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컴퍼니의 엔다 월쉬 작 정명주 역 고성웅 윤색 가사 김태훈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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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다 월쉬(Enda Walsh 1967~)는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로 <채트룸 (2010)>,<헝거 (2008)>,<디스코 피그 (2000)> <원스(2007)>등이 영화화됐다.

<원스(Once)>는 2007년에 개봉한 아일랜드 영화가 원작이다. 존 카니가 각본 및 감독을 맡았다. 더블린을 배경으로 글렌 한사드(Glen Hansard)와 마르케타 이글로바(Marketa Irglova)가 우연히 만나 함께 음악을 하며 한 앨범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실제로 영화내의 모든 곡을 글렌(Glen)과 마르케타(Marketa)가 만들고 불렀다.

   
 

국내에서는 영화도 성공했지만 음악 인기가 더 많기도 하다. 당시 13만 유로/15만달러(지금 한화로 약 1억 4천만원 상당) 저예산으로 촬영하였으나 미국에서 943만 달러, 해외 1127만 달러 모두 합쳐 2070만 달러가 넘는 상당한 흥행을 거두었다. 국내에서도 약 23만 2천 관객이 관람하여 <워낭소리>가 갱신하기 전까지 국내 독립영화 사상 최고 흥행성적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다만, 전국 극장이 겨우 10개라는 걸 생각하면 상영관 비율로 치자면 지금도 깨어지지 않는 기록이다.(워낭소리는 전국 274개 상영관 개봉으로 이뤄낸 것) 2014년 12월 말에 300만 관객을 넘겨 워낭소리를 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296만 관객이 본 워낭소리, 44만 관객이 본 <울지마 톤즈>에 이어 독립영화 역대 흥행 4위를 기록 중이다.

OST앨범은 그래미상 후보에까지 오르기도 했으며, 실제로 2008년 제80회 아카데미상 시상식 때 영화의 주제가 'Falling Slowly'가 주제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내용은 더블린의 평범한 청소기 수리공인 '그'는 매일 거리에 나와 노래를 부른다. 낮에는 사람들이 모르는 노래는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밤에만 자신만의 노래를 부른다. 마침 길거리를 지나가다 그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그녀'. 여자는 남자의 곡에 담긴 애절한 선율을 통해 그의 음악성을 알아보게 된다. 사실은 그녀 역시 피아노 연주를 매우 좋아하지만, 형편이 어려워 하루에 한 시간씩 피아노 가게에서 연주를 하며 지낸다. 그녀의 피아노 연주를 들은 그 역시 그녀의 음악성을 알아보고, 서로 곡에 작사와 작곡을 해 주며 어느새 가까워지게 된다.

그녀 덕에 그는 용기를 얻게 된 그는 런던에서의 오디션을 위해 앨범을 녹음하기로 결심한다.

"그녀가 만들어내는 피아노 선율이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녀가 부르는 노래가, 그녀가 만드는 음악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음악을 통해 두 사람은 서로 이해하고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앨범이 완성되는 만큼 서로 매력에 빠져드는 두 사람.

"그녀는 나의 노래를 완성해준다. 우리가 함께 하는 선율 속에서 나는, 나의 노래는 점점 그녀의 것이 되어간다."

한 곡, 한 곡 완성되는 음악처럼 그들의 감정은 점점 깊어져 간다.

그러나 남자는 헤어진 전 애인을 잊지 못하고, 여자 역시 결혼하여 자식까지 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현재는 별거중이다. 남자는 헤어진 애인을 만나기 위해 런던으로 곧 떠날 예정이고, 그 전에 노래를 몇 곡 녹음하고 싶다는 남자의 요청을 여자는 흔쾌히 승낙한다. 음반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마지막 작업을 앞둔 둘은 잠시 바람을 쐬러 나가는데, 그때 남자는 여자에게 "지금도 남편을 사랑하나요?" 라고 묻고, 여자는 "뮬뤼에 떼베" 라는 수수께끼의 말로 대답한다.

