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젊은 농어업인들의 희망보고서 20편, 수생수산 '송수생' 대표
  • 오지현 기자
  • 승인 2019.11.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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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어의 특별한 맛을 널리 알리는 '송수생' 대표 인터뷰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수생수산 '송수생' 대표

[문화뉴스 MHN 오지현 기자] 다니던 대학을 자퇴하고 입대를 준비하던 중 아버지의 권유로 한국농수산대학에 진학했다. 수생은 물처럼 살라고 외삼촌이 지어 주신 이름이다. 운명처럼 수산양식학을 전공하고, 수생수산을 창업해 향어를 기르고 있는 송수생 대표의 고군분투기를 들어 보자.

아버지가 권유한 향어와 메기 양식

송수생 대표의 양식장이 위치한 전라북도 김제는 전국 최대의 곡창 지대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식탁에서 소비하는 향어의 80%를 생산하는 전국 최대의 향어 생산지다. 쌀농사가 주를 이루는 평야 지대에 향어 양식장이 번창하게 된 것은 향어의 독특한 습성 때문이다. 향어는 쉬지 않고 땅을 긁는 습성이 있다. 따라서 물과 부드러운 흙이 잘 어우러진 환경이 양식에 필수적인데, 그 점에서 땅 넓고 물 공급이 원활한 김제를 따라갈 지역이 없다.

송 대표는 이곳 김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를 마친 김제 토박이다. 어려서부터 공부에 대한 열의가 꽤 높았기에 졸업 후 서울 구로동에 위치한 모 대학 경영학부에 진학 했다. 하지만 현실과 이상은 달랐다. 대안학교 출신으로 상향지원을 해서 갔기 때문인지 적응이 쉽지 않았다. 입학 후 내내 방황하다가 1년을 채 못 견디고 자퇴를 했다.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딱히 할 일이 없었다. 일단 군 대부터 다녀오자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아버지를 통해 한국농수산대학을 알게 됐다. 아버지에게 얘기를 듣는 순간 괜찮겠다는 느낌이 퍼뜩 들었다. 송 대표의 아버지는 김제에서 평생 농사만을 지으며 살아왔다. 가까이서 그런 아버지를 보고 커 왔기에 송 대표에 게도 농사는 남의 일이 아니었다. 은근히 흥미도 있었다. 주변에서 향어와 메기를 양식 하는 것을 많이 봐왔던 아버지는 그쪽을 권했다. 농사보다 덜 힘들고 수익이 높다는 이유에서였다. 그제야 송 대표는 외삼촌이 지어 준 자신의 이름이 기막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 수(水) 자와 날 생(生) 자를 합해 ‘물처럼 유유히 살라’는 뜻으로 지었지만 ‘물 농사’로 방향을 정하니 이름에 운명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송 대표는 한국농수산대학 수산양식 학과에 진학했다. 자신이 키우게 될 향어를 처음 맛본 것은 2학년 때 경상남도 진해시에 위치한 내수면 연구소에 실습을 나가서였다. 살이 두툼해 양이 많으면서도 식감은 쫄깃하고 고소해 ‘이거 물건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한다.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수생수산 '송수생' 대표

양식장 옆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향어 양식에 몰입

송 대표의 아버지는 농사만 지어 왔기 때문에 향어 양식에 대한 기반이나 지식이 전혀 없었다. 송 대표가 직접 예산을 따져 보니 향어 양식은 3억 원 가까운 자금이 들어가야 하는 일이었다. 속된 말로 ‘저질러야’ 했다. 졸업하던 해에 창업자금을 전액 대출로 해결 했다. 스물두 살의 나이였다. 송 대표는 2억 8,000만 원이라는 거금을 대출받은 것도 살 떨리는 일이었지만, 그중 1억 원을 현찰로 운반할 때는 심장이 벌렁거렸다고 말했다. “현장 공사비와 인건비는 현금으로 지급해야 했거든요. 그런데 묘한 것이 겁이 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기대감과 도전 정신으로 흥분이 되더라고요.” 

