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작년 연말 한국 영화시장을 장악한 영화 '인터스텔라',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국제시장', 시청률 40%를 돌파한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작년과 올해에 걸쳐 한국 대중문화계에는 '아버지 코드'가 인기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 가족을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는 아버지의 모습이 현대인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연극 '경숙이, 경숙아버지'의 경숙아베는 이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사나이로 태어나 꿈 한번 제대로 이뤄보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인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남자기 때문이다. 심지어 6·25 전쟁이 발발하자 가족을 버리고 혼자 피난길에 나선다.

이외에도 '경숙이, 경숙아버지'에는 현시대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가족이 등장한다. 남편에게 버림받았지만 남편에게 사랑받는 것이 평생소원인 경숙어메, 아베가 세상에서 제일 싫지만, 또 그만큼 아베가 너무나 그리운 경숙이. 그리고 경숙어메를 사랑하는 꺽꺽, 아베의 애인 자야, 인생의 장단을 두드리라는 할베.

하지만 1950~60년대 한국 사회 분위기를 생각하면 이러한 아버지와 가족의 모습이 오히려 현실적이고 솔직하게 느껴진다. 연극은 그 시대에는 지극히 당연하게 느껴졌던 가족의 모습과 인생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경숙이, 경숙아버지'는 슬픈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맛깔 나는 사투리와 엉뚱한 상황으로 웃음을 잃지 않는다. 슬프지만 웃을 수밖에 없는 소위 '웃픈 연극'이다.

한편, '경숙이, 경숙아버지'는 2006년 초연 당시 올해의 예술상, 대산문학상 희곡상, 히서연극상, 동아연극상에서 수상하며 화제로 떠오른 작품이다. 연극의 인기에 힘입어 2009년에는 KBS 2TV 4부작 드라마로 제작됐다. 그리고 2010년에는 예술의전당 기획공연인 명품연극시리즈 첫 번째 작품으로서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이번엔 2015년 수현재컴퍼니&씨어터 1주년 기념작으로 선정되어 다시 한 번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5년 만에 돌아오는 이번 연극엔 김영필, 고수희, 주인영, 황영희, 김상규, 이호열과 권지숙, 김남진, 서동갑, 이시훈, 신사랑이 출연한다.

한편, '경숙이, 경숙아버지'는 3월 6일부터 4월 26일까지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된다. 2월 2일 1차 티켓 오픈을 앞두고 있다.

문화뉴스 오수진 기자 sj@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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