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2015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나에게 큰 기회"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비록 시작은 왜소하지만, 결과와 진행되는 과정은 장대할 것으로 기대한다."

피아니스트 김다솔,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을 거쳐 '2015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세 번째로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가 선정됐다. 상주음악가 제도(Artist In Residence)란 음악, 미술을 불문하고 예술가에게 작업에 집중할 기회와 타 예술가 및 새로운 환경과 접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더 깊은 예술세계로 인도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2015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종로구 문호아트홀에서 열렸다. 김용연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부사장과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가 참석한 이번 자리엔 먼저 조진주의 바이올린 연주로 기자회견의 막을 열었다.

조진주는 차세대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중의 한 사람으로 뛰어난 음악적 인성과 따뜻하고 매력적인 음색, 그리고 섬세한 프레이징을 자랑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00년 금호영재콘서트 데뷔 후 2006년 몬트리올 국제 음악 콩쿠르, 2010년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한 실력파 음악가다. 그리고 '2014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콩쿠르' 그랑프리 수상을 했다. 현재 미국 클리블랜드 음악원에서 석사 과정을 수행하고 있다.

김용연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부사장은 이번 '상주음악가 제도'에 대해 "세 번째로 상주음악가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다"며 "'영재'라고 불리는 재능있는 음악가들이 한계점의 연령대에서 앞으로 진로가 결정된다. 대부분의 '영재' 출신 연주자들이 훌륭한 연주자가 되길 원하지만, 실제로 성공적인 길을 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운을 뗐다.
 

   
▲ 김용연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부사장(왼쪽)이 기자회견에서 상주음악가 제도 시행의 의의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세계 무대는 치열한 경쟁으로 진행된다. 그래서 문화 선진국에선 상주음악가와 같은 시스템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고, 상업적으로 그 사람들을 더 키워 시장을 확대하려는 여러 가지 길들을 마련해 놓고 있다. 금호아트홀이 15주년을 맞이하는 데, 돌이켜보면 저희는 영재들을 키우는 데 노력하고 결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영재들과 문화·예술가들이 성장해서 우리 국가 사회에 환원하고 발전에 이바지하는 가 해서 상주음악가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다"며 상주음악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 취지를 밝혔다.

해외에서는 국내와 다르게 다양한 형태의 '상주음악가 제도'를 만나볼 수 있다. 영국 위그모어홀에는 클라리네티스트 파틴 프뢰스트가 상주해 다양한 독주 무대 및 음악가들과 실내악 무대를 선보이고 있으며, 사우스 뱅크 센터에는 마린 알솝 외 여러 상주음악가가 활동 중이다.

김용연 부사장은 "앞으로 더 많은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연주자들이 개인적으로 다른 곳으로 활동하는 데에 도움이 되고, 국가 문화 발전에 기여되는 프로그램을 만들려 한다. 더 많은 후원을 받아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 비록 시작은 왜소하지만, 결과와 진행되는 과정은 장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앞으로의 기대감을 밝혔다.

조진주 바이올리니스트는 "저도 영재로 중학교 1학년 때 연주를 하게 됐는데, 이렇게 전통이 있는 문화재단에서 다시 연주하고 상주음악가로 선정되어 감격스럽고 기분이 좋다"며 첫 소감을 말했다.

그녀는 "이번 프로그램에 선정되면서 '어떻게 1년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느냐'고 여쭤보셔서 여러 가지 의견 조율을 했다"며 "같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소통이었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저의 정체성이 뭐였을까 생각했다. 소통하고 싶은 연주자였고, 에너지를 받고 싶은 연주자이기 때문에 관객분들과 다른 음악가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소통할까 생각했다. 결론은 인생이었다"고 답했다.

조진주는 다가오는 1월 8일 신년음악회 첫 무대로 '시작'이라는 주제로 막을 열게 된다. '시작'이라는 단어가 가져오는 감정을 '새로운 땅', 미국에 가득한 희망의 느낌과 더불어 1900년 파리 엑스포에서 신문물들을 목격한 유럽 음악가들의 신선한 충격을 표현한 곡들을 꾸몄다고 밝혔다.

그녀는 "네 가지 주제를 통해서 인생의 각 시기를 대표하는 단어를 꾸며봤다"고 이번 1년간의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1월 '시작'부터 4월 '청춘', 7월 '방황', 10월 '추억'이라는 제목으로 인생을 연주할 계획이다. 그녀는 "그 단어에 어울리는 곡들을 생각해서 연주를 하게 됐다"라며 "1년이라는 짧거나 혹은 긴 시간 동안 사람의 인생을 함축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이고 더 깊이 있고 철학적으로 프로그램과 음악 세계에 다가갈 수 있어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어 그녀는 "모든 연주를 제가 배운다는 입장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연주에서 배우는 것이 많은 것 같다"며 "상주 음악가 뿐 아니라 이렇게 시리즈 연주를 진행되는 것이 거의 없어서, 독특하고 배움의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 다른 연주를 통해서 배움의 기회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시리즈로 진행되는 것은 대체할 수 없는 것 같다"고 이번 기회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가 앞으로의 계획을 말하고 있다.

조진주는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올해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콩쿠르' 우승을 하면서 협연자로 초청을 받아 내년 12월 카네기홀 데뷔를 하게 된다"며 "여러 가지 리사이틀을 하면서 특히 미국 쪽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클래식뿐 아니라 소설가 은희경의 작품과 어린 시절 서태지의 음악을 들으면서 자란 20대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가 2015년 클래식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될 전망이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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