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한국기행 '봄, 봄이오면'

[문화뉴스 MHN 김나래 기자] 겨울에서 봄으로 흐르는 시간. 눈에 보이진 않지만 봄은 이미 만개했으니 가만히 귀 기울이면 들린다. 황량한 겨울을 뚫고 솟아나는 푸른 싹들의 속삭임과 추위가 물러난 바다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 마주 앉은 너와 나의 추억 속에 반짝이는 봄. 저마다의 자리에서 맞이하는 다양한 봄 풍경을 만나본다.

26일 방송되는 'EBS 한국기행 봄이오면 3부 봄바람 불면 청산도'편이 방송된다

전라남도 완도 끝자락에 자리한 청산도. 사시사철 푸른 이 섬에 초록빛 더해 줄 봄이 찾아왔다. 평생 소로 밭을 일구며 살아온 최병천 할아버지는 태어난 지 열흘 된 송아지와 어미 소, 누렁이를 데리고 청보리밭으로 향한다. 불어오는 봄바람 맞고 청보리가 커 갈수록 송아지도 쑥쑥 자랄 터. 할아버지에게도 어린 송아지에게도 봄은 새로운 삶의 시작이다.

귀어 10년 차, 이병천 씨가 가족들과 함께 아침 바다로 나간다. 청산도 앞바다를 가득 채운 봄 전복을 수확하기 위해서다. 사철 나는 전복이지만 특히 겨울을 보낸 봄 전복은 거센 물살 덕분에 육질이 단단해 이 계절, 가장 맛이 좋을 때다. 아직 찬 기운 머금은 봄바람이지만 섬사람들에게는 돈 벌어주는 고마운 존재. 덕분에 청산도의 삶은 뜨겁다.

동네에서도 알아주는 삼총사, 조수엽 · 백미선 · 이미숙 씨가 오늘 봄맛 제대로 느껴볼 작정이다. 수확이 한창인 봄동밭에서 봄동도 캐고 봄물 든 갯가에서 통통하게 살 오른 고동과 게를 잡으며 봄을 만끽한다. 봄의 푸르름을 머금은 봄동과 냉이, 톳으로 차려낸 봄나물 한 상. 언제 오나 기다렸던 봄이 어느새 입안에 가득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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