 일부러 가려하냐고. 부모님들 마음이야 다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안정적인 교사 생활을 하길 원하셨죠.” 열아홉살 소년의 충동적인 결단이었을까. 이 대표는 절대 그렇지 않았다며 손을 내저었다. 소년이 보기에 축산 농가는 힘든 대신 그만큼 성공의 가능성이 내다보이는 곳이었다. 거기에 아버지가 닦아 놓은 기반도 있었다. 나름대로 확신이 있었기에 내린 결단이었다. 어머니를 설득했고 과감히 농업에 뛰어들었다. 한국농수산대학 졸업 후 큰 고비를 여러 번 겪기도 했지만 젊은 패기와 열정으로 맞서 싸웠다. 그 결과 소년은 어느덧 550마리의 한우를 키우며 ‘브루셀라 박사’라는 별명을 가진 한우 육성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더불어 다양한 대외 활동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여유도 가지게 됐다.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잊을 수 없는 2002년

지난 2001년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한국농수산대학 축산학과에 입학한 이 대표는 그 누구보다 보람차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했다. 이론과 실습 모두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알찬 시간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안성맞춤 한우 목장에서의 배움. 이때의 현장실습을 통해 앞으로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나아가 평생을 함께할 좋은 동료들과 선배들을 만났다.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열린 2002년은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이 대표에게도 잊을 수 없는 해가 되었다.

온 나라가 월드컵에 열광하고 있을 때 이 대표는 ‘2002’라는 숫자에 영감을 얻어 장래에 2,002마리의 한우를 키우는 농장주가 돼 보자는 목표를 세웠다. 가축 번식을 전공하고 가축 인공수정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 대표에게는 자신감과 열정이 넘쳤다. 꿈은 조만간 이루어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할까. 아니면 이 대표의 열정을 시험하는 시련이었을까. 졸업과 동시에 소에게 치명적인 브루셀라병이 전국을 휩쓸었다.

이 대표의 목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브루셀라병은 소, 돼지, 염소, 개 등에서 발생하는 세균성 전염병으로 소 브루셀라병은 제2종 가축 전염병으로 관리되고 있다. 암소에게는 불임과 임신 후반 유산을 일으키고, 수소에게는 고환염 등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전염병이기 때문에 걸렸다 하면 반드시 살처분해야 한다. 더 심각한 것은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는 인수 공통 질병이라는 점. 마른 하늘에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없었다. 아버지가 1997년에 축산을 시작해 소 마릿수를 100두까지 키워 놓은 농장. 자식과도 같은 그 소들이 속절없이 전부 살처분됐다.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금호축산영농조합법인

브루셀라 박사가 되기까지

그렇게 4년이 흘러갔다. 2002마리의 목장을 향한 열정은 한참 뒤로 미루어졌지만, 이 대표는 그 일을 계기로 브루셀라병을 이겨내는 것부터 배워 나갔다. 그런 노력 끝에 ‘브루셀라 박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소도 사람처럼 10개월 만에 태어나요. 태어난 다음에는 아기 돌보듯 부지런히 잘 돌봐야 해요. 농장의 청결과 주기적인 소독은 기본입니다. 브루셀라병을 겪고 나서 어쩌면 더 겸손해지고 더 철저해진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달려왔어요.”

브루셀라병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졸업 이후 16년 동안 소 브루셀라병 세 번, 소결핵 한 번을 경험했다. 그때마다 수많은 소를 잃었다. 하지만 그런 시련을 통해 번식우를 구매하고 관리하며 최고 등급 한우를 사육 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만들어 왔다. 이 대표는 그렇게 쌓은 소중한 지식을 지역 농가들과 꾸준히 공유할 뿐만 아니라 한국농수산대학에서 현장 교수로 활동하면서 후배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암소 개량 체계를 갖춘 일괄사육으로 전환

“저희 농장은 사실 다른 농장에 비교해 여건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주변 농지를 활용해 총체 보리와 함께 다양한 풀사료를 계속 재배했거든요. 그런 시도들로 인해 사료값이 크게 절감됐고, 고급육 생산에도 큰 도움이 되었죠.” 일찍이 2004년부터 풀사료를 생산해 판매하면서 비육우 육성에도 박차를 가했지만 거기에 머물 이 대표가 아니었다. 인공수정에 대한 수많은 경험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금의 일괄사육 체계를 도입했다.

일괄사육이란 암소를 개량해 우량 송아지를 자가생산하고 육성 및 판매하는 사육 형태를 말한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10년 전부터 암소 입식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그 결과 300두까지 암소를 늘렸다. 그 과정에서 아버지는 축산 선배이자 동반자이면서 최대의 지원군으로 절대적인 도움을 주었다.

“목장을 이어받을 때 아버지가 물려준 철저한 기록물을 보면서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아버지는 한우 목장을 운영하면서 한우 종자 개량에도 크게 신경 쓰셨고, 개체 관리도 철저히 하셨거든요. 아버지랑은 평소에 대화도 많이 하지만 원래 손발이 잘 맞았어요. 특히 농기계에 대한 공통 관심은 풀사료 대량 생산이라는 부가 수익 창출에도 도움이 되었죠.” 매해 봄가을마다 3개월씩 6개월에 걸쳐 부지런히 생산한 풀사료는 목장의 양적·질적 발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그는 아버지 를 떠올리며 말했다.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금호축산영농조합법인 '이행도' 대표

삶의 원동력은 함께하는 삶

이 대표는 졸업 직후인 2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까지 지(智)·덕(德)·노(勞)·체(體) 4가지 이념을 실천하는 농업인 단체인 한국4-H에서 활동하며 한국4-H 중앙연합회장을 역대 처음으로 연임했다. 구제역 방역 활동, 축산농가 소독 봉사활동, 영세 취약 농가를 위한 콜서비스 사업, 독거노인 집수리 봉사활동 등에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2018년에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의장(대통령) 표창을 받는 쾌거를 이루었다. 현재는 한국농업경영인 영암읍 협의회장을 최연소로 맡고 있다.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동년배들도 많이 만나고, 다음 세대인 중고등학생들과도 연계해 봉사활동도 많이 했어요. 지금도 홀로 농사짓는 어르신들을 찾아가 기계로 농작업을 도와드리고 있고요. 농축수산업의 밝은 미래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변이 나아지면 저 개인의 삶도 좋아지는 건 당연하잖아요.” 이 대표가 농사를 통해 터득한 삶의 철학은 그의 단단한 어깨처럼 견고해 보였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하며 얻은 신망을 자신의 꿈과 함께 차근히 성장시킨 이 대표이니만큼 앞날도 탄탄대로이지 않을까. 인터뷰를 마치며 소처럼 선한 눈망울을 지닌 이 대표에게 장래의 꿈을 물었다. 허황함이라곤 전혀 없는 착실한 대답이 나왔다. “학교 공부까지 치면 19년째 한우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논농사와 한우 사육을 함께했던 아버지 밑에서 자랐기에 한우는 항상 제 삶과 함께했어요. 정말 힘들었던 시기에도 한우 사육을 그만두거나 다른 가축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 자체를 해본 적이 없어요. 2002마리의 꿈은 단순한 양적 확장이 아닙니다. 나와 우리가 사는 지역이 함께 성장해 가는 가능성이지요. 그것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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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명 : 금호축산영농조합법인

농장소재 : 전라남도 영암군

경영유형 : 직접경영

영농경력 : 16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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