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무한도전 '토토가'로 90년대 복고의 물결이 넘실거리고 있는 을미년 연초. 90년대 최진실, 김희애와 더불어 브라운관의 트로이카로 명성을 떨친 채시라가 특별한 작품의 내레이션에 참여했다.

'라오콘 군상', '벨베데레의 토르소', '아담의 창조', '피에타' 등 세계 최고의 박물관 중 하나인 '바티칸 박물관'의 작품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바티칸 뮤지엄'의 내레이션을 맡은 것이다.

5일 오전 CGV 왕십리에서 '바티칸 뮤지엄'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채시라는 상영 후 기자 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이번 내레이션에 참여한 계기, 내레이션과 연기의 매력 차이, 자신이 큐레이터라면 어떤 작품을 가장 추천하고 싶은지에 대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오는 8일 개봉하는 '바티칸 뮤지엄' 작품에 내레이션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ㄴ 원래 미술에 관심이 많았다. 고조할아버지께서 고종 황제의 어전을 그리신 채용신 화백이다. 그래서인지 어릴 적부터 미술 시간을 좋아했다. 세밀화를 많이 그리면서 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레이션을 여러 번 하다 보니 '바티칸 뮤지엄'이라는 훌륭한 미술 영화를 더빙하게 돼 흔쾌히 작업을 하게 됐다.

2006년 MBC 스페셜 '휴먼다큐 사랑'을 시작으로 2010년 '승가원의 천사들', 2013년 'KBS2 해피선데이 -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내레이션을 했다. 내레이션만의 매력은 무엇인 지 알고 싶다.
ㄴ 얼굴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목소리로만 이야기하니 굉장히 매력 있다고 생각한다. 메이크업하지 않고 녹음해도 되는 장점도 있다. (웃음) 아나운서가 꿈은 아니었지만, 동경의 대상이었던 적은 있었다. 정확한 발음, 억양, 말이 주는 리듬 등이 매력 있게 다가와서 기회가 있으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점점 내레이션을 할 때마다 그 매력에 빠지게 됐다. 연기를 하면서 계속 애정을 갖고 가야 할 분야가 아닐까 생각한다.

실제로 이번 작품의 배경인 바티칸에 가본 적은 있는가?
ㄴ 바티칸엔 신혼여행 때 다녀왔었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같은 경우는 워낙 거대해서 사진처럼 세세한 부분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천주교 신자여서인지 그런 분위기는 남다르게 다가온 것 같다. 얼마 전에 집 정리를 하면서 바티칸 박물관 관련해 예술의 전당 전시 표가 있었다. 또 작년 교황님 방한 행사 때도 여러 행사를 통해 바티칸과 인연이 많았구나 깨닫게 됐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특별히 신경 썼던 부분이 많았을 것 같다.
ㄴ 미술사에 관심이 많다고 하지만 작품 마다 이런 스토리가 숨겨져 있었다는 것을 이번 작업을 하면서 알게 됐다. 또 이 작품엔 전문적인 용어도 많이 나온다. 그래서 이 작품에 나오는 외국어 발음들을 너무 외국어 스럽게 들려도 안 될 것 같고, 너무 우리말 같아도 안 될 것 같아서 발음에 대해 스튜디오 PD님과 상의를 하면서 충분히 신경 쓰면서 하게 됐다. 또한, 어조 설정에서 어린이를 위해서인지, 어른들을 위해서인지 토론도 많이 했다.
 

   
 

녹음하면서 자신이 큐레이터라면 "이건 정말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한 작품이 있을 듯싶다.
ㄴ 여러 개가 떠오른다. '천지창조', '아담의 창조', '피에타'는 우리가 많이 들었고 접했다. '피에타'는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에 설명할 수 없는 인상 깊은 작품이다. 그리고 예고편을 더빙하면서 보여줬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고뇌하는 남자의 얼굴이 떠오르는 '성 제롬' 등이 기억에 남는다.

화려한 영상미가 '바티칸 뮤지엄'의 관람 포인트로 여겨진다.
ㄴ 사실 더빙을 할 때 3D 화면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잠시 후 밤 8시 VIP 시사회로 볼 건데, 이번 작품은 일반적인 극장 상영 방식인 2K가 아니라 4K로 만들어져서 해상도가 두 배다. 실제로 극장에서 보는 해상도도 좋은데 이번 작품은 워낙 생생하고 선명한 면과 면끼리 닿는 부분도 입체적으로 표현됐다고 들었다. 그래서 예술 영화에 맞는 4K·3D가 될 것 같아서 기대된다.

채시라가 생각하는 예술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ㄴ 예술은 인생인 것 같다. 더빙하면서 훌륭한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특히 미켈란젤로가 온갖 병에 들면서 4년여 동안 거꾸로 매달리면서 작업한 '시스틴 예배당 천장화'를 보며 우린 영감을 얻고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런 훌륭한 작품은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많이 보고 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저 작품을 만들기 위한 고통을 누가 알 수 있을까? 하지만 그 고통 속에 태어난 작품이 카타르시스를 안겨주기 때문에 예술이 인간의 희로애락이 담긴 인생을 표현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배우들이 보통 영화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흥행 공약을 하는 편이다. 이 자리에서 흥행 공약을 제시한다면?
ㄴ 이게 어느 정도 관객이 들어야 손익분기점을 넘을지는 모르겠지만, 50만이 넘으면 제 애장품을 드리고 싶고, 100만이 넘으면 바티칸 가족 여행 상품권을 드릴 수 있도록 많이 오셨으면 좋겠다. (웃음) 많은 학생과 가족들이 겨울 방학에 이보다 더 좋은 경험할 수 있을 작품이 있을까 싶다. 비행기 타고 바티칸에 가면 줄도 길고 당일 모든 작품을 관람하기 힘든데, 그중 40여 점을 선정해 내 눈앞에 클로즈업해서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은 아이들과 엄마에게 좋은 콘텐츠일 것 같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사진 ⓒ 문화뉴스 장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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