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신유정 기자] 지난 30일 방송된 JTBC 드라마 페스타의 단막극 '루왁인간'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은퇴 위기에 처한 50대 세일즈맨 정차식(안내상)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 드라마 '루왁인간'은 커피 체리를 먹은 사향 고양이의 배설물에서 소화되지 않은 커피 씨앗을 채취하여 만든 커피인 코피루왁에서 제목을 따왔다.

만년 부장의 자리를 지켜오던 고졸 세일즈맨 정차식에게는 이 자리를 지키는 것 조차도 힘들어진다. 게다가 볼리비아산 원두를 들여오던 중, 예기치 못한 폭발 사고로 50톤의 원두를 모조리 날리며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게 된다. 그런 그는 후배들 사이에서 상사에게 개처럼 군다며 '펫차식', 또는 한물간 '폐차식'이라 불린다.

그런 정차식에게도 기적이 찾아온다. 볼리비아에서 만났던 세르난도(호세)가 커피나무 한 그루를 선물한 것이다. 정차식은 지난 실수를 만회하고자 박전무를 찾아간다. 박전무 앞에서 입안 가득 커피체리를 욱여넣으며 정차식은 커피 생두를 만들어내는 '루왁인간'이 되었다. 이날 이후 정차식은 자신의 대장이 평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편, 정차식의 딸 정지현(김미수)은 직접 카페를 운영하며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빠가 숨겨둔 커피 생두로 커피를 판매했고, 놀랍게도 아빠의 커피는 대박 조짐을 터뜨렸다. 본인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해 의기소침해 있던 정차식은 딸과 아내의 행복한 미소를 지켜보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가진 것이라고는 특별한 대장뿐인 정차식은 딸에게 커피 생두를 주기 위해 대장 내시경 검사 일정도 미룬 채 싸구려 모텔로 들어가 커피 생두를 생산한다. 하지만 커피체리에 물든 손톱과 다 구겨진 셔츠, 싸구려 모텔방에 남겨진 초라한 자신을 바라보던 정차식은 정신을 차리고 인사과 사무실로 달리기 시작했다. 회사를 떠날 수 없다는 정차식의 절박한 외침에 돌아오는 것은 "그러게 뭘 그렇게 열심히 일하셨어요"라는 허탈한 대답이었다.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진 정차식은 자신의 대장에 암세포가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는 김영석(윤경호)과 달리, 정작 자신의 대장에 대한 비밀을 밝히는 정차식의 눈빛은 여전히 반짝이고 있었다. 포대 가득 담은 커피 생두를 들고 딸을 찾아갔지만, 정지현은 이미 루왁커피 판매를 중단한 후였다. "그 생두 아빠가 가져오는 거지?"라는 딸의 질문에 "그 고양이는 학대당한다고 생각 안 해. 자기 똥이 돈이 돼서 기뻐해"라며 자신의 마음을 대변했다.

정차식은 딸이 선물한 새 구두를 신고 마지막 출근길에 올랐다. 회사 로비에서 만난 오용달(정종준) 회장 앞에 선 그는 "이 회사 지금 이렇게 성장한 거, 혼자 큰 거 아닙니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의 시간, 노력, 눈물이 있었습니다. 전 그걸 압니다. 회장님도 그걸 아셔야 합니다"라는 속시원한 대사과 함께 홀가분한 마음으로 회사를 떠난다. 정차식이 커피 생두가 아닌 '사금'으로 가득한 변기를 바라보며 "요새 금 시세가 얼마지?"라는 엔딩은 또 다른 희망의 불씨를 불어넣으며 그의 인생 2막을 응원하게 만들었다.

드라마는 총 2부작이며 지난 30일에 2부작이 모두 방송됐다.

한편, 2019-2020 JTBC 드라마 페스타의 두 번째 작품 '안녕, 드라큘라'는 2020년 상반기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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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페스타 '루왁인간', 호평과 함께 방송 완료
생두 낳는 인간이 된 만년 부장 세일즈맨 정차식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