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광화문 '블랙텐트'에서 5일간 공연되는 '빨간시'는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바치는 아름답고 아픈 한 편의 연극이다.

극단 고래의 창단작 '빨간시'는, 9년간 일본군 '위안부' 수요 시위에 참석한 이해성 대표의 진정성에서 나온 작품이다. 극단 고래 단원들도 자발적으로 수요 시위에 참석, 사회의 폭력에 대항하기 위한 평화적 시위를 이어간다. '빨간시'는 이러한 마음이 모여, 우리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그들을 기억하고 상처를 보듬어주기 위해 마련한 공연이다.
 
'빨간시'는 유력 일간지 기자 동주가 성상납으로 자살한 여배우 사건 이후 집에서 두문불출하며 괴로워하다 저승사자의 실수로 할머니 대신 저승에 먼저 가게 되고, 거기서 자신의 삶, 죽은 여배우의 삶, 일제시대 위안부로 끌려갔다 온 할머니의 삶을 되돌아보는 이야기로 사회의 폭력, 욕망, 거대 침묵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극단 고래는 "박근혜 정부에서 연극인들은 공공극장에서 사회에 대한 목소리를 낼 기회를 빼앗겼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예술은 검열당하고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는 묵살 당한다. 그래서 광장으로 나와, 직접 천막으로 극장을 짓고 우리들의 절실한 이야기를 연극으로 풀어가려 한다. 연극인들은 연극을 통해 정부의 부당함에 맞선다. 그 첫 번째 이야기가 '빨간시'다"고 밝혔다.
 
   
▲ '빨간시' 블랙텐트 첫공연 사진 ⓒ극단 고래 공식 페이스북
이해성은 "역사 속 폭력과 상처의 근본적인 원인을 바라보고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자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 '빨간시'는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일본군 '위안부'들의 상처와 여배우의 고통을 적나라하게 펼쳐놓는다. 모두가 그들이 고통받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실제로 그들이 어떤 심정으로 어떤 일들을 당했는지 잘 알지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관객들에게 그들의 고통을 생생하게 느끼게 함으로써 다시 한번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싶다"고 전했다.
 
'빨간시'는 '대한민국연극대상'에서 희곡상, 작품상, 여자연기상 3부문을 휩쓸면서 이 작품이 지니고 있는 메시지가 관객에게 전달되었음을 입증했다. 그리고 지금, 사회의 온갖 폭력, 비리, 예술에 대한 검열이 자행되는 이 시기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 가질만한 작품이다.
 
16일부터 20일까지 공연되는 '빨간시'는 오후 8시 광화문 블랙텐트에서 진행되며 1시간 전부터 번호표를 발행, 20분 전부터 입장 가능하다.
 
문화뉴스 태유나 인턴기자 you@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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