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벙커 트릴로지' 공연 장면

[문화뉴스] 추운 겨울에도 불구하고 뜨겁게 대학로를 달구는 작품들이 있다. 2월 폐막을 앞두고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연극, 뮤지컬 세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연극 '벙커 트릴로지'는 제1차 세계대전 참호를 배경으로 아서왕 전설·아가멤논·맥베스 등 총 3개의 신화와 고전을 재해석한 옴니버스 작품으로, 전쟁으로 인해 겪게 되는 참담한 현실과 인간의 본성을 밀폐된 '벙커' 안에서 구현해냈다. ​역사의 고증보다 그 당시 시대적 배경과 고전이 만나 신비로운 세계관을 구현해낸 연극이다.
 
'벙커 트릴로지'는 아서왕 전설을 재해석한 '모르가나', 그리스 3대 비극작가 아이스킬로스의 고대 희랍극 '아가멤논'을 모티브로 한 '아가멤논',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극중극 형태로 각색한 '맥베스'까지 세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으며, 실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벙커'를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제공한다.
   
 ⓒ 연극 '청춘예찬' 공연 장면
또 대학로를 대표하는 거장 연출 박근형의 연극 '청춘예찬'은 1999년 초연 당시 창작극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바 있는 작품으로, 4년째 졸업을 고민 중인 22살의 고등학교 2학년생 '청년'과 그의 주변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 대한 사랑과 불완전한 청춘을 예찬하는 극이다.
​작품은 어두운 현실을 절망적으로 그려내기보다는 무심한 듯 가볍고 담담한 문체로 표현해내어, 예상치 못한 웃음과 잔잔한 연민을 이끌어내는 한편 새로운 희망을 선사한다. 또 현실감을 살린 연출과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연스러운 화법으로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동아연극상 희곡상, 한국연극협회 신인연출상, 청년예술대상 희곡상 등 다수의 상을 휩쓸며 호평을 끌어냈다.
 
이번 시즌은 배우들의 워너비 연출가로 손꼽히는 박근형과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 한데 모인 캐스트들의 만남으로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22살 나이에 고등학교 2학년 생활을 하고 있는 '청년' 역에 김동원, 안재홍, 이재균이 캐스팅됐으며, 술로 소일하는 무능한 '아버지' 역은 윤제문이 맡았다. 청년과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 친구의 사촌누나 '여자' 역에는 고수희와 이봉련, 박소연이 맡아 연일 극찬 속에 순항 중이다.
 
   
 ⓒ 뮤지컬 '미드나잇' 공연 장면
마지막으로 뮤지컬의 본고장 영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 뮤지컬 '미드나잇'은 정원영, 고상호, 배두훈, 백형훈, 전성민, 김리 등 실력파 배우들과 '투모로우 모닝', '쓰루더도어'의 작곡가 로렌스 마크 위스가 만나 매혹적인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미드나잇'은 12월의 마지막 밤 자정 직전, 새해의 시작을 기다리던 부부에게 '쾅, 쾅, 쾅' 거칠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낯선 손님(비지터)이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과연 이들에게 숨겨진 진실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비지터의 정체는 무엇인지, 뮤지컬 '미드나잇'은 관객으로 하여금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는 후문이다.​
 
인간 본연의 깊고도 어두운 욕망을 내밀하게 파헤치는 뮤지컬 '미드나잇'은 촘촘하게 짜여진 스토리에 귀를 휘감는 고혹적인 선율이 더해진 매력적인 작품이다. 영국 크리에이티브팀의 뛰어난 작품을 한국적인 색채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새롭게 재탄생시켜 눈길을 끌고 있는 이 작품은 다소 무거운 주제를 중독성 있는 음악과 안무를 활용, 위트 있게 풀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문화뉴스 김수미 인턴기자 monkey@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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