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까지 갤러리 도스에서 개최

출처 갤러리 도스, 신관 기획 김연진 ‘FLOATING’展

[문화뉴스 MHN 김다슬 기자]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이제 우리 삶의 모든 요소는 정보로 변환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물리적인 재료들뿐만 아니라 무형의 정보들로 구성될 것임을 시사한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몸은 예술에서 그 자체로 소재나 재료가 되기도 했지만 오늘날 여러 가지 양상으로 해체되기에 이르렀다. 연진이 표현한 신체는 자아의 객체화된 재현물이 아니라 자연보다 도시에 익숙한 타자화된 자아에 더 가깝다. 물질화, 기계화, 정보화된 현대사회 속에서 인간의 존재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표출할 것인가에 따라 새로운 메시지가 탄생한다. 작가는 물질의 해체와 재정립 과정을 통해 함축적이고 기하학적인 형상으로 인간을 기호화하여 표현하기를 시도하며 다각적인 정보와 그로 인해 그들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의미의 구조에 대해 모색한다. 

출처 갤러리 도스, 신관 기획 김연진 ‘FLOATING’展

 

작품에 등장하는 몸은 실제의 몸이 아니라 하나의 기호에 가깝다. 몸은 내가 이곳에 존재한다는 인식의 가장 큰 틀이기에 인간은 스스로 점유하고 있는 공간의 영향을 벗어나서 존재하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인공적인 도시의 공간은 작가에게는 익숙한 감각의 대상이 된다. 날이 선 기하학적 도형을 화면에 구성하고 그 안에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 기호의 일부를 텍스트로 가미함으로써 현대의 자화상을 새롭게 표현한다. 흐릿해지는 고유한 존재감 속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와 도시와의 공존에 대한 물리적, 심리적 이미지를 창의적인 해석으로 작품화하고 있으며 그 전제는 정신적인 것과 육체적인 것, 주체와 몸, 몸과 세계, 자아와 타자 등의 관계가 순환하여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출처 갤러리 도스, 신관 기획 김연진 ‘FLOATING’展

마치 수학자처럼 작가는 형이상학적 구조로 이미지를 표현한다. 색과 면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조형성을 사용하여 바라보는 것과 보이는 것의 모든 의미를 제거하고 그것의 본질적 의미를 이해하고 느끼고자 한다. 비록 순수 추상의 형태를 지니고 있으나 여기에는 오히려 외부세계의 치밀한 관찰이 바탕이 된다. 추상적이면서도 현실상을 반영하고 있는 이중적 특성은 기하학적인 색, 면의 형태들과 원소 기호들과의 결합된 양상으로 나타나며 작가는 이로 인해 얻어진 시각적, 의미적 효과에 대한 결과를 실험한다. 각 작업들은 사물의 물질성, 정보 그리고 의미가 갖는 관계 사이의 취약성을 띄고 있으며 그로 인한 무정형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처럼 화면에 구조를 만들고 정보요소들을 물성과 교차시키는 작업 과정은 정의가 어떤 방식으로 해체될 수 있고 또 어떻게 다른 형태로 확장될 수 있는지에 대해 존재론적 관점으로 접근하게 해준다. 

출처 갤러리 도스, 신관 기획 김연진 ‘FLOATING’展

예술은 존재 그 자체가 이미 사회적 가치를 지닌다. 예술은 현실을 반영하지만 현실에서 보이는 것들에 대해 끝없이 질문하고 그 정체를 뒤집어 보는 실험의 성격을 갖는다. 연진은 우리가 당연히 여겨왔던 의미의 구조에 대한 다양성을 모색한다. 우리의 일상을 이루는 주변의 친숙한 형태와 물질이 지닌 상징과 기능을 해체시키고 새로운 문맥을 확장시켜 나가는 시도를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의 몸은 예술의 주제이자 표현의 장이며 기하학적 추상 형태와 감성적 색채가 보여주는 물질과 정신의 관계를 통해 우리에게 새로운 시지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매개체가 된다. 작가는 단순히 외형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깃들어 있는 본질과 정신을 먼저 생각하고 거기에 다시 의미를 부여하여 조형미를 드러내게 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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