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A Gold 'X: 1990년대 한국미술 展',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문화뉴스] 1990이라는 말은 마음이 애뜻하다. 1887 민주화 이후 1997 IMF 전까지 우리는 성숙되지 못한 기쁨을 누렸던 걸까. 그러한 면이 미술에는 어떻게 반영되어 있을까?

   
▲ 김성배 작가 작품

'최정화'·'이불' 작가처럼 아예 새로운 모습으로 충격을 주기도 하고, 그에 반하는 상실된, 찾지 못하는 우울함을 그려낸 '샌정' 작가까지. 소위 말해서 그전까지 주류라 일컬어졌던 '민중미술'이나 '단색화'와는 다른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미술은 시작되었다.

미술은 도구가 아니다. 어떠한 예술 또한 그렇겠지만, 먼저 영감이 나오고, 그에 맞춰 어떤 이들은 화필로, 어떤 이들은 선율로 시로, 또 다른 이들은 몸짓으로 표현하다 그리 후대에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붙여 졌으리라.

민중미술이 정치적 도구로, 또한 단색화가 유명해지자 세속적인 도구로 획일화 되는 것이 과연 예술이라 칭하고 또 그에 속하는 미술이라 평할 수 있겠는가.

이에 따라 매너리즘이 나오고, 진정한 예술가들의 반성이 나오고 그에 맞춰 새로운 사회적 환경, 즉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사고를 생각할 가능성을 열어주는 시도들이 합쳐져 현재 'X:1990년대 한국미술'을 열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으로 다행스럽고 인간다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 샌정(정승) 작가 작품

우리나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판을 치는 사회다. '모아니면 도'라는 식은 미술계에서는 민중미술 아니면 모더니즘이라는 판으로 짜여 있었고, 후대의 새로운 예술가조차 그 틀에 맞춰져야 했다.

일시적인 문화운동으로 만들어진 1990년대 소규모 그룹과 다양한 개성을 가진 화가들은 이러한 진부함을 거부하고 그들의 생각을 표현했다.

물론 이것이 한국적인 것이느냐 라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이미 인간에게 유전자적으로 한국적 피를 태어났다고 해도, 배우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가치와 예술을 배우게 되니,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한국적인 면은 덜 할 수 있겠다.

다만 내가 집중하고자 하는 것은 1990년대 태동했던 예술가들의 태도이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표현하려는 자유로움과 용기, 그 싹들이 현재 2020년이 얼마 안 남은 이 시점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 알고 싶다.

그것이 이번 전시를 연 계기이며, 또한 우리들의 과제로 남아야 할 것이다.

   
▲ 이동기 작가 작품
   
▲ 전시 전경
   
 

문화뉴스 김민경 기자 avin@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