   
▲ '뮤지컬 원스의 한 장면. 주인공 '가이' 역 윤도현과 '걸' 역의 전미도가 함께 합주하고 있다. ⓒ 신시컴퍼니

결국, 성공적으로 그들은 음반 작업을 마치고, 각자 갈 길로 향한다. 어느덧 여자를 사랑하게 된 남자는 여자에게 더 있어 달라고 부탁하지만 여자는 "내일 남편이 온다"며 거절하고, 결국 그들은 각자의 길로 떠난다. 남자는 런던으로 가 헤어진 옛 사랑을 다시 만나게 되고, 여자는 남편이 다시 돌아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된다. 그리고 남자는 떠나기 전, 여자에게 피아노를 선물로 남기고 간다. 결국, 스쳐 지나가는 잠깐의 인연이었지만 일상의 행복을 되찾게 된 그들의 모습을 보여 주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자가 했던 "뮬뤼에 떼베" 라는 말은, 체코어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는 뜻이다.

무대는 전체를 아래 위층으로 만들었다. 2층은 강이 내려다보이는 강변길이다. 아래층은 배경 왼쪽을 주방으로 설정하고, 오른쪽은 타악기 연주석이 다. 카페 안쪽에는 기다란 카운터가 객석을 향해 오목한 형태로 가로놓여있다. 출연자들이 피아노를 이동시키고, 카페 좌우에 의자를 여러 개 비치해 출연자들이 그곳에 앉아 연주를 하고 등장 순을 기다리기며, 피아노, 기타, 첼로, 바이올린, 만도린, 드럼, 카스타네츠 등을 연주한다. 장소변화를 의자를 나란히 놓아 표현하기도 한다.

   
▲ 영화 '원스'의 주인공인 아일랜드 싱어송라이터 글렌 핸사드. 영화에도 등장한, 낡아서 해지고 구멍 난 이 통기타를 서울의 '뮤지컬 원스'에도 다시 들고 온다. 그는 "내 삶 전체가 영화 같았다. 삶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건 친구, 우정"이라고 말했다. ⓒ 신시컴퍼니
   
 

뮤지컬 <원스>는 전체 줄거리가 카페 안에서 벌어지도록 연출된다. 등장인물 중 체고 출신 이방인이라는 것을 억양이나 단어 발음으로 표현하고, 더블린 사람과 코크지방 사람과의 갈등도 발음과 억양으로 표현하고, 시종일관 안개가 낀 듯한 조명, 그리고 온화하고 부드럽고 서정적인 노래가 극의 분위기를 감성적으로 몰아가고, 관객 각자의 옛사랑을 상기시키며 겨울밤을 감상의 세계로 이끌어 간다.

윤도현, 이창희, 전미도, 박지연, 강윤석, 강수정, 임진웅, 이정수, 오정환, 박신애, 조지승, 정선국, 정욱진, 배현성, 오정훈, 황명하, 한수연, 김주연 그리고 아역으로 홍은우, 최가은, 신나라 등이 출연해 호연과 열창 그리고 연주가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카페 지배인 이정수의 성격창출과 열연이 관객의 눈길을 끈다.

프로듀서 박명성, 제작 기술감독 유석용, 음향 김기영, 조명 박민수, 의상 박경진, 분장 김유선, 소품 조윤형, 무대제작 강필수, 컴퍼니 매니저 이지영 등 스텝 모두의 열정과 노력이 제대로 드러나, 신시 뮤지컬컴퍼니의 엔다 월쉬 (Enda Walsh) 원작, 정명주 번역, 고선웅 윤색 가사, 김문정 음악감독, 황현정 안무, 김태훈 연출의 뮤지컬 <원스>를 긴 겨울동안 관람하면 좋을 한편의 아름답고 포근한 걸작 음악극으로 만들어 냈다.

- 공연명 뮤지컬 원스
- 공연단체 신시 컴퍼니
- 극작 엔다 월쉬
- 번역 정명주
- 윤색 가사 고선웅
- 연출 김태훈
- 공연기간 2014년 12월 3일~2015년 3월 29일

[글] 문화뉴스 공연칼럼니스트 박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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