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군이 송산 위안소에서 살아남은 '위안부' 들과 찍은 사진1944년 9월 7일, 햇필드(hatfield) 이병이 촬영한 사진으로 오른쪽 임신한 여성이 박영심이다
[문화뉴스] 서울시가 서울대학교 인권센터와 함께 위안부 피해자 10인의 증언은 물론 미국, 태국 현지조사를 통해 새롭게 발굴한 역사적 입증자료까지 분석해 담은 사례집을 발간했다.
 
서울대 인권센터 일본군 위안부 아카이브팀의 자료 발굴 및 연구 노력으로 발간된 사례집의 제목은 '문서와 사진, 증언으로 보는 위안부 이야기(이하 '위안부 이야기')'이다. 이는 서울시가 2016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관리 사업'의 하나다.
 
1991년 8월, 故 김학순 할머니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위안부 피해를 증언한 이후 증언과 근거자료를 접목해 입체적으로 분석한 사례집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위안부 실태를 더욱 명확히 증명해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카이브팀은 지난 7~8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과 태국 현지를 방문하였고, 위안부 관련 자료를 찾기 위한 발굴 조사를 펼쳤다. 그 결과 미·중 연합군 공문서, 포로심문자료, 스틸사진, 지도 등 가치 있는 자료들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일본 정부·군 공문서를 위안부 연구에 활용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높았던 상황에서 이번에 발견한 미국 및 연합국 생산자료는 위안부 실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역사 사료로써 중요한 의미가 있다.
 
'위안부 이야기'에 담긴 위안부 피해 사례를 증언한 10인은 미디어 등을 통해 비교적 많이 알려졌던 분들 가운데 선정했다. 사례집 관계자는 "많은 이들에게 그저 위안부 피해 할머니로만 인식된 피해 여성들의 '인간'으로서의 삶을 소개함으로써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또, 피해를 보았던 지역이 중국, 일본, 싱가포르, 버마 등 아시아·태평양 전 지역에 광범위하게 걸쳐있고, 한국인 피해 여성들이 이곳저곳으로 끌려갔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지역의 피해자들을 선정했다.
 
10인은 김소란(가명, 필리핀), 김순악(중국·내몽고 장가구), 박영심(중국 남경, 윈난), 문옥주(중국 동안·버마), 배봉기(일본 오키나와), 김복동(싱가포르·인도네시아), 김옥주(중국 해남도), 송신도(중국 무한), 박옥련(남태평양 라바울), 하상숙(중국 무한) 할머니다.
 
'위안부 이야기' 내용은 위안부 피해 여성의 생애사를 다루는 데 집중했다. 기존 증언집은 피해 상황 설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식민지 사회에서 어떠한 생활을 하다가 끌려가게 되었는지부터 멀고 먼 귀환 여정, 그리고 귀환 후 생활까지 상세히 담았다.
 
   
▲ 김소란(가명)의 이동경로, 붉은 선은 동원 및 위안소 이동경로, 파란선은 귀환경로
 
또 피해자로서 50여 년 동안 침묵을 강요받았으나 세상의 편견에 앞에서 피해 사실을 용감하게 알리게 된 결정적 계기, 이후 인권 운동에 참여하는 등 활동가들과 치유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넘어 세상까지 위로하려 했던 피해 여성들의 활동을 그렸다.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이정은 교수는 "이번 사례집을 통해 그동안 미디어를 통해 알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보다는 생존을 위해서 모든 힘을 다해 삶을 꾸려온 여성들의 생명력 있는 이야기를 충실하게 볼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규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그동안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반 시민이나 국제사회의 관심은 매우 높은 데 반해 정작 위안부 백서조차 발간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다"며, "그동안은 생존해 계신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이 이를 대체했다면 이제는 '문서와 사진, 증언으로 보는 위안부 이야기' 사례집과 같이 자료와 증언집으로 기록해 사료로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구체적 증거를 통해 위안부 실태를 명확히 증명해내는 데도 기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위안부 이야기'는 비매품으로 서울시는 추후 국공립도서관을 중심으로 배포해 시민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올바른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시민 대상 강연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문화뉴스 권내영 인턴기자 leon@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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