충동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큰돈이 들어간 일 이었다. 대출을 받은 이후에는 농지를 임대 하고, 설비를 갖추고, 치어를 선별해서 입식 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다. 학교에서나 실습 기관에서나 어종별로 특성을 배우는 과정은 있었지만 송 대표에게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어려움은 상상 이상이었다. 모든 게 처음이었고, 더구나 혼자였다. 키우는 대상이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생물이라는 점도 한몫했다. 송 대표는 양식을 시작한 지 5년이 된 지금도 양식장 바로 옆 관리사에서 혼자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본가까지의 거리가 차로 20분 정도인데도 그렇다.

“처음 3년은 주변에서 양어장 하시는 분들을 많이 따라다녔어요. 젊은 사람이 배우겠다고 덤벼드니까 기특해 보였는지 어르신들이 물심양면으로 많이 도와주셨어요. 여기까지 온 데에는 그분들 덕이 커요. 그러고 보니 고기가 나를 키우는지, 내가 고기를 키우는지 시간이 빨리도 흘렀네요.”

양식은 예기치 못한 변수가 제법 많고, 특히나 향어는 위가 없는 어종이어서 마구 먹다가 장염통이나 장포자충 같은 병에 걸리기 십상이라고 한다. 사료량을 잘 조절해서 주는 것이 알파요, 오메가란 뜻이다. “향어 양식은 달리 특별한 방도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의 감과 노하우를 키우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작년까지는 메기 양식도 병행했지만 올해부터 송 대표는 양식 농가가 상대적으로 적은 향어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메기는 위험률은 덜하지만 손이 많이 가고, 향어는 손이 많이 가지는 않지만 위험률이 크다.

당연히 수익성 면에서는 고급 어종인 향어가 낫다. 그렇게 결정한 데에는 송 대표의 자신감이 크게 거들었다. 지난 5년 동안 크고 작은 실패를 경험하면서 노하우가 많이 쌓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송 대표는 남의 농지를 임대해서 양식을 해 왔지만 불안정성이 크다고 보고, 올봄에는 추가로 대출을 받아 자신 명의의 양식장을 늘렸다.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수생수산

수익 구조를 다양화하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

향어는 봄에 치어로 입식돼서 여름 가을을 나고 출하시기인 겨울에 이르면 무게가 2kg 가까이 늘어난다. 주로 유통업체에만 도매로 향어를 납품하다 보니 양식 농가에서는 업체의 일방적인 요구에 끽소리도 못 할 때가 많다. 당연히 제값을 받지 못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것을 매년 경험하다 보니 송 대표는 1년 농사가 오로지 유통업체에 따라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현실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단일 상품을 오직 한 계절에 도매로만 납품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이 든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는 그동안 쌓은 노하우와 자신감을 바탕으로 수익 구조를 다양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도전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사과를 재배하는 친구를 따라서 블로그를 운영 하며 향어즙을 팔아 보기도 했다. 향어즙은 사과와 달리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호응은 괜찮은 편이었다. 그런데 보관을 위한 저온창고 없이 시작했기 때문에 금방 중단해야 했다. 올해는 저온창고를 마련했기에 향어즙을 다시 판매할 계획이다. 게다가 출하 외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겨울 동안 부모님과 함께 운영할 식당을 지었을 뿐만 아니라 향어회를 뜨는 법도 배워 놨다.

원하는 업자에게는 직접 소매 납품도 할 계획이다. 현재 향어는 국내에서 연 3,000~4,000톤이 소비되는데, 국내산 향어는 1,500톤 정도만 생산돼 국내산 생산량이 소비량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재미난 점은, 국내산은 전라북도에서 90% 정도가 생산되지만 소비는 마산·창원·부산 등의 경상남도 일대에서 90% 가까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각종 어종과 횟감이 넘쳐 나는 경상남도에서 거의 전량 소비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향어가 매력 있다는 반증이랄까.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송 대표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근거는 가성비로 볼 때 향어만큼 좋은 횟감이 없다는 것. 여기에 한동안 시들 했던 향어의 인기가 부활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이를 위해 최근 내수면 향어양식협회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는 얘기도 전했다. 정착하는 데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크게 받은 만큼 자신도 주변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송 대표.

송 대표는 방송 출연을 가끔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제성이 풍부한 젊은 양식인의 한 사람으로서 향어 알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향어를 알리고 소비를 늘려 자신과 주변인들의 성장까지 함께 도모하고 있는 듬직한 송 대표의 행보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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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명 : 수생수산

농장소재 : 전라북도 김제시

경영유형 : 직접경영

영농경력 : 5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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