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문화뉴스에서 2017년을 빛낼 인디뮤지션으로 소개했던 '곽푸른하늘'이 2집 발매 기념 단독공연을 열었다. 공연은 14일 오후 6시 30분부터 약 두 시간 동안 홍대 '벨로주'에서 진행됐다.

   
 

싱어송라이터 곽푸른하늘은 2011년 학교 졸업작품인 1집 '있는 듯 없는 듯'을 발표했다. 이후 2013년 EP 앨범인 '밤안개'를 발표하기도 했고, 2015년에는 Mnet '슈퍼스타 K 시즌 7'에 참가하면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2016년부터 씨티알 싸운드(Ctr sound)에 소속돼 1집 이후 5년 만에 정규 2집 앨범 '어제의 소설'을 발매했다. 5년 만의 앨범이지만, 곽푸른하늘은 그동안 홍대에서 활발하게 공연하며 활동을 이어왔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 곽푸른하늘의 티켓파워

   
 

공연장인 '벨로주' 안은 공연 시작 전부터 관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친구, 연인과 함께 온 관객들부터 홀로 공연을 즐기러 온 관객, 외국인 관객까지 관객층도 다양했다. 티켓은 예매와 현장판매 모두 가능했는데, 대부분의 관객은 예매 후 현장에서 수령했다. 한편 입구에서는 2집 '어제의 소설'에 실린 사진과 포스터 등을 판매했다. 이번 앨범은 사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 해 11월 27일, 28일 이틀 간 상수동 소재 복합문화공간인 '제비다방'이 함께 운영하는 갤러리 ‘회의실’에서 곽푸른하늘과 사진가 김민주초원의 사진전 '어제의 소설'을 열기도 했다. 한 앨범 안에서 다양한 예술적 시도가 돋보였던 것.

   
 ⓒ 씨티알 사운드

오프닝은 인디뮤지션 '김사월'이 맡았다. 김사월의 오프닝 공연이 끝나고 파도치는 바다를 담은 영상과 함께 어제의 소설 수록곡인 '나 없는 나'가 흘러나왔다. 이 같은 기획은 공연의 서막을 올리는 것 같은 효과를 주면서, 관객들을 공연 속으로 완벽하게 끌어들였다. 영상이 끝나고 관객들의 큰 박수 속에 오늘의 주인공 '곽푸른하늘'이 수줍게 등장했다.

이번 공연은 '어제의 소설' 수록곡과 커버 곡 하나로 이루어졌다. 곡 진행 순서는 다음과 같다. ▲나 없는 나 ▲멀리 있지 말고 가까이 ▲애정 없는 장난 ▲어떻게 노래할 수 있을까 ▲나는 니가 필요해 ▲최고은 SUN RISE (커버 곡) ▲이래도 좋아 저래도 좋아 ▲902동 302호 ▲열꽃 ▲읽히지 않는 책 ▲한 줄도 쓰지 않았어요

노래만큼 빛난 연주 - 현악기와 어우러지는 곽푸른하늘의 음색

게스트 최고은은 "곽푸른하늘이 나보다 기타를 잘 다룬다. 나보다 먼저 앨범을 냈다. 나이는 내가 많지만, 그가 선배"라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공연에서 곽푸른하늘의 음색만큼이나 빛났던 것은 '악기 연주' 그리고 '노래와 연주의 조화'다.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고, 첫 곡인 6번 트랙 '멀리 있지 말고 가까이'에는 최고은이 깜짝 코러스로 등장했다. 그의 목소리는 어둠 속에서 하나의 악기 소리가 되어 곡 속에 스며들었다.

   
 

7번 트랙 '나 없는 나'는 기타에 황성준, 드럼에 양군, 베이스에 까르푸 황으로 이루어진 밴드와 함께했다. '까르푸 황'은 '어제의 소설'의 프로듀싱을 맡았다. 이 곡의 장점은, 밴드의 세션이 어느 하나 따로 놀지 않고 한데 어우러진다는 것이다. 곽푸른하늘만의 분위기를 최대로 이끌어주려는 각 세션의 섬세한 연주가 돋보이는 지점이다.

곽푸른하늘은 '열꽃'을 부르는 내내 싱글벙글했다. 보는 이로부터 궁금증을 자아내는 웃음이었는데, 곡이 끝나고 그 이유에 대해 "제가 '이렇게 밝은 곡을 해본 적이 없는데'하는 생각에 자꾸 웃음이 나더라고요" 라고 말했다.

