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두가 이들과 같다면…

 [문화포토] 아무리 좋은 신발이 있어도 비싼 브랜드가 아니어서, 남들이 다 신는 신상이 아니어서, 유명한 디자이너가 만든 한정판이 아니어서 요즘 많은 아이가 부모님에게 떼를 쓰고 사달라고 한다.

화려한 액션과 현실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 늘 꿈꾸는 판타지를 담은 블록버스터들 사이, 단지 순수함만으로 동심을 자극하고 웃음을 자아내는 영화가 있다. 지난 1997년에 개봉했던 이란 영화 '천국의 아이들'이 9일 재개봉한다. '천국의 아이들'의 주인공인 두 남매 알리와 자라는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과 부모님을 배려하는 마음을 보여주며 다시금 소홀히 했던 가족을 떠올리게 한다.

엄마의 심부름을 갔던 초등학교 3학년 알리는 엄마의 심부름을 하던 중 시장통에서 수선한 동생 자라의 헌 구두를 잃어버린다. 부모님에게 혼날까 봐도 무섭기도 하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을 생각하며 알리의 낡은 운동화를 나눠 신기로 한다. 학교에서 오전반 수업을 듣는 자라는 시험을 제대로 끝마치지 못하는가 하면 하교 종이 치는 동시에 달려가 오빠에게 신발을 건넨다. 오빠 알리는 애타게 기다리다가 신발을 받아 신고는 부리나케 달려간다. 부모님에게는 들키지 않지만, 자꾸만 지각하는 탓에 계속해서 교감 선생님께 혼나고 마는 알리. 다행히도 시험에서는 만점을 받고 성실한 학생이었기에 담임선생님은 알리를 믿어준다. 집안 형편을 생각하며 오빠와 낡은 운동화를 나눠 신지만 학교 친구들의 신발을 보면 부끄러워진다. 오빠의 신발은 너무 크고 낡았고 지저분하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이 마라톤이 열리고 3등 상품에 운동화라는 것을 알게 된 알리는 오로지 동생 자라에게 꼭 새 운동화를 주고 싶다는 마음에 1등도 2등도 아닌 3등을 하기 위해 달린다.

영화 속 알리와 자라네 가족은 집세를 못 내는 형편에도 불구하고 이웃집과 수프를 나눠 먹는가 하면 도심 속 부잡집에서 일거리를 구하기 위해 낡은 자전거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린다. 그들의 생활 환경은 너무나도 열악하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가족과 이웃이 있는 한 그들은 그 어떤 누구보다도 부자이다. 배불리 먹고 가지고 싶은 것들을 아무리 가져도 만족스럽지 않고 채워지지 않는 것은 마음이 가난하다는 것 아닐까? '천국의 아이들'은 바쁘고 각박한 사회에서 가족과 주변 이웃에게 소홀한 우리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로 마음을 전하고 싶게 한다.

 

문화뉴스 이민혜 기자  pinkcat@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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