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더데빌' 공연사진 ⓒ알앤디웍스

[문화뉴스]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 뮤지컬 '더데빌'이 3년 만에 다시 공연된다.

2014년 초연 당시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 뮤지컬 '더데빌'은 지금 기준으로 놓고 보면 도저히 한 자리에 모으기 힘든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했다. 마이클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 차지연, 장은아.

이름만 놓고 봐도 쟁쟁한 배우들과 이지나 연출의 조화는 큰 기대감을 불렀지만, 넘버와 각 장면의 이미지를 중시한 이지나 연출의 새로운 시도는 난해하다는 평을 받았고, 초연 이후 다시 올라오지 못한 작품들과 같은 길을 걷게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약 3년 만에 재연을 알리며 2017년 상반기 주목받는 작품으로 돌아왔다. 지난 14일 개막한 뮤지컬 '더데빌' 재연은 기존의 3인극에서 4인극으로의 캐릭터 재구성, 기존 뮤지컬 넘버의 70%이상 재편곡 등 파격적인 변신을 꾀하며 돌아왔다. '문제작'이란 수식어를 달고 온 뮤지컬 '더데빌'의 3가지 관전 포인트를 살펴 본다.

   
▲ 뮤지컬 '더데빌' 공연사진 ⓒ알앤디웍스

첫 번째는 말 그대로 '새로운' 뮤지컬을 지향한다. 최소한의 서사를 뼈대로 삼으며 설명적인 대사는 최대한 배제하고 이미지를 통해 인물의 상태와 심리를 표현한다.

'더데빌'의 이지나 연출은 2016년에도 '도리안 그레이', '곤 투모로우', '잃어버린 얼굴 1895' 등을 통해 고전적이면서도 탐미적인 연출에 인간의 '선택'이라는 철학적 메시지를 결합해 '더데빌'만의 현실과 초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담은 이미지를 완성했다.

   
▲ 뮤지컬 '더데빌' 공연사진 ⓒ알앤디웍스

다음은 넘버다. 총 25곡의 넘버로 구성된 '더데빌'은 강렬한 록 비트와 웅장한 클래식 사운드를 바탕으로 유혹과 선택, 그 사이에 선 인간이 느끼는 좌절, 고뇌, 애정, 후회 등을 담았다는 평이다. 특히 넘버를 통해 서사를 채우고 캐릭터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만큼 작품 속 넘버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오프닝 곡 'BLACK MONDAY'부터 듀엣곡 '제안', 강렬한 록 비트를 자랑하는 'BIG TIME'과 'POSSESSION', 'LACRIMOSA', 'MAD GRETCHEN', '피와 살' 등 깊은 감정의 여운을 남기는 곡들이 관객의 선택을 기다린다.

   
▲ 뮤지컬 '더데빌' 공연사진 ⓒ알앤디웍스

간결한 서사를 채우는 상징적 이미지와 강렬한 넘버 외에도 '더데빌'이 관객들에게 흥미를 자극하는 마지막 포인트는 바로 초연 못지 않은 11명의 배우다.

X - White역의 임병근 배우는 무대를 장악하는 존재감으로 강렬한 선(善)의 의지를 관객들에게 전한다. 최근 JTBC '팬텀싱어' 우승으로 출연하는 작품마다 주목받는 고훈정 배우는 뛰어난 가창력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조형균 배우는 클래식과 록을 오가는 어려운 넘버를 무리 없이 소화함은 물론 안정된 연기력으로 '가장 신(神)적인 X – White'라는 평을 받았다.

장승조, 이충주 두 배우는 각기 다른 느낌의 X – Black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눈길을 끈다. 장승조 배우가 미성의 고음과 특유의 날카로운 눈빛으로 캐릭터를 표현했다면 이충주 배우는 남성미 넘치는 저음을 자랑하며 무게감을 더한 X – Black을 표현했다. 오는 23일 첫 공연을 앞두고 있는 박영수 배우는 초연의 X와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X – Black을 선보일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 파우스트는 성공과 쾌락이라는 욕망에 유혹 당하는 보편적 인간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송용진 배우는 초연보다 깊어진 연기로 극의 무게감을 더하고, 송용진만의 록 스피릿이 더해져 보다 폭발적인 무대를 선사한다. 정욱진 배우는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남성적인 매력을 발산해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다.

그레첸 역의 리사, 이하나, 이예은 배우는 가히 '배우의 재발견'이라 해도 좋을 만큼 예상을 뛰어넘는 모습으로 그레첸을 완벽하게 소화한다는 후문이다. 그레첸의 역할이 파우스트가 어둠에 가까워 질수록 고통 받는 선한 영혼을 상징하는 만큼 세 배우는 연인의 배신과 타락을 지켜보면서 그에게 집착하고 결국은 미쳐버리는 광기 어린 감정을 폭발적으로 드러낸다.

관전 포인트를 공개하며 관객들의 기대감을 더하고 있는 '더데빌'은 오는 3월 초 마지막 티켓 오픈을 앞두고 있으며 4월 30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공연된다.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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