공연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곽푸른하늘이 곡에 따라 기타를 바꿔 드는 모습을 포착할 수 있다. 주로 클래식기타를 사용하지만, 곡에 따라 통기타로 연주하기도 한다. 섬세한 사람이라면 2집 앨범을 전곡재생 해놓았을 때 차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열꽃'의 경우는 어쿠스틱 기타를 사용했다. 주로 사용하는 클래식 기타는 곽푸른하늘의 연주에 산뜻한 느낌을 더해준다.

실력 있는 뮤지션들의 도움으로 완성된 공연

   
▲ 첼로 세션으로 참여한 이혜지

이번 공연은 게스트 김사월, 최고은을 비롯해 몇 명의 실력 있는 뮤지션들이 세션으로 참여했다. 특히 이번 2집 앨범에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이혜지의 첼로 연주가 돋보였다. 이혜지는 우주히피, 이아립, 이랑 등의 앨범에 참여한 검증된 실력파다. 그의 첼로 연주는 곽푸른하늘의 또 다른 목소리처럼 곡 안에서 흐른다.

   
▲ 게스트로 참여한 뮤지션 김사월

오프닝 곡은 김사월의 '수잔'이었다. 이어 '젊은 여자', '접속' 등을 부르며 분위기를 압도했다. 김사월은 2016년 제13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음반상을 받은 실력파 뮤지션이다. 오프닝을 김사월이 맡은 것은 공연의 분위기를 잡기에 성공적이었다. 김사월은 "곽푸른하늘님을 사랑하는 분들이 여기 모이셨는데 이렇게 뵙게 되어 반갑다. 2집 발매 기념 공연을 축하한다. 즐거운 공연 관람하시길 바란다"며 수줍게 웃었다.

   
▲ 게스트로 참여한 뮤지션 최고은

최고은은 첫 곡에서 코러스로 깜짝 등장하고, 중반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최고은은 두터운 마니아 팬층을 가지고 있다. 2013년 후지TV 아시아 버서스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고, 지난 2016년에는 국내에도 많은 마니아 팬이 있는 독일 뮤지션 '막시밀리안 해커' (Maximilian Hecker)와 콜라보 음원을 내기도 했다. 공연의 분위기 메이커였던 그녀는 자작곡 'Eric’s Song'과 'Listen To The Radio'를 열창했고 관객들로 하여금 큰 박수를 이끌어냈다.

사소하고 일반적인 일을 노래로 부를 때의 아름다움

   
 

"'어제의 소설'의 의미는, 말 그대로 '소설' 같은 이야기이라는 뜻입니다. 사소하고 일반적인 이야기를 다뤄요. 일어났던 사실을 시간이 지나서 다시 생각하면, 그때와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기도 해요. 새로운 결말로 가게 되는 거죠. 그래서 '소설' 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당신의 일상이 노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그러기에 당신의 일상은 너무 사소하고 별다른 아름다움이 없다고 느낀다면, 곽푸른하늘의 2집 '어제의 소설'을 추천한다. 곽푸른하늘은 당신과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을 노래한다. 그의 일상을 담은 노래지만 우리가 모두 한 번쯤 느꼈거나, 공감하는 상황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의 노래처럼,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저히 '읽히지 않는 책'(1번 트랙 '읽히지 않는 책') 같이 재미없는 존재라는 생각에 우울했던 적은 없는지. 또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두 눈만 끔뻑이고 앉아 있던'(11번 트랙 '한 줄도 쓰지 않았어요') 적은 없는지.

   
 ⓒ씨티알 사운드

당신이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아름답지 않아도 좋다. 사소한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을 통해 일상을 가다듬는 당신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곽푸른하늘의 2집, '어제의 소설'이 당신에게 그 길을 안내해 줄 것이다.

한편 곽푸른하늘은 공연이 끝난 후 앵콜을 외치는 관객들을 위해 다시 무대로 올라와 '곰팡이'를 노래했다. '곰팡이'는 '슈퍼스타 K 7 '출연 당시 불렀던 곡으로, 심사위원과 대중의 칭찬을 이끌어냈다.

이어 곽푸른하늘은 "2017년에는 더 활발한 활동을 할 것" 이라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문화뉴스 박소연 기자 soyeon0213@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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