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존재했던 '구인회'를 모티브로 한 '칠인회', 천재시인 '이상'을 모티브로 한 '이윤'등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뮤지컬

출처 : ㈜로네뜨, 뮤지컬 '팬레터'포스터 

[문화뉴스 MHN 이솔 기자]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다. 글이라는 것은 강요와 압박으로 변하는 외형적인 모습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내면적인 생각과 마음까지 변화시킨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잘 쓰여진 글은 마치 눈처럼 자연스럽게, 그리고 서서히 사람들의 마음 속에 쌓여간다.

뮤지컬 팬레터에서는 이렇게 글을 통해 점차 변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문학을 동경하는 작가 지망생 소년 정세훈이 당대 최고의 인기 소설가 김해진에게 팬레터를 보내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이야기다.

 

출처 : ㈜로네뜨, 뮤지컬 '팬레터' 출연진

등장인물은 세훈, 히카루, 해진, 이윤, 이태준, 김수남, 김환태 등 총 7명의 배우들이 '문인'으로써 무대를 꾸민다. 사건의 중심이 되는 인물은 세훈, 히카루, 해진이다.

막의 초반부에서는 세훈이 누구이고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세훈은 편지를 주고받는 해진을 비롯해 국내의 문인들을 동경했지만 일본과 관련된 사업을 통해 생활응 영위하고 있는 아버지와 잦은 마찰이 생긴다. 해진과 '히카루'라는 필명으로 편지를 주고받던 그는 결국 일본 유학을 포기하고, 하나의 결심을 내리게 된다.

글을 쓰고 싶었던 세훈은 당대 최고의 문인들이 활동하던 '7인회'에 조수로써 일하게 되었는데, 운명처럼 자신이 동경하던 '해진'을 만나게 된다. 힘들고 고된 일 속에서도 해진의 모습을 보며 문인으로써의 꿈을 키워가게 된다.

한편 해진은 히카루의 섬세하면서도 참신한 문예 솜씨를 보며 히카루를 여성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그녀와 함께 했던 편지들과 그녀가 보내준 소설을 문예집에 싣게 되며 그들의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화제가 된다. 해진은 히카루와 편지를 주고받으면 주고 받을수록 아름다운 글들이 떠오르는 등 이전에는 경험할 수 없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며 점차 그녀에게 집착하게 되는데 해진의 이러한 모습을 보며 세훈은 내적 갈등에 빠지고, 해진의 아름다운 작품을 보기를 갈망하는 '히카루'와 건강을 상하면서까지 히카루에게 집착하는 해진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세훈'이라는 자아를 형성하기까지에 이른다.

 

출처 : 문화뉴스, 뮤지컬 '팬레터' 커튼콜

극중 등장하는 7인회는 실제 '구인회'라는 순수문학단체를 모델로 한 것이다. 구인회는 칼럼연재, 합평회 등의 대외적 활동 뿐만 아니라 '시와 소설'이라는 기관지를 1936년 3월에 발매하는 등 역사적인 사료로도 그 활동 기록이 남아 있다.

김유정, 이상, 정지용 등 당대 걸출한 문학가들이 모인 구(9)인회는 실제로는 13명의 인물들이 소속되어 있었다고 전해지는 구인회에서는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들을 개제했다고 하는데, 이는 뮤지컬 '팬레터'내의 칠인회에서도 잘 엿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의 잦은 검열과, 대중 문학계의 비판 속에서도 도전적인 작품을 만들고 그를 통해 칼이 아닌, '종이'로써 사람의 마음을 베려는 당대 문학가들의 소망과 와침이 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작중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고민도 볼 수 있었는데, 소설가 이태준과 문학평론가 김환태는 실제 인물을 그대로 끌어왔으며 이윤은 천재 시인 이상을, 김수남은 시인 김기림을 모티브로 행동과 성격을 표현한 점이 흥미롭다.

이렇듯, 뮤지컬 '팬레터'에서는 실존했던 단체와 인물들을 모티브로 극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탄탄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배우들의 멋진 연기와 주제와 감정을 잘 드러낸 넘버들이 조화를 이루어 '마치 실제로 일어났을 법 한' 이야기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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