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리버, 마트료시카

[문화뉴스 MHN 김나래 기자] 2019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연극 부문 선정작인 극단 수의 연극 '마트료시카'가 지난 2월 21일 금요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위축된 분위기 속에서도 객석 점유율 80% 이상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연극 '마트료시카'는 이미경 작가와 구태환 연출의 신작으로 자본주의 사회 구조 속에서 크기만 다를 뿐 반복되는 인생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벌써 마흔 세 명이 자살한 알파공장에서는 중요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빈번한 자살 사건으로 인해 기업 사찰이 결정되자 더 이상의 자살을 막기 위해 철저한 감시와 통제를 실행 중이다. '오늘은 절대 자살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선언문을 낭독하고, 서약서에 사인을 하고, 소지품을 검사하는 알파 공장의 출근 풍경. 이러한 감시 속에서도 노동자들의 자살 시도는 반복되고 사장과 관리자들은 자살을 막기 위해 혈안이 되어 마치 경쟁하듯 더욱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한다.

하지만 노동자 중 한 명이 마침내 자살에 성공하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회사에서는 그의 죽음을 위장하여 기업 이미지 쇄신을 시도한다. 

인간의 삶과 행복을 위한 길이라 여겨왔던 과학기술이 광속으로 발전할수록 더욱 고립되고 불행으로 내몰리는 인간의 모습을 연극 '마트료시카'는 예리하게 꼬집고 있다. 이런 모순되고 위태로운 현실을 서커스에서 위험하게 곡예를 펼치는 곡예사들로 은유하며 한 편의 서커스나 우화처럼 그려낸다. 조금만 내밀하게 들여다보면 이런 구조에서 희생자는 단순히 노동자만이 아니라는 것을 작품은 보여준다. 관리자들은 그들보다 상위 그룹에 의해 감시를 받으며 똑같이 반복되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마트료시카 인형처럼 크기만 달라질 뿐 같은 모습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연극 '마트료시카'가 공연되고 있는 아르코예술극장에서는 출입구를 일원화하여 열 감지 카메라를 설치하고 극장 출입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월 25일 화요일에는 네이버 생중계 방송을 통해 짧은 공연 기간 내에 극장을 찾지 못하는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연극 '마트료시카'는 오는 3월 1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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