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여운이 남는 노랫말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2006년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공연됐다. 두 명의 주목받는 신예 창작가 브라이언 힐 (Brian Hill)의 극본과 넬 바트램(Neil Bartram)의 음악이 만나, 2007년 두 번의 트라이아웃과 2008년 뉴욕에서의 트라이아웃 이후, 2009년 3월 브로드웨이에 올려진 작품이다.

프로듀서 신춘수는 브로드웨이 타 프로듀서들과 함께 이 작품을 공동 제작했고, 한국에서는 2010년 4월 배우 박은태와 이창용이 참여한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워크샵 후 2010년 7월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초연, 2011년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재연을, 2015년 백암아트홀 삼연 후 2016년 12월 6일부터 2017년 2월 5일까지 사연을 마쳤다.

이번 공연에서는 베스트셀러 작가 토마스 위버 역에 고영빈, 강필석, 김다현, 조성윤이, 소년의 감성을 간직한 토마스의 절친 앨빈 켈비 역에 김종구, 홍우진, 이창용이 출연한다.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토마스가 앨빈의 죽음 이후 그를 기리는 송덕문을 작성하는 이야기다. 송덕문을 써내려가지 못해 고민하는 토마스에게 앨빈이 나타나 우리의 과거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보자며 둘의 과거로 그를 안내한다.

그저 절친으로만 이야기하던 것과 달리 토마스와 앨빈은 나이를 먹어가며 토마스의 변심과 맞물려 점점 다투게 된다. 둘의 이야기는 각박해지는 요즘 세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시골에 사는 순박하지만, 현명한 앨빈과 도시에 살며 바쁘게 지내고 괴로워하며 사는 토마스라는 캐릭터는 관객에게 놀랄 만큼 동질감을 선사한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앨빈이고, 토마스기 때문이다.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앨빈이거나, 앨빈이었던(토마스가 된) 관객들의 마음에 나비의 날갯짓을 툭 하고 던진다. 네 잘못이 아니라고, 세상이 이상한 거라며 세상의 앨빈에게 위로를 건넨다.

한편, 토마스에게도 따듯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토마스는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스스로 이야기하고 싶어 하고, 사회의 시스템이나 규율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기 어려워한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떨칠 수 없는 토마스의 모습은 곧 우리의 모습이다. 그런 토마스에게도 이 작품은 너도 열심히 했다고, 네가 나쁘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상냥함을 지녔다.

물론 작품 속의 앨빈은 죽었고, 토마스가 아무리 그를 그리워해도 돌아오지 못한다. 하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토마스에겐 아직 수많은 앨빈과 함께할 기회가 남아있다. 작품 속과 달리 현실에선 토마스의 '바람'은 앨빈들에게 너는 '강한 나비'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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