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그 어느 때보다도 다사다난했던 2016년에 어울리는 책들이 있다.

누구나 알만한 대중 도서부터 요즘 핫하게 떠오르는 독립출판물까지 [문화뉴스 2016년 연말결산]에서 소개한다.

'사는 개 뭐라구'

작가 셜리 브라하 / 출판사 : 중앙북스 / 출간일 : 2016. 05. 27

「우리가 만나기 전, 마니는 길거리를 방황하던 노숙견이었죠. 당시 10살이던 마니는 늙고 병들고 지쳐 있었어요. 한쪽 눈은 실명 상태였고, 혀는 삐죽 나와 있었으며 고개는 왼쪽으로 기운 채 뇌종양이 의심됐죠. 유기견 보호소 직원이 붙여준 이름은 “더럽고 악취가 나는 개”였습니다. '사는 개 뭐라구' 中」

'사지마세요 입양하세요'라는 문구, 강아지 공장, 유기동물 등 반려동물을 키우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접해봤을 이야기이다. 변을 가리지 못해서, 아파서, 크니까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많은 이들이 한 때 가족이었던 반려동물들을 버린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인스타그램 스타가 된 늙고 병든 홈리스 강아지의 이야기로 가슴 뭉클하게 해주고, 책의 수익금 일부는 유기견 및 동물보호단체에 기부까지 한다.

이기자 주관적 서평 : 가족처럼 키우던 반려동물까지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이들이 있다. 애완동물을 반려동물이라 칭하게 된데는 '동물이 장난감이 아닌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반려자'라는 인식에서 붙은 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한때 가족이었던 반려동물을 버리는 것이 부모를 버리는 고려장과 어떻게 다를까?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작가 : 무라카미 하루키 / 출판사 : 문학동네 / 출간일 : 2016. 06. 01 

「자,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단 말인가? 좋은 질문이다. 아마도. 하지만 내게는 아직 대답할 말이 없다. 왜냐하면,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지금 라오스까지 가려는 것이니까. 여행이란 본래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 '거대한 메콩 강가에서' 中」

무라카미 하루키가 1995년부터 2015년까지 세계 곳곳을 여행한 이야기를 담은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는 하루키가 근 10년 만에 선보인 여행 에세이다. 생생하게 담긴 타지 생활, 애환, 향수, 먹방, 모험담 등은 하루키식 리뷰와 아내 무라카미 요코의 직접 찍은 사진들로 이루어져 여행 가이드북의 느낌도 든다.무라카미 하루키는 '2016 안데르센 문학상'을 수상했다. 

이기자 주관적 서평 : 국내 TV프로그램 '꽃보다 청춘' 등에서 화제가 된 라오스를 제목으로 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 에세이는 상업적인 여행 가이드북과는 다른 생생한 여행기를 느끼게 해주었다. 각박한 사회생활 속에서 지금 당장에라도 떠나고 싶어지게 만드는 여행 에세이.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 1, 2

작가 : 퍼엉(일러스트레이터) / 출판사 : 예담 / 출간일 : 2016. 03. 14, 2016. 08.22

「테라스에 나왔어요. 서로 아무런 대화 없이 앉아 있어요. 말을 하지 않아도 어떤 기분인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아요. '편안한 침묵' 中」

'이퀄스', '카페 소사이어티', '라라랜드' 등 2016년엔 꽁냥꽁냥 연애 감성을 살아나게 하는 다양한 영화들이 나왔다. 영화 못지않게 설레는 책들도 많았으나 사랑스러운 그림들과 글귀로 사랑에 빠지고 싶게 만들어준 이 책은 드라마 'W'에서 강철(이종석)이 연애를 배운 책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기자 주관적 서평 : 책 뒷부분에 적힌 작가의 말이 와 닿는 책이었다. 삶을 살아가는 게 그림 속 두 캐릭터처럼 늘 행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늘 작은 기쁨들로 인해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사랑하게 된다. 어쩌면 계산적으로 연애하는 요즘 젊은 커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일지도.

 

'나에게 고맙다'

작가 : 전승환 / 출판사 : 허밍버드 / 출간일 : 2016. 07. 01

「남을 위해서 하는 그 말들은 정작 너에게 필요한 말이 아니었을까? 상대방에게 건네던 말들… 괜찮니? 네 잘못이 아니야. 조금 늦어도 괜찮아. 수고했어. 오늘도. 이미 넌 충분해. 이 모든 말들은 나 자신에게 먼저 해줬어야 했다. '나에게 하지 못한 말' 中」

2012년부터 5년 동안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 다양한 SNS에서 100만 명 독자들에게 위로를 주는 '책 읽어주는 남자'의 운영자가 '나' 자신을 위한 토닥토닥 에세이로 다시 한번 우리의 마음을 다독인다. 

이기자 주관적 서평 : 내가 나를 사랑해야 남을 사랑해줄 수도 있고, 남의 사랑도 받을 수 있다. 바쁜 사회 속에서 남 눈치 보고, 상사에게 치이고, 부모님께 구박받는다고 나까지 나를 다그치지 말자.

'언어의 온도'

작가 : 이기주 / 출판사 : 말글터 / 출간일 : 2016.08.19

「상처를 겪어본 사람은 안다. 그 상처의 깊이와 넓이와 끔찍함을. 그래서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에서 자신이 겪은 것과 비슷한 상처가 보이면 남보다 재빨리 알아챈다. 상처가 남긴 흉터를 알아보는 눈이 생긴다. '언어의 온도' 中 p.19」

"당신의 언어는 따뜻합니까?" 책 속에서 이기주가 묻는 말이다. 말에 관련한 우리 속담은 다양하게 많지만, 세상에 아름다운 단어들을 뒤로하고 많은 이들이 상대방에게 비수 꽂는 말을 즐겨 한다. 따뜻한 마음을 담은 언어를 사용한다면 이 세상이 달라짐을 느낄 수 있다.

이기자 주관적 서평 : 제목부터 와 닿았던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사용하는 언어의 온도는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을 문득 해보았다. SNS나 문자로만 접하면서 우리의 언어는 너무나 딱딱해지고 차가워 보이기만 하는 것은 아닐까? 한 해를 뒤돌아보며 반성하고 언어의 온도를 좀 더 따뜻하게 데워본다.

 

소개된 5편 외의 2016년을 빛낸 책 5편 :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루웨이의 숲' 30주년 한정판, 시국에 어울리는 소설 '태양의 그늘', 핫한 반려동물 고양이와 친해지는 방법 '나는 고양이 스토커', 아마존 베스트 셀러 미스터리 스릴러 '인 어 다크, 다크 우드', 푸드 포르노 요리소설 '치킨의 50가지 그림자'

 

문화뉴스 이민혜 기자  pinkcat@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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