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50가지 그림자:심연' 포스터

[문화뉴스] 예리한 통찰력과 감각적인 감성을 지닌 감독 제임스 폴리가 새롭게 합류한 영화 '50가지 그림자:심연'(이하 심연)이 9일 개봉했다. 전편이었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행위 자체에 집중한 연출이 주를 이뤘다면, '심연'에서는 인물 사이의 감정적 관계에 집중한 연출로 부드럽게 이야기를 진행한다.

물론, '그림자' 시리즈의 주된 소재인 BDSM적인 소재가 빠지는 것은 아니다. 영화를 야하게 느끼도록 하는 소재들이 꾸준히 언급되고, 직접 사용되면서 '청소년 관람 불가'라는 타이틀을 지킨다. 전편보다 나아졌다고 해도 웬만한 영화들보다 베드씬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연'이 부드럽게 연출된 이유는 그레이와 스틸의 성관계가 단순히 욕망을 채우는 행위를 넘어 사랑을 나누는 행위로 진화됐기 때문이다. 애정으로 가득 찬 미소로 그레이를 대하는 스틸을 보면, 모든 행위 자체가 사랑으로 느껴질 뿐, 야동이나 에로 영화를 봤을 때처럼 욕정을 푸는 행위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넌 내 거야"라며 스틸에게 계약서를 건네고, 자신의 소유물이 될 것을 강요했던 전편과 달리 "난 네 거야"라며 스틸의 앞에 무릎 꿇고 떠나지 말아 달라고 읊조리는 그레이의 모습에서도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스틸을 위협하는 레일라 윌리엄스와 그레이를 괴롭혔던 엘레나 링컨이 무너지는 모습에서는 한국 드라마의 끈질긴 바퀴벌레 같은 악녀들을 보던 때와 달리 고구마 한 입에 사이다 한 병을 마신 것 같은 상쾌함도 느껴진다.

영화 내내 그레이와 스틸에게 눈길을 뺏겼다면, 섹시한 보컬과 짜릿한 멜로디를 담은 화려한 OST가 귀를 홀렸다. 테일러 스위프트와 제인의 'I Don't Live Forever (Fifty Shades Darker)', 존 레전드의 'One Woman Man', 미구엘의 'Crazy In Love' 등 자신만의 뚜렷한 개성을 보여주는 팝스타들이 참여한 '심연'의 OST는 보는 재미를 넘어 듣는 재미까지 선물해준다.

   
 

한국에서 흥행했던 드라마 '도깨비'처럼 '50가지 그림자:심연'은 현재 국내 20대 여성들이 열광할 만 한 요소들을 다 갖추고 있다. 상상 속에만 존재할 것 같은 완벽하고 나만 바라보는 '남자 주인공', 유치하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보게 되는 '신데렐라 스토리' 그리고 듣기만 해도 장면이 떠오르게 만드는 절절한 'OST'까지 한국 20대 여자의 로맨스 정서를 꿰뚫었다.

몸도 마음도 뜨거워지는 영화 '50가지 그림자:심연'은 9일 개봉했다. 전편보다 발전했다는 평가와 함께 영화는 전국에서 상영중이다.

문화뉴스 박다율 인턴기자 1004@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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