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강하늘(윤형주 역), 조복래(송창식 역), 정우(오근태 역)가 오프닝 무대로 직접 통기타를 연주했다.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포크 음악, 눈부신 청춘, 가슴 시린 첫 사랑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턴테이블이 놓인 디스크 테이블에서 사회를 맡은 박경림이 '2015 음악 감상실 그랜드 오픈 제작보고회' 시작을 알렸다. 제작보고회 시작 전부터 '딜라일라', '그건 너', '토요일 밤에',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등 그 시대를 추억하는 노래들이 현장에 울려 퍼졌다.

포크 열풍을 일으킨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이장희 등을 배출했던 음악감상실 '쎄시봉'. 이들의 이야기가 스크린으로 옮겨졌다. 전설의 듀엣 '트윈폴리오'의 탄생 비화와 그들의 뮤즈를 둘러싼 애틋한 러브스토리를 담아냈다.

6일 오전 CGV 압구정에서 2월 개봉 예정인 '쎄시봉'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강하늘(윤형주 역), 조복래(송창식 역), 정우(젊은 오근태 역)가 오프닝 무대로 직접 통기타를 연주하며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이번 제작보고회엔 오프닝 무대에 참여한 세 배우 외에 김윤석(오근태 역), 김희애(민자영 역), 한효주(젊은 민자영), 장현성(이장희 역), 진구(젊은 이장희 역), 김현석 감독이 참석했다.

김현석 감독은 "실제 '쎄시봉'과 선생님의 명곡들이 저 태어나기 전에 있었다. 그 노래를 듣고 자랐고, 그때의 멜로 영화들이 제 작품세계에 영향을 줬었다"며 "최근 쎄시봉이 열풍이 있었던 때, 젊게 사시는 멤버 분들을 보시며 저분들에게 영감을 얻었다. 그렇게 시나리오를 구성하게 됐다"고 제작 계기를 밝혔다.

민자영 역의 김희애는 "읽다 보니 이걸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영화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배우로 좋은 기회이고 즐거웠다"고 참여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역시 가상 인물인 오근태 역의 김윤석 역시 "김현석 감독님의 전작을 많이 봤고, 즐거웠다. 이번이 감독님과 첫 작품이다. 고맙게 저를 찾아주셨다. 여기에 상대 배역이 김희애 씨여서 정말 좋았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장희를 맡은 장현성은 "시나리오가 저한테 들어오기 전에 다른 경로를 통해 읽어봤다. '나는 이런 영화를 할 수 없는 건가' 했는데 거짓말같이 다음 주에 뽑혔다"며 캐스팅 비화를 이야기했다. 40대 캐스팅 된 다른 배우들을 보니 두말할 이유 없이 행복했다고 밝힌 그는 "이장희 선생님 같은 경우, 개성 강한 친구를 모일 수 있는 구심점 같은 역할을 하셨다"며 "그것을 참고해 굳건히 연기했다"고 말했다.

영화 '쎄시봉'의 키워드는 실제 가수들과의 '싱크로율 100%'였다. 김윤석은 "개인적으로 진구와 이장희 선배님과 '싱크로율 100%'인 것 같다"며 "외모도 외모이지만 20대 많은 여성분의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고 웃으며 답했다.

민자영 역의 김희애는 "누가 제일 낫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똑같아서 깜짝 놀랐다"며 "진구 씨도 그렇지만 '미생'에서 '장백기' 역할을 했던 강하늘 씨가 '싱크로율 100%'였다. 연기만 잘할 줄 알았는데, 노래도 잘하는 것이 놀라웠다. 윤형주 선생님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젊은 민자영 역의 한효주는 "송창식 역할의 조복래 씨가 어디서 왔을까 싶을 정도로 닮았다"고 물었다. 조복래는 실제 송창식과 어떤 관계냐는 박경림의 질문에 송창식 선생님의 팬이지 관계는 없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번 작품은 연령대에 따라 나뉘어 2인 1역으로 진행됐다. 김윤석은 정우와 가상 인물 오근태를 맡았다. 그는 "정우가 연기하는 모습이 빈말이 아니라 좋았다"며 "무엇보다 정우와 제가 톤이 낮은 것도 맞았다. 고향도 극 중에서는 부산상고를 나오는 설정인데 둘 다 부산 출신이니 말투도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정우는 "선배님과 2인 1역을 한다는 자체가 영광이었다"며 "실제로 제 모교가 부산상고여서 신기했다"고 이야기했다.

김희애는 한효주와 가상 인물 민자영을 맡았다. 김희애는 "처음엔 한효주 씨의 40대를 한다고 하니 매우 좋았었다. 그런데 막상 하려고 하니 부담스러웠다"며 "화면이 바뀔 때마다 깜짝 놀랐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보일까 해서 위축도 됐다. 그래서 '내가 한효주다'라 생각하고 촬영했다"고 밝혔다.

한효주는 "'나는 김희애 선배님이 될 것이다. 놓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웃은 후 "한 작품으로 선배님의 20대를 연기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말해 훈훈한 선후배 모습이 나왔다. 한편, 한효주는 '국민 첫사랑'이라는 키워드를 확인하고 수줍게 '국민 첫사랑'이 되길 원한다고 언급했다.
 

