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6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광화문광장에서 "창작표현의 자유 수호와 '더러운 잠' 작품 훼손에 대한 예술인 기자회견"이 열렸다. 임정희 문화연대 공동대표가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문화연대, 한국민예총, 박근혜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 등 56개 예술단체가 주최했다. 이구영 작가의 '더러운 잠'은 마네의 '올랭피아'와 조르조네의 '비너스의 잠'을 패러디한 작품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나체로 잠들어 있고, 세월호 침몰을 그려놓은 벽과 주사기를 들고 있는 최순실 등이 그려져 있다.
 
'더러운 잠'은 1월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시국비판 풍자 전시인 '곧, BYE 전'에서 발표한 작품으로, 전시 당시 보수단체 회원에 의해 훼손됐다. 한편, 전시가 논란이 되자 더불어민주당은 표창원 의원에 대해 6개월 당직 정지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기자회견에 참여한 예술인들은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고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해체하라"며 "작품을 훼손한 새누리당 외곽조직과 보수단체 회원들은 예술작품 훼손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법적인 책임을 지라. 더불어민주당은 표창원 의원에 대한 '징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자당의 입장을 명백히 밝히고 새누리당과 그 동조세력에 부화뇌동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라. 작품에 대한 비판적 의견개진을 넘어 개인과 그의 가족의 인격을 모독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검경은 즉각 조사하여 그 책임을 물으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임정희 문화연대 공동대표는 "'더러운 잠'과 관련된 사태를 바라보면, 우리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에 관한 이해가 협소하고 왜곡됐는지 여실히 드러내 준다고 생각한다"며 "표현의 자유는 우리나라 헌법뿐 아니라 세계 인권에도 명기 되어있다. 한국 국민에게만 아니라 세계 모든 인간에게 표현의 자유는 가장 근본적이고 절실하며, 보편적인 권리다. 이번 사태들은 표현의 자유가 여전히 사회적 표현이든 생활적 표현이든 관계없이 모든 사람의 권리와 생존의 기초 토대로서의 이해가 너무 왜곡된 상황에서 벌어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미술평론가이기도 한 임 공동대표는 "우리는 지금 이 사회에서 다양한 표현을 통해 우리의 생존을 지속한다"며 "학습과 다른 기교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표현으로 차이를 배워온다. 진보적으로 넓고, 개방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표현이라는 것이 생존 통로가 됐다는 의미다. 우리 사회에서 이 표현은 전혀 진지하지 않거나, 생존이나 삶의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에서 새누리당은 실질적으로 서로 다른 표현을 통해 이견을 제시한 게 아니라 충돌의 이미지를 몰고갔다"고 말했다.
 
이어 임 공동대표는 "더 화가 나는 것은 특검 수사 내용에 블랙리스트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라며, "문화예술인들이 헌법재판소에 제기를 해서 우리가 올렸다. 국회는 다양한 구성원의 의견을 중재하고, 매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자마자 새누리당의 농단에 넘어가서 문제를 없애느라 급급한 추악한 형태를 보여준다. 예술적 표현은 정치적 도구가 아님을 밝힌다. 우리 삶을 드러낼 수 있는 본질적 자유이면서, 권리나 자유가 보장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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