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미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구단이 지난 23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강정호에 대한 교섭권을 획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피츠버그는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에서 500만2015달러(약 55억원)를 써냈고 이에 따라 강정호는 피츠버그와 한 달간 입단 협상을 벌인다.

반면 넥센 히어로즈는 강정호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현재까지 가장 강력한 후보로는 윤석민이 거론되고 있다. 윤석민은 지금까지 주로 1루와 3루를 지켜 유격수 경험은 없다. 그럼에도, 염경엽 감독은 "좋은 유격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윤석민의 자질을 높이 샀다. 윤석민 카드가 통하지 않았을 경우 김하성, 임병욱 등도 대체 자원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넥센은 강정호가 있고 없고 차이가 상당히 크다. 사실 넥센은 올 시즌 리드오프 서건창부터 9번 하위타순까지 그야말로 지뢰밭 타선을 형성했다. 사상 최초 200안타를 넘긴 서건창과 캡틴 이택근,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유한준으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과 50홈런을 달성한 박병호 유격수 최다 홈런을 기록한 강정호 등등. 그야말로 역대급 타선을 갖췄다.

결과적으로 넥센의 타자들은 서로 개개인의 효과를 보았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타자 개개인이 워낙 강하다 보니 상대 투수는 거를 수가 없었다. 올 시즌 고의 4구에서 알 수 있듯이 넥센은 고의 4구가 단 10개. 1위를 기록한 롯데보다 9개나 적다. 유한준을 거르면 다음 타자가 박병호이고 박병호를 거르면 다음 타자는 강정호. 따라서 상대 투수는 넥센의 타자와 정면승부를 벌어야만 했고 정면승부를 하다 보니 공은 가운데로 들어가며 큰 장타로 연결되었다.

   
 

그러나 강정호가 빠진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내년 시즌 넥센은 상대팀들의 지독한 견제에 시달릴 것이다. 이렇게 되면 타격은 올 시즌보단 떨어지게 될 것인데 5번 자리에 스나이더 또는 윤석민 등이 배치된다면 상대 투수는 4번 박병호를 거를 것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타격이 떨어지는 뒤 타자를 상대할 것이다.

이 같은 경우는 지난 2010년 한화 이글스의 예를 들을 수 있다. 2010년 한화는 김태균이 일본으로 이적함에 따라 타선이 크게 약화됐다. 중심타선은 김태완, 최진행, 장성호로 이뤘는데 사실 이름값만 놓고 본다면 타 팀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3번 김태완이 2년 연속 23홈런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고 최진행은 미래의 이글스 4번 타자로 점찍었으며 장성호는 제2의 전성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김태완을 제외하고는 타선 전체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4번 최진행은 공갈포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홈런 부문에서만 32개로 개인 최다 이자 전체 2위를 기록했고 장성호는 크고 작은 부상과 함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김태완은 3번 타자로서 높은 출루율을 기록했다. 바로 이 부분이 넥센이 내년 시즌 고민할 부분이다.

   
 

당시 한화 타선을 상대한 투수들은 김태완을 걸렀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김태완만을 걸러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타격이 부진한 뒤 타선을 선택했다. 이 때문에 2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했던 김태완은 홈런이 15개로 줄어들었고 타격감 역시 잦은 볼넷으로 인해 떨어졌다. 이는 김태균이 있고 없고 차이를 보여준 셈이다. 넥센 역시 내년 시즌 강정호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한다면 이 영향이 박병호에게 끼칠 수 있다. 그야말로 넥센은 잠 못 드는 겨울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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