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페이스 오브 러브'를 기대하며

[문화뉴스=아띠에터 칼럼그룹] 곧 개봉을 앞둔 영화 '페이스 오브 러브'는 영화 '러브 어페어'의 여주인공으로 우리의 기억에 깊이 남아 있는 '아네트 베닝'이 주인공을 맡은 작품으로 아름답게 나이 든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이 영화의 내용 또한 흥미로운데, 사랑했던 그가 죽음을 맞아 내 곁에서 떠난 이후, 그를 꼭 닮은 사람을 만나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그녀의 혼란을 다룬다. 얼마 전 케이블 토크쇼 '마녀사냥'에서 다루었던 몇가지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하나는 현재 잘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가 과거 사귀었던 그녀에 대해 알게 되면서, 그녀와 닮은 나여서 좋아했고, 또 그가 자신을 그녀와 비슷한 취향으로 바꾸려 했다는 사실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한 여자의 사연.

다른 하나는 자신이 외국으로 연수를 가 있는 동안,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가 멀리 있어 그리워하던 자신과 똑닮은 여자여서 그녀를 만났다는 것이 과연 이해 가능한 변명인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나와 닮은 사람을 사랑했던, 혹은 나와 닮았다는 이유로 또 다른 새로운 이에게 끌렸다는 사연들.

이처럼 '페이스 오브 러브'에서의 상황은 사랑했던 그와 똑같이 생긴 이가 등장한다는 판타지적인 요소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 일상의 연애와도 충분히 맞닿을 수 있는 문제가 된다. 실제 주변을 살펴보아도 그렇다.

   
 

과거에 만났던 사람과 정반대의 외모와 성향을 가진 이를 만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참 어쩌면 그렇게 똑닮은 사람을 찾아냈니 싶도록 예전에 내가 보았던 그들의 그 혹은 그녀와 닮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을 적지 않게 본다. 그리고 그런 정도는 아니더라도 오랜 기간 연애해오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본 그들의 연인들(?) 간에는 무언가 닮은 느낌이 있다고 느끼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우리의 취향,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는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오히려 이전의 연애에서 데인 것을 끔찍해하며 정반대의 인물을 골랐을 때, 그 연애가 성공적이지 못할 확률이 크다. 예전 친했던 필자의 한 여자후배는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면서 바로 이전에 만났던 사람에게서 결핍되었던 부분을 채워줄 남자를 찾는 데 주력했는데, 결국 문제가 되었던 건 그렇게 새로이 만난 남자가 이전 연인이 갖고 있던 장점은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 대해 간과했기 때문이었다.

지극히 근시안적인 해결책이었던 셈이다. 어쩌면 닮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다만 오롯이 현재의 나 자체가 아닌 과거를 잊지 못해 그 과거를 그리워해 나를 만나는 것인지, 상대의 마음에 대한 의심이 반복된다면, 그 만남은 다시 재고해볼 여지가 있다.

또한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은, 내가 이전에 알았던 것과 다른 한 개체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과거의 좋아했던 그 사람과 다른 모습을 발견할 때, 내가 생각하고 원했던 모습으로 상대를 맞추려는 컨트롤 이슈를 갖는다면 그건 최악의 관계로 전락해 버리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글] 아띠에떠 미오 artietor@mhns.co.kr 

미오(迷悟): 좋아하는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여주인공 이름이자, '미혹됨과 깨달음'을 통틀어 의미하는 말.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심리학, 연세대 임상심리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 임상심리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 아띠에터는 문화뉴스 칼럼니스트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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