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영화인' 대백과사전…차태현

[문화뉴스] 이번에 다룰 영화인의 가족들은 일찌감치 연예계 종사자들이었고, 가족의 영향을 받아 그는 갓 스물에 공채 탤런트로 데뷔하는 기회를 얻었다.

외모나 연기력이 남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기보단,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친근한 이미지를 지녀 두각을 내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 친근함이 대중들에게 크게 호감을 주었고 공감대를 형성하여 오늘날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아 올리는 원동력이 되었다. '대한민국 평범남'을 대변하는 배우로 거듭난 차태현이 이번 대백과사전의 주인공이다.
 

   
 

'엽기적인 그녀' 견우 역
-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점차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던 차태현이 이 영화 하나로 단번에 슈퍼스타로 떠올랐는데, 바로 '엽기적인 그녀'이다. 2001년에 개봉한 '엽기적인 그녀'는 1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회자할 만큼 국내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한 획을 그었고, 국내를 넘어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크게 흥행하며 IMDB에서도 8.2라는 높은 평점을 기록 중이다.

물론 이 영화로 상대 배우였던 전지현이 더 인지도가 높았지만, 차태현 또한 '견우' 역을 맡으면서 평범한 20대 대학생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면서 주연배우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해 청룡영화상 신인상은 덤.
 

   
 

'연애소설' 지환 역
- '엽기적인 그녀'로 단박에 인기 대열에 오른 차태현의 차기작은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정통 멜로 영화인 '연애소설'이었다. 상대 배우도 당대 최고의 신예 배우로 떠오르던 손예진, 故 이은주였다. 극 중 두 여인인 '수인'과 '경희' 사이에서 사랑과 우정 사이를 오가던 '지환' 역을 맡은 그는 '수인'을 향한 순애보를 보여주며 관객들의 가슴을 적셨다.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그의 멜로 연기와 직접 OST를 부르는 등 다재다능한 면모를 이 영화에서 드러냈다. 이후 손예진과는 다음 작품인 '첫사랑 사수 걸기대회'에서 한 번 더 호흡 맞추기도 했다.

   
 

'복면 달호' 봉달호 / 봉필 역
- '엽기적인 그녀' 이후,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차태현. 하지만 그의 차기작들이 흥행실패를 겪고 그와 맞물려 슬럼프를 겪기 시작했다. 그때, 그에게 찾아온 영화가 코미디언 이경규가 제작하던 '복면 달호'.

'복면 달호'의 주인공인 '봉달호'와 차태현이 묘하게 닮은 점이 많았던 게 이 영화의 주요 포인트였다. '복면 달호'는 차태현 연기인생 슬럼프의 종지부를 찍는 전환점이 되었고, 그의 배우 겸 가수로서의 재능이 다시 한번 빛났다. 훗날, 이 영화를 모티브로 하여 MBC에서는 '복면가왕'이라는 예능도 탄생했다.

   
 

'과속스캔들' 남현수 역
- '복면 달호'를 통해 재기에 성공한 차태현이 선택한 다음 작품은 강형철 감독의 '과속스캔들'이다. 차태현은 한물간 연예인이자, '속도위반'으로 어린 딸과 손자를 둔 '남현수'로 연기했다.

'과속스캔들' 개봉 당시에 경쟁작이 없었던 요인도 있었으나, 적절한 코미디 요소와 영화에서 느껴져 오는 따뜻한 삼대 가족의 모습이 잘 담겨 800만 명이 넘는 흥행을 기록하였다. 2001년 '엽기적인 그녀' 이후 실로 오랜만에 대박을 맛보았다. 여기서 그가 얻은 게 하나 더 있다면, 차태현만의 특유의 친근하면서도 따뜻한 색깔이며 이후 다른 영화에서도 그의 정체성처럼 드러났다.
 

   
 

'헬로우 고스트' 강상만 역
- 2010년 크리스마스 시즌, 차태현은 귀신이 보인다는 설정의 영화인 '헬로우 고스트'를 들고 크리스마스 산타처럼 등장했다. 그는 천애 고아로 자라 가족 없이 살다가 자살하는 게 소원인 남자 '강상만' 역으로 죽은 귀신들의 소원을 차례차례 들어준다.

처음에는 경쟁작인 '황해'와 '라스트 갓파더'에 밀리는가 싶었으나, 영화의 기가 막힌 반전과 차태현을 비롯한 출연배우들의 명연기에 대한 호평이 입소문을 타서 2010년 연말 박스오피스를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사랑하기 때문에' 진이형 역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슬로우비디오'로 나름 명성을 이어가고 있었으나, '엽기적인 그녀 2'로 또다시 참패를 맛본 차태현, 2017년 새해의 포문을 여는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주연으로 다시 한번 등장했다.

故 유재하를 기리는 영화이기도 한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차태현은 '헬로우 고스트' 때와는 정반대로 이번에는 사고로 떠도는 영혼이 되어 여러 사람의 몸에 들어가 사랑을 이어주는 큐피드 '진이형' 역할을 소화했다.

   
▲ ⓒ 문화뉴스 DB

예전 차태현이 고정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 인기투표를 했을 때, 소녀팬들이 차태현을 1위로 꼽은 적이 있다. 호감형인 외모, 유머러스한 이미지가 주된 이유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차태현이 출연했던 영화들은 하나같이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하지만, 친근하고 같이 있으면 행복할 것 같은 영화로 우리에게 매번 찾아왔다. 앞으로도 그는 남들에게 행복을 전달할 전도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차태현만이 소화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닐까 싶다.

문화뉴스 석재현 인턴기자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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