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용우 조은지 주연, 하윤재 감독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블랙코미디 장르의 영화, 오는 27일 개봉 예정

출처 : (주)트리플픽쳐스, 영화 '카센타' 포스터

[문화뉴스 MHN 이솔 기자] 우리는 살면서 여러가지 고민들을 한다. 그 중에서도 양심과 물질, 어느 것을 고를 지 결정하는 것은 매우 흔하고, 자주 듣는 질문이다. 특히 취업준비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적성검사에서 들었을 법 한 질문들이다. 누구나 이런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누군가는 답을 찾기도 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그런 '욕망과 이성'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영화 카센터에서 찾을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을 살펴보려고 한다.

 

주제, "살다가 한번쯤은 마주치는"

주제는 너무나도 대중적이지만 쉽게 입 밖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주제를 잘 활용했다. 이성과 감성, 양심과 물질 속에서 갈등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흔하지만 쉽게 보기 어렵다. 많은 경우 한 개인이나 조직, 단체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이번 '카센타'에서는 부부라는 특수한 관계에서 파생되는 '양심과 물질'이라는 주제를 다루었다. 때로는 한 몸 같지만, 때로는 남남같은 이 관계에서, 또한 물질로 인해 고통받았던 이 관계에서 아마 우리가 내렸거나, 내리게 될, 내밀하고 진솔한 선택을 볼 수 있다. 하윤재 감독은 "영화에서는 물질적인 것으로 표현된 욕망, 그리고 양심 사이에서 우리 누구든지 갈등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라는 의견을 전했을 만큼, 이 주제는 직선적이고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주제이다.

또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사회의 모습들을 풍자하고 비판한 모습도 좋았다. 순영을 짝사랑하던 '문사장'과 순영의 욕망으로 인한 에피소드, 외지인에게는 '시골 민심'이지만 척을 지는 순간 '텃세'로 돌변하는 사람들의 모습, 일에 대해 양심적인 가책을 느끼면서도 급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많은 돈을 뜯어내는 재구의 모습까지, 영화 장면장면이 사회, 그리고 우리에게 "넌 어떻게 할래?"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출처 : (주)트리플픽쳐스, 영화 '카센타' 스틸컷

등장인물, "너 그리고 나"

등장인물 또한 특별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너무 특별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특별하지만, 사실 우리들의 모습과는 별반 다르지 않다. 그만큼 실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 개성있고, 특별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히어로물이나 액션영화 주인공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우리 모습과 닮은 등장인물들인 재구와 순영, 그리고 다른 등장인물들을 보며 문득 우리 자신이나 주변의 사람들이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그럼에도 순영과 재구는 돌아갈 공간이 있다는 점이다. 장사가 망하고 카센터를 닫을 위기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의 가족애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곳곳에 위치해 있다. 뭐, 좋게 말하면 아무리 극한 상황에서도 서로를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는 모습을 그렸을 수도 있지만, 현실의 많은 경우 이혼이나 결별의 위기를 겪는다. 영화에서도 간혹 이러한 것들을 암시하는 장치가 있기는 하지만,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위해 직접적으로 이러한 위기를 느러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때론 영화보다 현실이 더 잔혹하기도 하니 말이다. 

 

소품 및 무대, "10년의 고민"

이 부분에서는 많은 찬사를 보내고 싶다. 블랙코미디를 구성하는 경우 대개 주제를 위한 과도한 설정 등으로, 무대와 소품이 희생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카센타'에서는 감독이 '주제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한 흔적이 보였는데, 영화의 각종 복선들과 사건, 그리고 비밀 등을 통해 영화를 루즈하지 않고 매끄럽게 풀어나갔다. 자세한 내용을 다루기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여기서 줄이겠다.

