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처럼 돌아오는 자연의 분노

 [문화뉴스] 2007년 12월 7일 서해 태안 앞바다에서 해상 크레인이 삼성-허베이스피리트호와 충돌하면서 기름 유출 재난 사고가 있었다. 정부의 빗나간 예측과 방제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진화에 실패한 후, 태안 기름 유출 사고는 국내에서 가장 심각한 해양오염 사고로 기록되었다. 2010년 4월 20일 미국 루이지애나 주 멕시코 만에서 태안 기름 유출 사고의 62배에 달하는 '딥워터 호라이즌 호' 폭발이 일어난다.

수심 1,500m 바다에 구멍이 뚫리면 어떻게 될까? 영화 '딥워터 호라이즌'은 피해자들의 진술로 시작과 끝을 장식하며 4월 20일에 있었던 실화를 그린다. 도입부에서는 앞으로 진행될 영화의 스토리를 간략하게 보여준다. 마이크의 딸이 학교 과제를 위해 쓴 시추 작업은 인간의 욕심, 사고의 원인, 피해를 막기 위한 과정, 동료들에 대한 비난과 칭찬 등을 간략하게 묘사한다. "그 석유는 괴물입니다. 마치 기름이 된 공룡들이 한때는 다 괴물이었던 것처럼요. 그리고 300만 년 동안 이 공룡들은 더욱더 뭉개지고 짜이고 단단히 단단히… 왜냐면 그들 위에서 엄청난 양의 흙과 바다가 그들을 누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짜증 나게도 갇히고 말았죠. 그러면 아빠와 동료들은 그들 위로 구멍을 만들어요…" 음료 캔과 빨대, 꿀 등을 이용하여 보여주던 중 대화를 나누다가 음료는 캔 위로 힘껏 솟아오른다.

인간의 끝없는 욕심은 자연재해보다 더 무서운 재해를 일으킨다. 하지만 사람은 돈을 위해 그들의 욕심을 위해 안전에 무감각해진다. 그리고 그러한 안전불감증은 대형 참사를 일으킨다. 2010년 4월 20일 저녁 9시 56분에 폭발을 시작으로 '딥워터 호라이즌'은 73m까지 불기둥을 뿜고 36시간의 화재 끝에 침몰한다. 이후 5개월 동안 바다에 유출된 원유는 약 7억 7천 800만L로 11명의 시추 노동자가 사망했고 18명이 다쳤다.

현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딥워터 호라이즌'은 현실적인 재난 블록버스터에 따르는 긴장감과 화려함 외에도 답답한 책임자들과 사고 대응에 대해 안타깝기만 하다. 하지만 그 또한 너무나도 사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태안 기름 유출 사건과 세월호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다. 한국과 다르게 체계화되고 적극적인 대응력으로 희생은 더 이어지지 않았지만 '딥워터 호라이즌' 사건은 다를 바 없이 일의 책임자인 대기업 BP를 위해 다양한 정치인들과 고위 공무원들이 처리 및 복구 비용의 책임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화 '딥워터 호라이즌'은 지난 2016년 9월 30일 미국 개봉에 이어 25일 국내 개봉한다. 107분. 12세 이상 관람가.

 

문화뉴스 이민혜 기자  pinkcat@mhns.co.kr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