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포르투갈 출신의 가톨릭 신부가 일본에 선교를 목적으로 갔다가 불교로 개종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자 20세기 일본 문학 최고의 걸작인 엔도 슈사쿠의 '침묵'을 원작으로, 스콜세지 감독이 각색만 15년 무려 근 30여 년간의 준비 끝에 제작한 영화 '사일런스'가 2월 28일 국내 개봉한다. 종교 역사를 뒤흔든 충격적인 실화이기에 많은 기대를 받는 작품인 영화 '사일런스'는 17세기, 일본으로 선교를 떠난 스승 '페레이라 신부 (리암 니슨)'의 실종 소식을 들은 '로드리게스 신부 (앤드류 가필드)'와 '가루페 신부 (아담 드라이버)'는 그를 찾기 위해, 그리고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일본으로 향한다. 불교를 믿고 천주교를 박해하는 곳에서 두 신부는 비밀스럽게 믿음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 상상을 초월하는 처참한 광경을 목격한 두 신부는 고통과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침묵하는 신을 원망하며 절대적이었던 믿음이 흔들리게 된다.

'정치와 종교 문제는 대화의 주제로 삼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13세기 '십자군과 알비즈의 전쟁', 15세기 '후스의 전쟁', 16세기 '영국과 에스파냐의 전쟁' 등 오래전부터 종교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살해되고 화형 되어 죽기도 했다. 종교 전쟁에는 늘 종교적 대립만이 참된 원인이 아닌 사회적이나 정치적인 국제관계의 문제도 있었다. 그러한 점에서 영화 '사일런스' 역시 꼭 신학만을 다루는 종교 영화라고는 볼 수 없다. 인간이 느끼는 믿음과 의심, 이해와 양보, 나약함에 대한 것을 담았으며, 동서양 문화의 차이를 보여주기도 한다. 제목과 어울리는 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천주교에 대한 잔인한 박해와 신자들이 받는 고통, 신부들의 고뇌를 고스란히 느껴지게 한다.  

서로 다른 환경과 문화 속에서 "자신이 옳다." 주장하며 상대의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들, 그렇다면 "신은 고통의 순간에 어디 계시는가?" 이 질문에 실제로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스콜세지 감독은 "표면적으로 믿음과 의심은 반대되는 개념이지만 나는 믿음과 의심은 동반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믿음은 의심을 낳고, 의심은 믿음을 풍성하게 한다. 의심이 진실한 불변의 믿음과 공존한다면 우리는 의심을 통해 가장 기쁜 영적 교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을 전한 바 있다.

많은 사람이 믿는 종교와 신을 믿는 방법은 지역마다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듯 다르다. 볼 수 없는 존재이기에 각자의 방식에 따라 믿고 의지한다고 할 수도 있겠다. 마치 우리가 의지하고 싶은 누군가에게 소통할 때 손으로 쓴 편지, 핸드폰 메시지, 이메일, 전화 통화, 미팅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듯 원하는 방식으로 종교와 소통하는 거라고 생각해보면 서로 이해해주는 것이 조금은 수월해지지 않을까?

 

문화뉴스 이민혜 기자  pinkcat@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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