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3일 (수)부터 19일 (화)
유토피아에 대한 환상과 실체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이상주의에 대한 의문을 제기

출처=갤러리도스

[문화뉴스 MHN 이은비 기자] 갤러리 도스가 오는 11월 13일부터 19일까지 박수형의 ‘INFINITE FIELDS’ 전시를 개최한다.

오늘의 정원은 콘크리트의 회색과 건물전체를 둘러싼 유리의 번쩍임, 눈을 찌르는 네온으로 가득한 현대 도시의 메마른 스테레오 타입을 완화하기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작가가 바라본 정원은 틀 안의 인공적 자연이라는 모순과 지속적 관리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도리어 강박적인 도시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자연의 녹음은 본디 사람의 손길을 거치지 않았고 거칠 필요도 없다. 누구도 소유한 적이 없으니 재해로 잠시 사라진다 한들 아쉬워할 이도 없었다.

도시에 살아가는 인간은 자신들이 정리한 인공의 틈에 자연의 모습이 담기길 원한다. 그 모습은 가시 돋친 야성이 아니라 소화하기 쉽고 부드러운 부분만 선택적으로 골라낸 자연이다.

작가가 바라본 수풀은 제어하고 장식하기 쉬운, 소위 보기 좋은 상태에 대한 인간의 집착이 담긴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는 부동산과 건축물에 대한 광적인 집착이 빚어낸 현대 도시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제 아무리 길들인 자연이라 한들 지속적인 인간의 관리가 없다면 정원은 인간의 기준으로 분류된 잡초와 해충, 오물로 가득해진다. 박수형은 수풀의 틈에서 제멋대로 무성해진 건강하지 않은 도시의 역사를 본다.

하늘을 찌르듯 높게 세워진 건물은 용도에 맞게 속을 전부 채우지 못하고 속이 빈 상태로 공허한 빛을 뿜어낸다. 잡초처럼 무성하지만 하층부부터 채워지지 못한 도시는 뿌리에 비해 비대한 몸체를 지니고 서있다. 조금만 건드려도 금세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세태는 막바지에 다다른 보드게임 젠가의 탑처럼 위태롭다. 

작품은 무성하게 자란 수풀인 동시에 도시의 모습을 담고 있다. 관객이 쉽게 기대할 수 있는 녹색의 자연이 아닌 도시의 야경과 허공을 찌르는 마천루의 실루엣이 보인다.

어둡고 차가운 색으로 칠해진 배경은 그 불투명함과 속도감이 느껴지는 붓질로 인해 도시의 칼바람처럼 작품 전체적인 분위기를 차갑고 비정하게 만든다. 강하게 드러나는 세로 방향의 획들은 갑자기 내리는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소나기처럼 화면을 가로지른다.

화면 하단을 빈틈없이 가득채운 식물들은 시각적으로 복잡하지만 모호하며 무심하게 묘사되어있어서 마치 포자로 이루어진 군집을 보는듯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개별 요소가 세밀하게 묘사된 것이 아니라 기계적으로 반복된 붓질들로 표현된 이미지는 오늘날 도심의 공허하게 떠도는 인간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강박적으로 가득 채워진 터치는 틈 사이로 드러나는 어둡고 푸른 배경과 더불어 교통체증처럼 도심의 공황이 느껴지게 한다.      

박수형의 작품에는 굵직하고 튼튼하게 자란 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 멀리서 바라보면 촘촘히 짜인 정교한 구조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바람이 조금만 불면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나약하다. 급성장과 보여주기식 지표, 가성비와 같은 비인간적인 요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콘크리트와 철골의 견고함은 합리라는 이름으로 인간성이라는 유기물을 양분으로 소모하며 거대한 몸집을 거품처럼 부풀려간다. 작가는 이번 작품들을 통해 동시대 사람들이 당연하듯 새겨버린 유토피아에 대한 환상과 실체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이상주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현대의 정원을 통해 모순과 만족을 이야기 하는 박수형의 이번 전시는 오는 13일부터 19일까지 갤러리도스 본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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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13일 (수)부터 19일 (화)
유토피아에 대한 환상과 실체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이상주의에 대한 의문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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