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선제센터 '밤이 낮으로 변할 때' 개최,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 저항"
  • 오지현 기자
  • 승인 2019.12.2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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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28일부터 2월 9일까지 개최
같은 기간 김희천 개인전 '탱크'는 전시장 3층에서 진행
출처: 아트선재센터, 송민정 'Window', Full HD, 사운드, 18분 21초, 2019

[문화뉴스 MHN 오지현 기자] 아트선재센터에서는 2019년의 마지막 전시 '밤이 낮으로 변할 때'를 오는 12월 28일부터 2020년 2월 9일까지 개최한다.

해당 전시는 서로 다른 매체의 작가들이 시간을 포착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한편 도래할 시간에 대한 변화의 기대를 담은 작업들을 소개한다. 전시에 소개되는 작업은 대부분 신작으로 구성되며, 각기 다른 매체와 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 여성을 중심에 둔 서사로 모아진다.

특히, 작품들은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에 저항 또는 전복을 시도하거나 여성 화자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과 그 결과를 겹치며 시간과 대상을 함께 기록하는 이혜인의 '알베르틴' 시리즈는 부모님께서 집 앞 마당에 가꾸신 장미나무를 2017년 여름 24시간을 3시간 단위로 나누어 직접 관찰하며 그린 그림들이다. 해마다 발하는 동물과 같은 생명력을 아침부터 낮 그리고 밤까지 지켜본 그림으로 그리는 과정이 곧 그것을 지켜보는 행위였다. 이와 대구를 이루는 '겨울 밤 알베르틴'은 같은 장미나무의 모습을 최근 겨울의 밤 속에서 그린 것이다. 눈 앞의 대상이 어둠 속에 묻혀 거의 보이지 않고 추위는 시간의 한계를 만든다. 

사진이 특정 장면을 포착하며 그 시간을 기억하는 방식에 대해 여러 형태의 설치로 탐구하는 안초롱은 지난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촬영하고 수집한 사진 이미지들 중 전시를 위해 몇 가지 이미지를 선택했다. 네팔을 여행했던 친구로부터 받은 엽서의 이미지, 다양한 시간과 장소에서 동일한 대상을 촬영한 이미지, 유통기한이 지난 필름으로 촬영되어 노이즈와 노출 부족을 동반한 이미지, 2019년 서울에서 촬영하였지만 2020년으로 데이터가 조작된 이미지 등 모두 조금씩 시차가 어긋나 있지만 이들은 동일한 서사를 향한다.

강은영은 플라워 샵의 운영자이자 동시에 작가로 활동하며 식물의 구성을 통한 서사적 상상을 발휘해왔다. 'Blue Alkanet Tree'는 2층의 구조물 위에서 내려다보는 형태로 구성된 설치이다. 원래 한 나무에 함께 있지 못하는, 색과 형태가 변형된 인공의 꽃들이 함께 자리한 낯선 정원을 만든다.

윤지영은 ‘희생’과 같은 심리적, 관계적 상황을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방식을 탐구해오다 오래된 신화가 왜곡해 온 불평등의 구조에 대한 조각적 전복을 시도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미술사 안에서 반복 재현되어 온 그리스 신화 속 이야기를 전복하는 조각, 설치 작업을 제작한다. '레다와 백조'는 제우스가 백조로 변해 유부녀인 레다를 겁탈한 신화 속 일화에서 가져온 것으로 이 모티브는 서구 미술 안에서 여러 차례 변주되어왔다.

작가는 익숙한 고전적 조각의 모습을 재현하되 백조의 목을 잘라내고 이를 그 성기에 물린다. 이를 둘러싸고 있는 세 개의 원형-조각 설치는 윤지영이 ‘(감정적으로)아픈 몸’으로 표현한 조각을 세 명의 여성 타투이스트들에게 나눠주고 각각의 타투를 새겨달라고 제안한 것이다. 타투이스트들은 가해자가 받아야 할 처벌을 피해자가 받는 신화 속 내용을 여성의 입장에서 재해석한다.

여러 층위의 타임라인과 장소를 넘나드는 영상 작업으로 지금의 이 시간을 질문하는 송민정은 'AKSARA MAYA'는 암흑기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시간의 왜곡을 다루는 RPG 게임을 소개한다. 또한 19 세기 말 비엔나, 1899년 프랑스, 1901년 러시아, 2020년 서울에 사는 네 명의 여성이 겪은 유사한 시간과 시대를 수다 형식으로 풀어놓은 'Window'에서 희뿌옇고 정체 없는 미래를 떠안고 사는 백색시대의 인물들이 느끼는 다면적인 불안과 동지애를 바탕으로 현재를 더욱 가까이에서 바라본다.

한편, 이 기간동안에 아트선재센터에서는 두 가지 전시를 함께 진행한다. '밤이 낮으로 변할 때'는 전시장 2층에서, 지난 11월 29일 개최한 김희천 개인전 '탱크'는 전시장 3층에서 개최되며, 두 전시 모두 2020년 2월 9일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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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28일부터 2월 9일까지 개최
같은 기간 김희천 개인전 '탱크'는 전시장 3층에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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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현 기자 |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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