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연극하면 혜화동, 대학로가 가장 먼저 떠오르게 마련이다. 건물마다 연극 하나씩은 하고 있다고 여겨질 만큼 많은 연극 중에서 로맨틱 코미디 '옥탑방 고양이'와 '극적인 하룻밤'은 높은 예매율을 보인다. 두 연극에는 무엇이 있길래 그토록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일까? [문화기획]을 통해 살펴본다.
 
옥탑방 고양이에서 동거의 의미는 무엇일까.
 
요즘 '동거'는 특별한 것이 아닌, 하나의 사회적 '문화' 현상으로 인식될 만큼 자연스럽다. 그 이유는 성 문화의 개방적 시선, 결혼관의 인식 변화, 대중매체 영향 등 다양하다.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와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 '와니와 준하'등을 보면 미디어 매체도 동거를 '아이템'으로 사용할만큼동거 문화가 이미 젊은 세대들에게 문화적 코드로 자리매김했다는 걸 알 수 있다.
 
대학로에서 인기를 끄는 연극 '옥탑방 고양이' 주인공들 역시 옥탑방에서 동거를 한다. 그러나 그들의 동거는 단순히 남녀가 같이 사는 것을 넘어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하층민의 동거
 
독일의 19세기의 동거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남녀 하층민의 '어쩔 수 없는' 결합 방식이었다.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라 도시로 이주한 대다수의 노동자는 빈민촌을 형성했고 그들의 생활방식은 대부분 '동거'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혼인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혼인허가서를 받으려면 결혼비용과 자금에 대한 의무조항이 있었다. 즉 그들은 어쩔 수 없는 대안으로써 동거라는 '문화'를 형성했다.
 
정은과 경민의 동거 역시 시작은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보증금 500만 원은 냈지만 월세 돈이 없는 정은과 6개월 치 월세는 지급했지만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한 경민. 드라마 작가가 되기 위해 서울로 상경해 아등바등 사는 정은과 집을 나와 자신이 꿈꾸는 집을 짓고자 매일 연장을 들고 나가는 경민. 그 둘의 모습은 세상의 중심이 아닌 가장자리로 밀려난 변방 하층민의 모습과 매우 닮았다. 그래서 그들은 각박한 도시 서울에서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동거를 시작한다.
 
#고양이와의 동거
 
정은과 경민의 옥탑방에는 그들처럼 똑같이 아픔을 가지고 있는 뭉치와 겨양이 두 고양이가 함께 산다.
그들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일까.
 
   
▲ '옥탑방 고양이' 무대 장면
고양이들은 정은과 경민의 말을 알아듣지만 두 주인공은 고양이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즉, 서로의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이다. 그래서 고양이가 하는 대사의 의미를 주인공들은 다르게 해석하고 그저 귀여워하지만 연극이 진행될수록 대화가 아닌 눈빛,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아픔을 공유한다. 같이 산다는 건, 말로써가 아닌 작은 행동, 눈빛,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는 걸 그들은 말하고 있다.
 
#사랑의 동거
 
처음 정은과 경민은 '서울 메이트'라는 이름하에 '어쩔 수 없는' 동거를 시작한다. 그러나 그들은 점점 '서울 메이트'에서 '소울 메이트'로, '어쩔 수 없는' 동거에서 '사랑하는 남녀의' 동거로 발전한다. 선을 그으며 다가오지 못하게 했던 그들의 몸짓은 점점 선을 넘나들며 섞이게 되고 어느새 경계는 점점 옅어지다가 없어진다. 각박한 서울생활 속 그들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그렇게 정을, 또 사랑을 싹트게 했다. 그건 뭉치와 겨양이도 마찬가지다. 의지할 사람 없는 넓은 서울 한복판에 버려진 겨양이에게 뭉치는 친구이자 가족 같은 존재로 뭉치와의 사랑은 서로에게 사는 힘이 된다.
 
   
▲ '옥탑방 고양이' 주인공 포스터
이처럼 연극 '옥탑방 고양이'는 단순히 '동거'를 남녀가 같이 결혼 전에 한집에서 사는 의미로만 보는 게 아닌, 서로 의지하며 생활하고, 사랑하며 버텨내고, 서로를 존중해주는 의미를 전달한다. 
 
문화뉴스 태유나 인턴기자 you@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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