   
▲ (왼쪽부터) 김윤석, 김희애, 한효주, 정우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김희애는 김윤석과의 호흡을 묻는 말에 "제가 김윤석 씨 영화를 잘 봤다. '전우치', '완득이'까지 해도 좋았는데, '화이', '해무'를 다 보고 연기를 하니 무서웠다"며 웃었다. "살짝 겁도 났었지만, 동전의 양면으로 순수하고 끈적이지 않은 순수한 남자의 모습이 확보여 촬영하면서 매우 좋았다"고 호흡엔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 동전의 양면을 보인 연기를 펼친 김윤석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첫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나한테 멜로가 올 거라는 느낌이 왔었는지"라는 질문에 "저도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딸이 있다"며 "저도 지금도 멜로의 기분이 흐르는 것이 사실이다. 20대 초반부터 연기를 시작했는데, 인제야 멜로를 하게 됐다. 40대의 멜로가 더 어마어마하게 뜨겁다는 것은 아실 거로 생각한다"며 여운을 남겼다.

김현석 감독은 '싱크로율'에 대해 "'오근태', '민자영'은 가상의 인물이니 서로의 이미지나 연기가 훌륭한 분이어서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실재 인물들이 걱정 많았다"며 "사실 이장희 선생님이 골목대장 같은 그런 모습이 강했다고 들었는데, 실제 진구가 이 친구 데리고 골목대장처럼 부렸다는 것이 맞았다. 두 분 모두 어울렸지만, 두 분의 20대와 40대 모습이 달랐다는 점이 아쉬웠다"고 웃으며 답했다.

장현성은 "저는 20대 역할이 정해졌지 않다고 해서 누굴까 생각했다"며 캐스팅 당시를 회상했다. "진구 씨가 된다고 했을 때 촬영 내내 이렇게 고전적인 아름다운 남자로 보내다 아주 많은 힘겹고 고통스러운 모습을 겪어서 이렇게 나온 것 같지 않나 희망을 품고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진구는 같은 생각이라고 화답했다.

어떤 부분에 각각의 캐릭터를 중점적으로 표현했는지에 대해 김현석 감독은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분들은 기라성같은 분들이다. 그분들의 인생을 영화로 담는 것이 부담스러웠고, 창작자로 흥이 나는 작업은 아니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기본 설정은 그분들과 관련되어 알려진 것을 했지만, 그분들의 노래가 주인공이라 생각하고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장 실제 가수들의 모창을 잘했다고 물어본 질문에 진구, 강하늘, 정우가 선택한 배우는 조복래였다. 조복래는 "'모창을 해야겠다'고 따라 한 마음보다는 선생님의 목소리를 하루아침에 따라 할 수 없으므로, 방송 자료, 동영상을 반복적으로 보면서 표정과 감정을 따라 하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이어 '담배가게 아가씨'의 한 소절을 잠깐 부른 조복래는 배우와 감독, 그리고 취재진의 박수를 받았다.
 

   
▲ (왼쪽부터) 진구, 장현성, 김윤석, 김희애, 한효주, 정우, 조복래, 강하늘, 김현석 감독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쎄시봉'이 70년대 복고 문화를 다뤘고, 최근 MBC '무한도전-토토가'로 인한 복고 열풍이 재점화되고 있는 시점에 여러 질문이 배우들에게 향하기도 했다.

'젊은 오근태'를 맡은 정우는 복고 문화를 토대로 한 '응답하라 1994'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번 작품도 복고 문화 때문에 작품을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감독님 전작품을 재밌게 봤었다. 무엇보다 제일 큰 끌림이 있었던 것은 설렘이었다. 복고적인 작품을 좋아하는 것도 있긴 하지만, 이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재밌었고, 궁금했는데 배경이 복고였다. 다음 작품인 '히말라야'도 복고인데 마찬가지 느낌인 것 같다"고 이유를 이야기했다.

한효주는 70년대의 매력에 대해 "감성인 것 같다"며 "노래만 봐도 가사들이 정말 멋있다. 다시 들어도 주옥같은 가사들인데, 그런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매력인 것 같다"고 답했다. 그리고 "저도 조금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강한 것 같다"며 덧붙였다.

끝으로 박성도 기타리스트의 연주와 함께 김윤석과 정우가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를 부르며 현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이에 지지 않고 장현성이 장현성과 함께 '웨딩 케익'을 불렀다. 20대 역할을 맡은 진구가 '그건 너'를 시작으로 강하늘이 'You Mean Everything To Me'를, 끝으로 조복래 '사랑이야'를 열창했다.

배우들의 가수 뺨치는 가창력이 소개되면서 '쎄시봉' 제작발표회는 마무리됐다. 오는 2월 초, '시라노: 연애조작단', '광식이 동생 광태'등의 작품으로 스크린의 로맨틱 물결을 선보인 김현석 감독이 '쎄시봉'을 어떻게 소화했는지 기대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사진 ⓒ 문화뉴스 장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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