무대 구성에서는 스토리텔링 보다는 '실제성'에 주목했다. 리얼리티를 높이기 위한 큰 무대인 경남의 한 지역부터, 건설 작업현장, 그리고 주인공의 가족관계와 지역사회와의 연계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실제성을 높이기에 총력을 다했다. 그 결과물로 이렇게 훌륭한 작품이 탄생했다고 본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영화에서 딱히 심장을 조이는 듯 한 긴장감은 없지만, 장면이 전환될 때 마다 긴장감을 다소 완화시켜주는 '아이스브레이킹' 장면이 잘 드러나지는 않았다. 기-승-전-결 구조로 보면, 영화의 기-승에는 굉장한 압박감과 어려움을 보여주지만, 정작 영화의 클라이막스 부분인 '전' 부분에서는 앞선 단계에서 쌓아놓은 여러 긴장감들을 한번에 풀어버리듯, 너무나도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모습들이 많이 비춰진다. 이러한 행복한 씬은 주제와 연결지어 보여줄 수 있다고 하지만, 차라리 영화 중간중간 긴장감을 해소할 수 있는 장치들을 넣고, 이 요소에 대해서는 짧고 강하게 임팩트를 주는 방법이 적절했을 수 있다.

또한 전지적 제3자 시점에 의해, 관객들은 '전'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다뤄지는 여러 위기 중 하나인 "건설업자"의 이야기에 대해, 관객들은 이미 다 알고 벌어지는 사건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긴장감을 느끼지 못 할 수 밖에 없다. 오히려 극적 긴장감을 위해 이러한 정황들을 보여주지 않고, 갑자기 재구가 위기에 처하는 편이 더 어울릴 법 하다고 보여졌다. 

물론, 이러한 사항들은 개인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각자 다르게 생각 할 수 있다.

 

사운드 "현장감"

사운드에서는 무난했다. 현장감을 강조하기 위한 금속 사운드, 그리고 드릴이나 못질을 하는 사운드들이 영화를 잘 구성하고 있다. 배경음악의 활용에서 좋았던 장면이 있었는데, 순영과 문사장의 에피소드에서, 순영을 비추며 나오는 평온하고, 아름다운 배경음악이 인상깊었다. 대부분의 액션영화에서 활용하는, 배경음악과 상황의 부조화를 이용해 극적인 긴장감을 높이려는 시도가 돋보였다.

 

출처 : (주)트리플픽쳐스, 영화 '카센타' 스틸컷

연기 "인상깊기는 한데..."

연기 측면에서는 전반적으로 좋았다. 비밀을 숨기면서도 양심과 물질 사이에서 갈등하는 재구와 순영의 모습을 잘 그렸고, 기타 인물들의 모습 또한 전반적인 상황에 맞춰 어색함이 없었다.

하지만,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연기를 한 것 같은 부분이 있었다. 우선 경찰서에서 나오는 재구를 바래다주는 형사의 연기이다. 마을 사람들이 그를 모두 싫어하는 것은 알지만, 갑자기 블랙박스를 끄고 안경을 벗으며 돌변하는 부분에서는 굳이 불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이미 마을사람들이 재구를 다 싫어한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사실인데, 굳이 강조할 이유가 없는 장면이었다.

또한 순영의 대사인 '지렁이 하나 박는다고 될 일이 아니야'라는 대사는, 대사하는 자세와 상황을 보았을 때 다소 아쉬웠다. 하이라이트라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이지만, 상황이 정리된 것도 아니고, 순영이 거의 쓰러지다시피 한 상태에서 굳이 저런 대사를 칠 이유가 없어보이는 상황이라 어색함이 들었다. 차라리 이왕 투테이크로 촬영했다면, 하이라이트 부분 후에 다시 일어서는 모션을 취하면서 대사를 했으면, '참 억척스럽게 변했다'는 소리가 나올 법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마 영화에서는 '이미 자신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체념한' 순영을 보여주고자 이러한 모습을 취했다고 생각된다.

 

전체적으로는, 몇몇 장면을 제외하면 그 구성이나 스토리텔링, 그리고 주변 배경과 등장인물들이 잘 어우러져 정말로 "있을 법 한"영화라고 볼 수 있다. 처한 상항이 완전히 동일하던, 일부만 동일하던, 영화에서는 우리에게 틀림없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 '당신도 사람이잖아'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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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리뷰] '누구나, 언젠가 한 번쯤 고민했을 이야기', 영화 '카센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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