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미국에서 일어난 슬픈 사건 9.11 테러를 경험한 에드워드 스노든은 조국을 지키겠다는 애국심이 피어났고, 국가를 위해 일하게 되는 행운을 얻는다.

뛰어난 지능과 컴퓨터에 정통한 실력 덕분에 스노든은 CIA와 NSA 등 미국 내 정보기관 고위 관계자들에게 인정을 받으면서 최고 전문가로 거듭난다. 그런데 국가를 향한 헌신이나 그의 명성이 올라갈수록, 그는 고민에 빠진다.

테러의 위협을 사전에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미국 정보기관은 블랙리스트를 넘어 세계 곳곳에 도청장치를 설치해 모든 이들의 사생활 일거수일투족이 무작위로 수집하며 지구 전역을 감시하는 감시기관 구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노든이 기대했던 오바마 정권도 이 심각한 문제를 외면했다. 2013년 청문회에 등장한 NSA 국장 제임스 클래퍼의 "우리는 헌법에 위배되지 않은 채, 임무수행하고 있다"는 뻔뻔한 거짓 답변을 본 스노든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모두를 위한 내부고발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조국에 대한 애국심으로 CIA에 발을 들여놓은 지 9년 만에 그는 '반역자'로 돌아섰다.

2012년 '파괴자들' 이후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올리버 스톤은, 이미 전세계를 충격으로 빠뜨린 스노든의 프리즘 폭로 사건을 굳이 다시 영화로 제작하여 전세계에 공개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이미 '시티즌 포'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다뤄진 바가 있는데도 말이다.

   
 

먼저 에드 스노든처럼, 모두를 위한 내부고발자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끔 한다. '스노든'의 주연배우로 출연한 조셉 고든-레빗 또한 "내가 스노든이었다면, 저 상황을 어떻게 해결했을까?" 하는 관심 때문에 영화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올리버 스톤 또한 스노든의 태도 변화에 초점을 맞춘 게 타 작품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우리도 살면서 스노든 같은 처지에 놓이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자신이 속한 집단 내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문제들을 마주할 때, 잘못되었다고 상급자에 보고해도 묵살당하는 일이 빈번하다. 내 삶의 모든 것을 포기한 채, 모두를 위한 내부고발자 역할을 감히 할 수 있을까? 스노든처럼 용기를 내기란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소설가 조지 오웰의 '1984'처럼, 올리버 스톤은 '스노든'을 통해 전체주의, 감시국가로 변질되어가는 세상을 향해 경고하고 있다. 냉전 체제, 테러와의 전쟁, 무너지는 세계화 속에 국가는 국민의 행복과 기본권보다 국가의 안위와 국익을 우선시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그렇기에 국가라는 울타리 안에 사는 사람들 몰래, 국가는 높은 첨탑에서 내려다보고 감시한다. 이는 모든 국가가 경계해야 할 문제이며, 국정원 불법 도청이나 해킹 프로그램으로 우리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사건을 겪은 우리에게도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영화에서도 올리버 스톤의 정치 성향이 반영된 듯했다. 미국 보수주의자들을 자신의 작품을 통해 가차 없이 비판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는, '스노든'에서도 변함없었다.

영화 말미에 등장했던 대선 후보자들(힐러리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의 에드 스노든 관련 발언을 집어넣는 동시에, 자신이 지지했던 버니 샌더스의 발언과 비교하며 그들을 완곡하게 디스했다(미국에선 작년 9월에 개봉했다).

끝으로, 당신들에게 질문한다. "당신들이 만약 스노든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거대한 조직에 순응하여 진실을 눈감을 것인가. 아니면 모두를 위한 과감한 용기를 보여줄 것인가?"

문화뉴스 석재현 인턴기자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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