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회당 조회 수 300만, 누적 조회 수 6억을 뛰어넘는 웹툰 '노블레스'와 회당 댓글 66만 개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신의 탑'은 웹툰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며 사랑받고 있는 만화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웹툰일수록 세계 각지에서 현지 팬들에 의해 자발적 번역과 해적판 만화책으로 미국, 독일, 스페인, 중국 등 해외 웹사이트에 게재되고 있습니다. 작품의 세계적인 인기를 보여주는 사례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이는 웹툰이 심각한 저작권 침해에 노출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한, 직장인의 교과서라 불리며 단행본 200만 부 판매를 돌파해 올해 첫 밀리언셀러에 이름을 올린 '미생'의 인기 뒤에는 불법 스캔본이라는 어두운 이면이 있습니다. '미생'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포털에는 불법 공유 글이 심심치 않게 보이고, 토렌트 등 P2P나 웹디스크 서비스 등을 통해 불법 스캔본이 등장하는 등 교묘한 방법으로 작품들이 불법다운로드 되고 있습니다.

영화계도 이런 불법다운로드로 한때 큰 충격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2009년 영화 해운대와 박쥐의 불법 파일 유출 사건으로 영화계가 큰 충격에 빠지면서 관계자들의 문제의식이 커졌습니다. 당시 불법 복제물 시장규모는 1,000억에 가까운 시장규모가 형성되어 있었고, 영화 DVD 판매 시장은 2004년 6,536억 원에서 2008년 2,224억 원으로 매우 감소한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불법 복제물 유통을 막기 위하여 많은 영화인과 관계자들이 2009년부터 본격적인 '굿 다운로더 캠페인'을 진행했고, 기술적으로도 다양한 불법다운로드 시스템 무력화 노력이 시작됐습니다. 불법 영화 헤비 업로더에게 첫 실형을 구현하는 등, 불법 영화 유포자에 대해 처벌 역시 강화됐습니다.

그 결과 올해 11월 26일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시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3.8%가 음악이나 영화를 유료로 내려받거나 구매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제로 캠페인 이전과 비교하면 유료구매에 대한 인식이 많이 확산한 것입니다.

하지만 영화나 음악 분야의 저작권 인식이 개선된 것과 달리, 만화 분야는 여전히 불법 복제물로 인해 만화가들이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만화시장의 경우, 포털 웹툰 서비스의 성장과 함께 웹툰이 무료라는 인식이 팽배해졌습니다. 이 때문에 영화나 음악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유료 콘텐츠 이용 비율이 낮은 편입니다.

2013년 발간된 만화산업백서로는 게임, 음악, 영화 등 전체 콘텐츠 구매비용 대비 만화 콘텐츠 구매비용은 연간 3.0%에 불과하며, 이 구매비용에서 웹하드 만화 및 대여만화, 만화 퍼즐 및 카드 등의 콘텐츠 구매비용을 제외하면, 순수 단행본 및 잡지, 유료 웹툰의 구매 비중은 더 낮은 상황입니다.

태생이 무료이다 보니, 웹툰의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인식은 더욱 낮습니다. 연재가 끝나 완결된 작품의 유료 전환 시 손쉬운 화면 캡처나 저장으로 쉽게 불법다운로드가 되고 있습니다.
 

   
 

'갓 오브 하이스쿨'의 박용제 작가는 "디지털 시대에 시스템만으로 저작권을 보호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자발적인 움직임과 참여가 필요하고 독자들의 인식 변화와 개선이 중요하다"며 인식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신과 함께' 주호민 작가는 "저작권이 보호될 때 작품의 가치가 올라가고 그에 인해 발생한 수익으로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며 저작권 보호가 가져오는 만화생태계의 선순환 구조에 대해 밝혔습니다.

만화시장은 최근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활동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국내 유일의 만화진흥기관인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는 2013년부터 '만화저작권 보호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포털사이트 다음을 통해 하일권, 이윤균, 윤필, 고아라, 지강민, 재수, 곽인근, 김인정, 이림, 이빈 등 총 10명의 작가는 만화저작권 보호를 담은 웹툰을 기획하여 제작, 연재했습니다.

또한, 올해 진행된 제17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는 '만화저작권 보호 캠페인'의 일환으로 '저작권 보호 서명 캠페인', '작가 사인회', '작가와의 만남& 저작권 퀴즈쇼'를 전개하는 등 독자들의 인식 개선에 동참하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오재록 원장은 "트랜스미디어 시대에 만화는 여러 분야에 걸쳐 활용되는 콘텐츠의 원천 자원이다. 만화의 가치가 저작권 침해 등으로 위협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만화의 불법적인 활용에서 나오는 피해가 최소화되고 건전한 만화 소비가 이루어져 만화 창작자들의 창작 환경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